형사 · 2026년 10월 22일 · 변호사 김영빈
미성년자 의제강간 - 합의하고도 실형, 같은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가 갈린 이유
보호자와 합의해 처벌불원서를 받은 미성년자 의제강간 사건에서, 형은 법이 허락하는 가장 낮은 징역 1년 6월까지 내려왔지만 집행유예는 붙지 않았고 의뢰인은 선고 날 법정에서 구속됐습니다. 같은 죄명, 같은 처벌불원, 같은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가 붙은 공개 판결과 나란히 놓으면 두 판결을 가른 것은 합의가 아니라 피해자의 나이와 범행의 횟수였습니다. 초등학생과 다시 성관계를 한 사건이라면 합의를 마친 뒤에도 실형을 전제로 선고 날을 준비해야 합니다.
처벌불원서를 받고 형은
가장 낮은 곳까지 내려왔습니다.
집행유예를 가른 것은
범행의 내용이었습니다.

합의는 형을 낮췄지만, 집행유예까지 정하지는 못했습니다. 제가 맡았던 미성년자 의제강간 사건에서 의뢰인은 아이의 보호자와 합의했고, 보호자는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서면을 냈습니다. 법원은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습니다. 그 사건에서 내릴 수 있는 가장 낮은 형이었습니다. 집행유예는 붙지 않았고, 의뢰인은 그날 법정에서 구속됐습니다.
같은 죄명, 같은 처벌불원, 같은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가 붙은 판결도 있습니다. 두 판결을 가른 것은 합의가 아니었습니다. 판결문이 무겁게 적은 것은 피해자의 나이와 범행의 횟수였습니다.
1. 15세라는 말을 믿었고, 아이는 초등학생이었습니다
의뢰인은 30대 초반의 회사원이었습니다. 온라인 게임의 음성채팅에서 한 아이를 알게 됐습니다. 아이는 15세라고 했고, 의뢰인은 그 말을 그대로 믿었다고 했습니다. 몇 주 동안 게임과 메시지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이를 자신의 자취방으로 불러 성관계를 했습니다.
그 뒤로도 메시지를 주고받았고, 얼마 뒤 아이를 다시 자취방으로 불러 성관계를 했습니다. 아이가 초등학생이라는 것은 경찰 조사에서 확인됐습니다. 두 번 모두 강제로 한 일은 아니었고, 돈이 오간 일도 아니었습니다.
아이의 보호자가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2. 13세 미만과의 성관계는 동의가 있어도 강간과 같은 형입니다
13세 미만의 사람과 성관계를 하면, 상대가 동의했더라도 강간죄와 같은 형으로 처벌합니다(형법 제305조 제1항, 미성년자 의제강간). 13세 이상 16세 미만이면 성관계를 한 사람이 19세 이상일 때 같습니다(같은 조 제2항). 강간죄의 형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고(형법 제297조), 벌금형이 없습니다.
의뢰인이 처음 성관계를 할 때 아이를 15세로 알았다고 해도 사정은 같았습니다. 15세여도 16세 미만이고, 의뢰인은 19세 이상이었습니다. 의뢰인의 혐의는 의제강간 2건이었고, 의뢰인이 다툴 수 있는 것은 사실관계가 아니라 형이었습니다.
3. 처음부터 인정했습니다
의뢰인은 경찰에서 출석하라는 연락을 받고 저를 찾아왔습니다. 사실을 모두 인정하겠다고 했고, 저도 그 길밖에 없다고 봤습니다. 둘이 주고받은 메시지가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저는 경찰 조사에 함께 들어갔습니다. 의뢰인은 두 번의 일을 모두 인정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는 아이를 15세로 알았다고 말했고, 16세 미만이라는 것은 알았다고 그대로 인정했습니다. 휴대폰 잠금도 그 자리에서 풀어 수사기관에 건넸습니다.
4. 합의로 두 건 모두 권고형이 징역 1년 6월~3년 사이로 내려갔습니다
피해자의 보호자와 합의했습니다. 피해자가 미성년자라 합의서에는 법정대리인인 보호자가 서명했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적었습니다. 의뢰인은 성범죄 예방교육을 스스로 찾아 받았고, 가족들은 탄원서를 냈습니다.
이 단계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형을 법이 허락하는 하한까지 끌어내리는 것이었습니다. 법정형의 하한은 3년이지만, 판사는 유리한 정상이 있으면 그 하한을 절반까지 낮출 수 있습니다(형법 제53조). 두 건을 함께 처벌해도 이 사건에서 내려갈 수 있는 가장 낮은 형은 징역 1년 6월이었습니다. 의견서에는 유리한 사정마다 자료를 붙였습니다. 자백과 수사 협조, 합의서, 교육 수료증, 가족의 탄원서입니다. 의뢰인이 법정에서 읽을 최후진술도 함께 다듬었습니다. 선고 때까지 보호자는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은 이 범죄를 「13세 미만 대상 성범죄」 가운데 의제강간 유형으로 묶습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고 형을 무겁게 하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권고형은 감경영역인 징역 1년 6월에서 3년 사이로 내려갑니다. 이 사건 판결도 두 건 모두 그 감경영역을 적용했습니다.
징역 3년 이하를 선고할 때에만 집행유예를 붙일 수 있습니다(형법 제62조 제1항). 징역 1년 6월이면 법으로는 집행유예가 가능한 형이었습니다. 남은 것은 법원이 그 형의 집행을 미뤄 줄지였습니다.
5. 선고 날, 징역 1년 6월과 법정구속

법원은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습니다. 의뢰인은 재판을 받는 내내 불구속이었지만, 선고와 함께 법정에서 구속됐습니다.
판결은 의뢰인이 범죄전력이 없고, 잘못을 모두 인정하며, 피해자 쪽과 합의한 점을 의뢰인에게 유리하게 봤습니다. 판결이 그보다 앞에 무겁게 적은 것은 따로 있었습니다. 피해자가 초등학생이었고, 의뢰인이 한 번에 그치지 않고 다시 성관계를 했다는 점입니다.
6. 같은 1년 6월에 집행유예가 붙은 판결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2026. 8. 25. 선고 2025고합185 판결도 미성년자 의제강간 사건입니다.
피고인은 카카오톡 오픈채팅으로 알게 된 15세 피해자를 모텔에서 1회 간음했습니다. 판결은 같은 양형기준 유형을 적용했고, 처벌불원으로 같은 감경영역(징역 1년 6월~3년)을 적용했습니다. 선고형도 같은 징역 1년 6월이었습니다. 그리고 3년간 그 형의 집행을 유예했습니다. 판결은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피해자와 그 법정대리인과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며, 형사처벌 전력이 없다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적었습니다.
두 판결이 유리한 사정으로 적은 것은 거의 같습니다. 다른 것은 피해자의 나이와 횟수였습니다. 김천 사건은 15세 피해자와의 1회였고, 이 사건은 초등학생 피해자와의 2회였습니다.

7. 합의가 정하지 못한 것
가족들이 탄원서에 적은 바람은 실형만은 피하게 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합의로 형은 가장 낮은 곳까지
내려왔지만, 피해자의 나이와
두 번째 성관계는
합의로 가벼워지지 않았습니다.
초등학생과
다시 성관계를 했다면,
합의를 마쳤어도
선고 날 구속될 수 있습니다.
그런 사건은 합의를 마친 뒤에도 실형을 전제로 두고, 가족과 직장의 일을 정리해 둔 채 선고 날을 맞아야 합니다.
※ 본문의 사건은 실제 수행 사건을 바탕으로,
당사자가 특정되지 않도록
인물과 사실관계를 새로 구성한 것입니다.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판결은
공개된 판결문 그대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