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 2026년 10월 23일 · 변호사 김영빈

통장대여 처벌 - 체크카드 한 장 빌려줬을 뿐인데, 벌금과 실형을 가른 것은 전과였습니다

대출해 주겠다는 말에 체크카드와 비밀번호를 넘겼다면 돈을 받지 않았어도 전자금융거래법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고, 대법원은 대출받을 기회도 대가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공개된 판결 20건을 나눠 보면 처음인 사람은 벌금이나 선고유예, 같은 일로 처벌받은 적이 있는 사람은 징역에 집행유예, 징역을 살고 나와 다시 한 사람은 실형을 받아 형을 가장 크게 가른 것은 전과였습니다. 같은 말에 카드를 넘기고도 무죄를 받은 사람이 있었던 만큼, 첫 조사 전에 무엇을 믿고 무엇을 보냈는지를 순서대로 정리하고 대출 상담 대화를 지우지 않아야 합니다.

대출해 준다는 말에 넘긴 체크카드,

2026년 판결로 본

전자금융거래법위반의 형

통장대여 처벌 — 체크카드 한 장 빌려줬을 뿐인데 벌금과 실형을 가른 것은 전과였고, 처음이면 벌금, 실형은 징역을 살고 나온 사람에게 나왔다는 요지를 적은 정보 카드

대출을 해 주겠다는 사람에게 체크카드와 비밀번호를 보냈습니다. 며칠 뒤 은행에서 계좌가 지급정지됐다는 문자가 오고, 경찰서에서 전자금융거래법위반으로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전화가 옵니다.

돈을 한 푼도 받지 않았어도, 대출을 받기로 하고 카드를 넘겼다면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 제2호). 2026년 7월부터 10월까지 선고되어 공개된 판결 가운데 20건을 읽어 보면, 처음인 사람은 벌금이나 선고유예로 끝났고, 같은 일로 처벌받은 적이 있는 사람은 대개 징역에 집행유예를 받았고, 징역을 살고 나와 다시 한 사람은 실형을 받았습니다.

형을 가장 크게 가른 것은

전과였습니다.

1. 대출해 준다는 말에 넘겼는데, 그것도 죄입니까

밤 원룸 책상 앞에 앉은 사람의 뒷모습과 거치대 위 휴대전화 대화창, 택배 봉투 위에 놓인 체크카드를 그린 삽화 — 「대출받을 기회도 대가가 될 수 있습니다」라는 글귀가 얹힌 이미지

법은 대가를 주고받거나 요구하거나 약속하면서 접근매체를 빌려주는 일을 금지합니다(같은 법 제6조 제3항 제2호). 접근매체는 체크카드, OTP, 공인인증서, 인터넷뱅킹 아이디와 비밀번호 같은 것입니다. 이 판결들 가운데에는 은행 앱을 인증해 둔 휴대전화를 화물로 부친 사람도 있었습니다.

여기서 대가는 돈만이 아닙니다. 대법원은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대출을 받기 어려운 사람이 「대출받을 기회」를 얻기로 하고 체크카드를 보낸 사건에서, 그 기회도 대가가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9. 6. 27. 선고 2017도16946 판결). 이 판결들 속 여러 사람이 거래 실적을 만들어 신용도를 올린 다음 대출해 주겠다는 말을 듣고 카드를 보냈고, 판결문은 그 기대를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무형의 기대이익"이라고 적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말을 듣고 카드를 보냈는데 무죄를 받은 사람도 있습니다. 창원지방법원은 2026년 9월, 은행 거래실적을 만들어 신용도를 높인 뒤 대출해 주겠다는 말에 체크카드와 비밀번호를 넘긴 사람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창원지방법원 2026. 9. 2. 선고 2026고정10012 판결). 판결은 그가 고령이고,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보이스피싱에 연루된 적도 없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그는 대출이 실행되지 않자 직접 은행에 찾아가 체크카드를 해제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법원은 그가 "'대출절차의 일환'으로 생각하여" 카드를 건넸다고 보았습니다.

"속았다"는 말은 누구나 합니다. 판결은 카드를 넘긴 경위를 확인할 증거가 피고인의 진술뿐이라고 적었습니다. 판결이 받아 준 것은 그 말이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같았다는 점과, 그 말에 맞는 이력이었습니다. 대법원도 대출금과 이자를 갚는 데 필요하다는 속임수에 카드를 건넨 사람에 대해, 대출의 대가로 빌려줬다거나 그런 인식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1. 7. 8. 선고 2021도5249 판결).

2. 처음이면 벌금이었습니다

부산지방법원은 9월, 대출을 받으려고 새로 만든 계좌의 체크카드 1장을 넘긴 사람에게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부산지방법원 2026. 9. 30. 선고 2026고정10080 판결). 그 카드는 실제로 보이스피싱에 쓰였습니다. 판결은 그 점을 들어 "그 죄책이 가볍지 않으나, 초범인 점"을 함께 적었습니다.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은 10월, 대출해 주겠다는 말에 계좌번호와 신분증 사진을 보낸 사람에게 벌금 3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했습니다(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6. 10. 8. 선고 2026고정249 판결). 이유는 "대출을 받으려는 과정에서 사기 조직에 속아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이 사건 범행으로 얻은 수익은 없는 점"이었습니다. 선고유예를 받은 날부터 2년이 그대로 지나면, 형을 선고받지 않은 것과 같아집니다(면소, 형법 제60조).

처음이어도 돈을 많이 받았으면 벌금이 올라갑니다. 처벌받은 적이 없던 한 사람은 계좌를 수금용으로 내주고 28번에 걸쳐 840만 원을 받았다가 벌금 500만 원을 받았습니다(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6. 9. 30. 선고 2026고정502 판결). 판결은 "그 대가로 상당한 금액을 지급받았다"와 "그로인한 피해액이 크다"를 불리한 정상으로 꼽았습니다.

3. 같은 일로 처벌받은 적이 있으면 징역이 나왔습니다

대구지방법원은 10월, 대출해 주겠다는 말에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알려 주고 체크카드와 OTP를 보낸 사람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대구지방법원 2026. 10. 1. 선고 2026고단100404 판결). 그는 이 일을 저지르기 7개월쯤 전에 같은 일로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판결은 그래서 그가 "이러한 범행이 보이스피싱 사기 등 다른 범죄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다시 했다고 적었습니다. 그 계좌로 들어오고 나간 돈은 6억 5,000만 원이 넘었습니다.

대출광고를 보고 계좌번호와 앱 비밀번호를 넘긴 다른 사람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습니다(인천지방법원 2026. 10. 8. 선고 2026고단100940 판결). 판결이 불리한 정상 맨 앞에 둔 것은 "동종범죄전력"이었습니다.

같은 일로 벌금을 받은 적이 있는데도 다시 벌금이 나온 판결도 있습니다. 대구지방법원은 10월, 징역형의 집행유예 기간 중에 또 접근매체를 넘긴 사람에게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대구지방법원 2026. 10. 13. 선고 2026고단101350 판결). 판결문에는 벌금을 고른 이유가 따로 적혀 있지 않습니다.

한 번 처벌받고 나면,

두 번째에는 "몰랐다"는 말이

서기 어렵습니다.

4. 실형은 징역을 살고 나온 사람에게 나왔습니다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은 10월, 자신이 대표로 있는 법인 계좌의 공인인증서와 비밀번호를 계좌 1개당 100만 원에 넘긴 사람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습니다(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2026. 10. 2. 선고 2026고단5280 판결). 그 계좌로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여럿 생겼고, 그는 "이 사건과 유사한 범행으로 징역형의 처벌을 받고 복역하였음에도 다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람이었습니다.

울산지방법원은 같은 달, 300만 원을 주겠다는 인터넷 게시글을 보고 인터넷뱅킹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려 준 사람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습니다(울산지방법원 2026. 10. 1. 선고 2025고단3177 판결). 실제로 받은 돈은 25만 원이었습니다. 그는 징역형의 집행을 마친 지 1년이 되지 않았고, 이 일을 저지르기 몇 달 전에도 접근매체를 넘겼다가 벌금 300만 원을 받은 사람이었습니다. 판결은 "피고인을 또다시 벌금형으로 선처할 수는 없고, 징역형을 선택한 이상 누범기간 중에 범행으로서 집행유예를 할 수 없어 실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다"고 적었습니다.

징역형의 집행을 마치고 3년이 지나기 전에 다시 저지르면, 징역형이 나오는 순간 집행유예를 붙일 수 없습니다(형법 제62조 제1항 단서). 받은 돈이 25만 원이어도 그렇습니다.

판결로 본 형 도해 — 처음이면 벌금·선고유예(벌금 100만 원·500만 원), 같은 일로 처벌받은 적이 있으면 징역·집행유예(징역 8개월·1년, 다시 벌금이 나온 판결도 있음), 징역을 살고 나와 다시 하면 실형(징역 8개월·10개월)인 세 단계

전체 숫자는 양형위원회 연간보고서에 있습니다. 2025년 12월에 나온 2024 연간보고서를 보면, 2024년 한 해 동안 1심에서 이 죄로 징역형이 선택되어 양형기준(법원이 형을 정할 때 따르는 기준)이 적용된 사람은 56명이었고, 그 가운데 실형은 20명, 집행유예는 36명이었습니다. 다른 사건에 병합되어 그쪽으로 집계된 사람은 이 수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징역형까지 가면 3명 중 1명꼴로 실형이었습니다.

5. 형과 따로, 금융거래가 막힙니다

넘긴 계좌가 보이스피싱에 쓰였다면 형이 끝이 아닙니다. 그 계좌의 명의인이 빌려주거나 넘긴 일로 형을 선고받으면, 금융감독원은 그 사람을 전자금융거래가 제한되는 사람으로 지정해야 합니다. 벌금형은 선고일부터 3년, 징역형은 집행유예라도 선고일부터 5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지정 대상입니다(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자산 환급에 관한 특별법 제13조의2 제1항). 벌금이냐 징역이냐가 여기서 한 번 더 갈립니다.

6. 조사 전에 챙길 것

전과, 받은 돈, 카드가 어디에 쓰였는지는 카드를 넘긴 순간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조사를 앞둔 지금 바꿀 수 있는 것은, 넘길 때 무엇을 믿었는지를 어떻게 보여 주느냐입니다.

판결은 첫 조사부터 법정까지 말이 같았는지를 봅니다. 누구에게서 무슨 말을 듣고, 무엇을 믿고, 무엇을 보냈는지를 첫 조사 전에 순서대로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대출 상담 대화를 지우지 마십시오. 텔레그램이든 문자든 통화 기록이든, 대출이 될 줄 알고 카드를 보냈다는 말을 가장 단단하게 받쳐 줄 것은 그 기록입니다.

함께 넘긴 다른 카드나 인증서가 아직 살아 있다면 바로 정지하고 분실신고를 하십시오. 양형기준은 「자발적 거래정지·분실신고 등으로 후속범죄 위험이 현실화되지 않은 경우」를 형을 깎는 사유로 둡니다. 정지가 이미 됐더라도 그 뒤의 행동은 남습니다. 수원지방법원은 쇼핑몰에 연동해 소득을 잡아 대출해 준다는 말에 계좌 정보와 인증서를 넘긴 초범에게 벌금 200만 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면서, 그가 "통장 지급정지 후 자수하면서 본건을 반성하고 있다"는 점을 적었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6. 8. 14. 선고 2025고정1915 판결).

같은 말을 듣고

같은 카드를 보내도,

무죄와 벌금이 갈렸습니다.

전과는 지금 바꿀 수 없지만, 넘길 때 무엇을 믿었는지를 처음 설명하는 자리는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그 자리가 경찰 조사실이고,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낼지는

그 전에 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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