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 2026년 10월 20일 · 변호사 김영빈

특수폭행 벌금 50만 원 - 차를 조금 움직였을 뿐인데, 위험한 물건이랍니다

주차장에서 이웃 앞으로 차를 몇 미터 움직였다가 특수폭행 피의자가 된 의뢰인은 끝까지 차가 닿지 않았다고 했지만, 경찰은 닿지 않았더라도 폭행이고 자동차는 위험한 물건이라고 적어 송치했습니다. 특수폭행은 피해자와 합의해도 사건이 끝나지 않는 죄라, 검사 단계에서 의견서와 함께 합의서 대신 보험금 지급 내역서를 냈습니다. 결과는 약식명령 벌금 50만 원이었고, 혐의없음은 아니었습니다.

「닿지 않았다」는 말로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닿았다는 말을 믿었고,

닿지 않았어도 폭행이라고 적었습니다

제가 맡았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하되,

인물과 사실관계는 새로 구성했습니다.

특수폭행 — 처리 결과 벌금 50만 원, 「특수」는 자동차에서 붙었고 경찰은 닿지 않았어도 폭행이라고 적었으며 합의서 대신 보험금 지급 내역서를 냈다는 요지를 적은 사건 정보 카드

이 사건은

벌금 50만 원으로 끝났습니다.

검사는 재판을 열지 않고 서면 심리로 벌금을 정해 달라는 약식명령을 청구했고, 법원은 그대로 벌금 50만 원을 명했습니다. 의뢰인은 법정에 서지 않았습니다.

특수폭행죄는 법이 정한 형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징역형까지 정해 둔 죄에서 벌금 50만 원이었습니다. 그래도 유죄이고, 벌금도 전과로 남습니다.

1. 출근길 주차장에서 차를 몇 미터 움직였습니다

주차장에서 승용차 앞범퍼와 그 앞에 선 사람 사이의 좁은 틈을 그린 삽화 — 「「닿지 않았다」는 말로는 끝나지 않았습니다」라는 글귀가 얹힌 이미지

의뢰인은 40대 자영업자였습니다. 원룸 건물에 살면서 1층 주차장에 차를 세웠습니다. 어느 날 아침 출근하려고 내려와 보니, 같은 건물에 사는 이웃의 차가 출구를 막고 있었습니다.

전화로 이웃을 불렀습니다. 내려온 이웃은 차를 빼 주는 대신 「그 정도면 빠져나갈 수 있지 않느냐」고 했습니다. 말이 몇 번 오가며 언성이 높아졌습니다. 의뢰인은 「그럼 빼 보겠다」며 운전석에 올랐고, 이웃은 차 앞에 선 채 말을 그치지 않았습니다.

의뢰인은 차를 앞으로 움직였습니다. 몇 미터 나가지 않아 이웃이 바닥에 넘어졌습니다. 이웃은 차 범퍼에 무릎이 받혀 넘어졌다고 했고, 허리와 손목이 아프다며 병원에 갔습니다.

의뢰인은 천천히 움직였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의뢰인의 기억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였습니다.

「차는 그 사람에게

닿지 않았습니다.」

2. 닿았든 닿지 않았든, 경찰의 결론은 같았습니다

3주쯤 뒤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죄명은 특수폭행이었습니다. 의뢰인은 변호사 없이 혼자 조사를 받았습니다. 경찰은 부딪히는 소리를 듣지 못했느냐고 물었고, 의뢰인은 닿지 않았다는 말을 되풀이했습니다. 조사는 1시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주차장 안에 달린 CCTV는 없었습니다. 경찰은 그 시각 골목을 지나간 택배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찾아냈습니다. 각도가 비스듬해 차가 사람에게 닿았는지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차가 앞으로 나간 직후 이웃이 바닥에 넘어지는 것까지는 보였습니다.

경찰은 이웃의 말대로, 의뢰인이 차를 움직여 이웃이 차에 부딪혀 넘어지게 했다고 정리해 사건을 검사에게 보냈습니다. 송치하면서 적은 의견에는 이런 문장이 덧붙어 있었습니다.

피해자가 차 앞에 서 있는데도

차를 앞으로 움직인 것은,

차가 몸에 닿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폭행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폭행은 주먹이 몸에 닿아야만 성립하는 죄가 아닙니다. 대법원은 사람 가까이에서 때릴 듯이 손발이나 물건을 휘두르거나 던지는 행위는 몸에 닿지 않았더라도 폭행이 된다고 봅니다(대법원 1990. 2. 13. 선고 89도1406 판결). 경찰은 사람 앞으로 차를 밀고 나간 것도 그렇게 봤습니다.

3. 「특수」는 자동차에서 붙었습니다

경찰이 처음부터 죄명을 특수폭행으로 잡은 것은 자동차 때문이었습니다. 형법 제261조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사람을 폭행하면 특수폭행으로 처벌합니다. 대법원은 자동차도 사람을 해치는 데 쓰이면 위험한 물건이 된다고 보고, 「휴대」에는 손에 드는 것뿐 아니라 쓰는 것도 들어간다고 봅니다(대법원 1997. 5. 30. 선고 97도597 판결). 이 사건의 송치 의견도 이 판례를 들었습니다.

경찰의 송치 의견 도해 — 닿았다면 폭행, 닿지 않았어도 폭행이라는 두 겹의 의견과, 자동차는 위험한 물건이라 특수폭행이 된다는 근거

「특수」가 붙으면 형만 무거워지는 것이 아닙니다. 단순폭행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죄입니다(형법 제260조 제3항). 특수폭행죄에는 그 조항이 없습니다. 피해자와 합의하고 합의금을 건네도 사건은 끝나지 않고, 합의는 형을 정할 때 살피는 사정이 됩니다.

이웃은 경찰 조사에서 처벌을 원한다고 했고, 그 뒤로도 그 뜻을 거두지 않았습니다.

4. 합의서 대신 보험금 지급 내역서를 냈습니다

의뢰인이 저를 찾아온 것은 사건이 이미 검사에게 넘어간 뒤였습니다. 처음 만난 날에도 의뢰인은 그 말부터 꺼냈습니다. 「저는 정말 닿지 않았습니다.」

저는 검사에게 의견서를 냈습니다. 의견서는 2가지를 함께 다퉜습니다. 차가 이웃에게 닿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닿았든 닿지 않았든 의뢰인은 이웃을 향해 차를 몬 것이 아니라 막힌 틈으로 차를 빼려 했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출근이 급한 사람이 이웃과 싸움을 키울 이유가 없었다는 것도 적었습니다.

차가 실제로 사람에게 닿았는지는 주변에 서 있던 차들의 블랙박스까지 확인해 밝혀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 뒤 기록에 새로 더해진 영상은 없었습니다.

「닿지 않았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도 같이 준비해야 했습니다. 이웃의 치료는 의뢰인의 자동차보험에서 대인배상으로 처리되어 보험금이 이미 지급돼 있었습니다. 보험회사의 보험금 지급 내역서를 받아 검사에게 냈습니다. 합의서도 처벌불원서도 없는 사건에서, 기록에 넣을 수 있는 피해 회복의 증거는 그것이었습니다.

5. 벌금 50만 원, 「부딪혀 넘어졌다」는 결론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검사는 공판을 청구하지 않고 벌금 50만 원의 약식명령을 청구했고, 법원은 그대로 명했습니다. 약식명령에도 이웃이 차에 부딪혀 넘어졌다고 적혔습니다. 의뢰인은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않았습니다.

혐의없음은 아니었습니다. 의뢰인이 처음부터 바란 것은 「닿지 않았다」는 그 말 하나였습니다. 그 말은 끝까지 결론을 바꾸지 못했습니다.

주차장에서 사람 앞으로

차를 움직였다면,

「닿지 않았다」는 말 하나로는

사건이 끝나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 그 말 밖의 준비는 경찰 조사가 끝나고 사건이 검사에게 넘어간 뒤에야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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