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절차 · 2026년 8월 18일 · 변호사 김영빈
나의 사건검색 - 한 줄 한 줄이 중요한 건 알겠는데?
대법원 나의 사건검색 화면에 실제로 뜨는 말 스무 개를 사건이 흐르는 순서대로 풀었습니다. 그중 서류를 받은 날부터 날짜를 세야 하는 것만 따로 표로 모았고, 민사 2주와 형사 7일이 왜 다른지, 확정일 칸이 비어 있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그리고 이 화면에 끝내 뜨지 않는 것들까지 함께 적었습니다.
화면에 뜨는 말을 하나씩 풀어 두고, 그중 날짜가 이미 흘러가고 있는 줄만 따로 표시했습니다.
사건이 걸려 있는 분들은 그 화면을 하루에 몇 번씩 엽니다. 아침에 한 번, 점심에 한 번, 자기 전에 한 번. 대개는 어제와 똑같은 화면이고, 어느 날 갑자기 못 보던 줄이 하나 늘어나 있습니다.
그걸 읽는다고, 의미를 아는 걸까요?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고, 좋은 신호인지 나쁜 신호인지도 모르겠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검색을 해 보면 대부분 “대법원 사이트에서 조회하세요”까지만 알려줍니다. 정작 알고 싶은 건 조회 방법이 아니라 조회하고 나서 보이는 그 말들인데 말입니다.
그래서 화면에 실제로 뜨는 말을 그대로 옮겨 놓고 하나씩 이야기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중에서 가장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을 따로 골라 두었습니다. 나머지는 몰라도 됩니다만, 그건, 모르면 그것만으로 결과가 바뀝니다.
화면을 여는 데 필요한 것은 두 가지입니다
대법원 홈페이지의 ‘나의 사건검색’입니다. 로그인도, 공동인증서도 필요 없습니다. 필요한 건 두 가지뿐입니다.
사건번호와 당사자 이름.
사건번호는 법원·연도·부호·번호로 이루어집니다. 2026가단○○○○ 같은 형태입니다. 여기서 부호가 사건의 종류입니다. 민사 단독 사건은 ‘가단’, 민사 합의 사건은 ‘가합’, 형사 단독은 ‘고단’, 형사 합의는 ‘고합’, 항소심은 ‘나’와 ‘노’, 지급명령은 ‘차전’, 조정은 ‘머’입니다. 소장이나 통지서 맨 위에 적혀 있습니다.
이름은 두 글자 이상 입력해야 하고, 사건 당사자 중 한 사람의 이름이면 됩니다. 그다음에 자동입력방지문자를 옮겨 적으면 화면이 열립니다.
한 가지만 미리 말씀드립니다. 이 화면 맨 위에는 “제공된 사건정보는 법적인 효력이 없으니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라는 문장이 적혀 있습니다. 실무에서 이 말은 이렇게 읽힙니다. 화면이 비어 있다고 아무 일도 없는 것이 아니고, 화면에 떴다고 그 날짜가 법적 기산점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기준은 언제나 실제로 송달된 서류입니다. 화면은 그 서류가 도착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비춰 주는 거울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공용 컴퓨터에서는 ‘사건검색 결과 저장’을 체크하지 마십시오. 체크하면 그 PC에 사건번호가 남고, 남은 사건번호는 이름을 입력하지 않아도 바로 조회됩니다.
화면에 뜨는 말, 그대로 풀어 둡니다
민사 사건의 진행내용에 실제로 찍히는 말들입니다. 순서는 사건이 흘러가는 순서에 맞췄습니다.
빨간 글씨는 그냥 두면 안 되는 줄, 파란 글씨는 좋은 쪽으로 움직인 줄, 검은 글씨는 알아만 두시면 되는 줄입니다.
| 화면에 뜨는 말 | 무슨 뜻입니까 |
|---|---|
| 접수 | 소장이 법원에 들어왔습니다. 사건번호가 이때 생깁니다. |
| 소장부본 / 소송안내서 / 답변서요약표 송달 | 소장이 상대방에게 갔습니다. 피고 입장에서는 이 서류를 받은 날부터 시계가 돕니다. |
| 보정권고 | 서류에 빠지거나 어긋난 부분이 있으니 고쳐 내라는 안내입니다. 벌은 아닙니다만 방치하면 다음 단계로 못 넘어갑니다. |
| 판결선고기일통지서(무변론) | 답변서를 내지 않아 변론 없이 판결하겠다는 뜻입니다. 화면에서 가장 위험한 줄입니다. |
| 기일지정신청서 제출 | 무변론으로 끝나려는 사건을 다시 법정으로 끌어오는 신청입니다. |
| 무변론판결취소 | 위 신청이 받아들여져 변론이 열리게 됐다는 뜻입니다. |
| 변론기일 | 재판이 열리는 날입니다. 뒤에 붙는 결과가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말해 줍니다. |
| 속행 | 그날 마치지 못해 다음 기일을 잡았습니다. 나쁜 신호가 아닙니다. |
| 기일변경 | 잡혀 있던 날짜가 다른 날로 옮겨졌습니다. |
| 추정기일 | 여기서 ‘추정’은 짐작한다는 뜻이 아니라 추후에 지정한다는 뜻입니다. 날짜를 정하지 않고 사건을 세워 둔 상태입니다. |
| 석명준비명령 | 재판부가 당사자에게 물은 것입니다. 무엇을 물었는지가 그 재판의 쟁점이고, 답을 안 하면 그대로 불리해집니다. |
| 준비서면 제출 | 주장을 적은 서면이 들어왔습니다. 누가 냈는지가 함께 찍힙니다. |
|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 원고가 청구하는 내용이나 금액을 바꿨습니다. |
| 변론종결 | 재판이 끝났습니다. 남은 건 판결뿐이고, 이 줄 다음부터는 새 주장도 새 증거도 낼 수 없습니다. |
| 화해권고결정 | 재판부가 “이렇게 끝내는 게 어떻겠냐”고 내놓은 안입니다. 판결이 아닙니다만, 가만히 두면 판결처럼 굳습니다. |
| 이의신청 | 위 안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표시입니다. 이 줄이 찍히면 사건은 다시 판결로 갑니다. |
| 선고연기 | 선고 날짜가 미뤄졌습니다. 결과가 나빠졌다는 뜻이 아니라, 재판부가 더 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
| 판결선고 / 종국 | 판결이 났습니다. ‘원고승’, ‘원고일부승’, ‘원고패’ 같은 말이 함께 붙습니다. |
| 판결정본 송달 | 판결문이 당사자에게 갔습니다. 여기서 다시 시계가 돕니다. |
| 항소 | 판결에 불복해 위 법원으로 올렸습니다. |
말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이 화면은 당사자에게 설명하려고 만든 화면이 아니라, 법원이 사건을 관리하려고 쓰는 기록을 그대로 보여 주는 화면이기 때문입니다.
시계가 도는 줄은 따로 있습니다
위의 말들 중 대부분은 “그런 일이 있었구나” 하고 지나가도 됩니다. 그런데 몇 개는 다릅니다. 그 줄이 화면에 뜬 순간부터 날짜가 세어지고, 날짜가 지나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 언제부터 세나 | 기간 | 그냥 두면 |
|---|---|---|
| 소장 부본을 받은 날 | 30일 | 변론 한 번 없이 판결이 납니다 |
| 화해권고결정 정본을 받은 날 | 2주 | 재판부가 낸 안이 확정판결처럼 굳습니다 |
| 이행권고결정 등본을 받은 날 (소액사건) | 2주 | 위와 같습니다 |
| 지급명령을 받은 날 | 2주 | 그대로 확정되어 집행으로 이어집니다 |
| 민사 판결서를 받은 날 | 2주 | 판결이 확정됩니다 |
| 형사 판결을 선고받은 날 | 7일 | 형이 확정됩니다 |
표에서 마지막 줄만 기준이 다릅니다. 민사는 판결문을 받은 날부터 세지만, 형사는 법정에서 선고를 들은 날부터 셉니다. 판결문이 언제 오는지와 상관없이 이미 시계가 돌고 있다는 뜻입니다.
형사 항소는 7일입니다. 선고 다음 날부터 세어 일주일이고, 주말이 끼면 실제로 움직일 수 있는 날은 나흘 남짓입니다. 형사 사건에서 항소를 놓쳐 오는 분들은 게을러서 놓친 게 아닙니다. 판결을 받은 충격으로 며칠을 보내고 나면 이미 지나 있어서 놓칩니다.
첫 줄도 한 번 더 보십시오. 답변서 30일을 넘기면 법원은 청구 원인을 자백한 것으로 보고 변론 없이 판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소장을 보낼 때 무변론 선고기일을 아예 함께 통지하기도 합니다. 화면에 판결선고기일통지서(무변론)가 떠 있다면 이미 그 단계입니다.
화해권고결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의하지 않으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생깁니다. 확정판결과 다르지 않다는 말입니다. 재판부가 내놓은 안이 마음에 안 드는데 “그래도 판결로 가겠지”라고 두면, 그 안이 그대로 결론이 됩니다.
지급명령이 어떤 서류이고 십 년 뒤에 무엇을 남기는지는 차용증 양식 - 10년 뒤에 꺼내야 할 종이입니다에서 자세히 적었습니다. 재판이 열리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몰라 형이 확정된 사건은 음주운전 구속 — 재판이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에 있습니다.
위 기간들은 전부 불변기간입니다. 법원이 사정을 봐서 늘려 주는 기간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형사 사건은 칸 자체가 다릅니다
형사 사건을 조회하면 화면 구성이 바뀝니다. 원고와 피고 대신 피고인이 있고, 민사에 없는 칸이 하나 더 있습니다.
형제번호.
2026형제○○○○○ 같은 번호입니다. 이건 검찰청이 그 사건에 붙였던 번호입니다. 화면에 이게 뜨는 이유는, 형사 사건의 번호가 한 번만 붙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경찰에서 붙인 번호가 있고, 검찰에 넘어가면 형제번호가 붙고, 기소되어 법원에 가면 고단·고합 번호가 새로 붙습니다. 같은 사건인데 부르는 이름이 세 번 바뀝니다.
그래서 “제 사건번호가 이게 맞나요”라는 질문이 그렇게 많이 옵니다. 셋 다 맞습니다. 단계가 다를 뿐입니다.
나머지 칸들은 이렇게 읽습니다.
| 화면에 뜨는 말 | 무슨 뜻입니까 |
|---|---|
| 피고인 | 민사의 원고·피고 자리에 이 칸이 옵니다. 이름은 전OO처럼 가려집니다. |
| 형제번호 | 검찰청이 붙였던 번호입니다. 위에서 적은 그대로입니다. |
| 공소장부본 / 의견서 발송 | 검사가 무엇으로 기소했는지 적힌 서류가 피고인에게 갔습니다. 재판의 출발선이고, 여기서부터 다툴 것을 정해야 합니다. |
| 공판기일 | 재판이 열리는 날입니다. 법정 호수와 시각이 함께 뜹니다. |
| 재감인소환부 | 구속되어 있는 피고인을 법정으로 데려오기 위한 서류입니다. 이 줄이 있으면 신병이 확보된 상태라는 뜻입니다. |
| 변호인 | 선임계가 접수되면 이름이 뜹니다. 국선변호인도 여기에 나옵니다. |
| 재판부 | 형사○단독, 형사○부처럼 뜨고, 전화번호가 함께 적혀 있습니다. |
마지막 칸을 조금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재판부 전화번호는 화면에 공개되어 있고, 재판이 있는 요일에는 전화를 받지 못한다는 안내까지 옆에 붙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일이 언제인지, 서류가 접수됐는지 같은 절차적인 사항은 실제로 물어볼 수 있습니다.
다만 사건의 내용이나 전망을 묻는 전화는 아닙니다. 재판부는 그 질문에 답할 수 없는 자리에 있고, 그런 통화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확정일이 비어 있으면,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
민사 사건 화면 아래쪽에 판결도달일과 확정일 칸이 나란히 있습니다.
여기서 많이들 착각하십니다. 판결이 났으면 끝난 것 아닌가. 아닙니다. 판결이 나도 항소 기간이 남아 있는 동안은 확정이 아니고, 상대가 항소하면 사건은 위 법원으로 올라갑니다. 확정일 칸이 비어 있다면 그 사건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확정이 왜 중요하냐면, 확정되어야 판결이 힘을 갖기 때문입니다. 강제집행을 하려면 확정되었거나 가집행이 붙어 있어야 하고, 확정된 판결은 같은 내용으로 다시 다툴 수 없게 만듭니다.
그래서 저는 판결문을 받은 의뢰인에게 화면에서 두 곳을 먼저 보시라고 말씀드립니다. 종국결과와 확정일입니다. 종국결과는 무슨 판단이 나왔는지를 알려주고, 확정일은 그 판단이 굳었는지를 알려줍니다.
심급내용 칸도 같이 보십시오. 항소심 사건번호가 여기 뜹니다. 그 번호가 생겼다면 위 법원에 사건이 접수됐다는 뜻이고, 이제 그 번호로 조회해야 합니다.
이 화면에 뜨지 않는 것들
화면을 신뢰하기 전에, 여기 뜨지 않는 것들을 알아 두셔야 합니다.
서류의 내용은 안 뜹니다. 준비서면이 제출됐다는 사실은 뜨지만 뭐라고 썼는지는 안 나옵니다. 상대가 무슨 주장을 하는지 궁금해서 화면을 여는 분들이 많은데, 그건 이 화면으로 알 수 없습니다.
당사자 이름이 가려져 있습니다. 본인 사건인데도 김OO처럼 나옵니다. 개인정보 처리 때문입니다.
어떤 사건은 아예 조회되지 않습니다. 가압류나 채권압류처럼 상대가 미리 알면 안 되는 사건은, 결정문이 상대에게 도달하기 전까지 조회가 막혀 있습니다. 재산을 빼돌리는 것을 막기 위한 구조입니다. 신청해 놓고 화면에 안 떠서 잘못된 줄 아는 분들이 계신데, 안 뜨는 게 정상인 국면이 있습니다.
아직 기소되지 않은 형사 사건도 안 뜹니다. 이 화면은 법원의 화면입니다. 경찰이나 검찰 단계의 사건은 여기서 보이지 않습니다. 수사 중인 사건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보완수사 - 검찰에 갔던 사건이 경찰서로 돌아왔습니다에서 다뤘습니다.
그리고 법원도 가끔 틀립니다. 송달이 잘못 갔다가 다시 보내지는 경우가 있고, 그때는 화면에 착오라는 표시와 함께 같은 서류가 두 번 찍힙니다. 그런 줄을 보고 놀라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이때 기간은 다시 보낸 서류가 도달한 날부터 셉니다. 첫 번째 줄의 날짜로 계산하면 계산이 어긋납니다.
화면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까지만 알려줍니다
이 글에서 드린 건 전부 화면을 읽는 방법입니다. 사건번호와 이름만 있으면 누구나 열 수 있고, 위의 말들을 옆에 놓고 보시면 대부분은 읽힙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화면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알려줍니다. 거기까지가 그 화면이 하는 일입니다. 그 줄이 나에게 무엇을 요구하는지, 남은 날이 며칠인지,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는 화면에 없습니다.
화해권고결정이 떴을 때 화면은 그것이 좋은 안인지 나쁜 안인지 말해 주지 않습니다. 석명준비명령이 떴을 때 재판부가 무엇을 의심하고 있는지 알려주지 않습니다. 상대가 준비서면을 냈다는 줄은 떠도, 그 서면이 우리 주장의 어디를 겨누고 있는지는 열어 봐야 압니다. 그리고 변론종결이라는 줄이 뜬 뒤에는, 그때까지 못 낸 것은 영영 못 냅니다.
그래서 저는 사건을 맡으면 이 화면을 매일 봅니다. 새 줄이 생기면 그게 무엇을 요구하는 줄인지 판단하고, 기간이 걸린 줄이면 그날부터 날짜를 세기 시작합니다.
혼자 화면을 보고 계신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은 하나입니다. 못 읽는 줄이 생겼다면, 그 줄을 며칠 들여다보지 마시고 그날 물어보십시오. 위에서 적었듯 시계가 도는 줄들은 대부분 2주짜리이고, 형사 항소는 7일입니다. 사흘을 고민하면 절반이 지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