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 2026년 6월 12일 · 변호사 김영빈
휴대폰이 포렌식실로 간 뒤 — 지운 사진은 나올까, 어디까지 보나, 언제 돌려받나
지운 사진은 나올까, 어디까지 보나, 언제 돌려받나 — 디지털 포렌식 절차와 참여권, 여죄와 환부.
휴대폰을 내어준 날부터, 사람들은 대개 같은 세 가지 질문을 안고 삽니다. 지운 것도 나올까. 사건과 상관없는 것까지 다 볼까. 휴대폰은 언제 돌려받을까.
압수당하는 ‘그 순간’의 이야기 — 임의제출과 영장, 비밀번호 — 는 첫 글에 적어 두었습니다. 이 글은 그다음, 휴대폰이 내 손을 떠난 뒤에 일어나는 일들의 이야기입니다.
1. 포렌식이 실제로 하는 일
수사기관은 휴대폰 그 자체를 뒤지지 않습니다. 먼저 기기 전체를 통째로 복제(이미징)하고, 그 사본을 분석합니다.
그래서 첫 질문 — 지운 것도 나올까 — 의 답은 “나오는 경우가 많다”입니다. 파일 삭제는 데이터를 지우는 게 아니라 그 자리를 ‘빈자리’로 표시해 두는 것에 가깝고, 새 데이터가 덮어쓰기 전까지는 복원될 수 있습니다. 다만 “전부 다 나온다”는 말도 과장입니다. 기기와 시간, 사용량에 따라 복원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수사기관도, 인터넷의 공포 글도 이 부분을 단정해서 말하지만 — 실제로는 열어 봐야 압니다.
그리고 한 가지는 분명하게 말씀드립니다. ‘지금이라도 지우면, 초기화하면 되지 않을까’는 가장 나쁜 수입니다. 그 행동 자체가 증거인멸 시도로 평가되어 구속 사유의 핵심 근거가 됩니다. 사건을 줄이려다 사건을 키우는 가장 흔한 길입니다.
2. 어디까지 보나 — ‘관련성’이라는 선
두 번째 질문에는 법이 그어 둔 선이 있습니다. 영장에 의한 압수든 임의제출이든, 수사기관이 탐색할 수 있는 범위는 원칙적으로 이 사건 혐의와 관련된 정보에 한정됩니다. 휴대폰을 가져갔다고 해서 그 사람의 디지털 인생 전체를 뒤질 권한이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이 선이 실제로 일을 한 사건을 하나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변호한 합성물(딥페이크) 사건인데, 압수된 휴대폰 안에는 신고된 피해자들 관련 자료와 함께, 이 사건 신고와는 무관한 — 일면식도 없는 유명인을 합성한 — 자료가 섞여 있었습니다. 수사는 지인들의 신고에서 출발한 것이었고, 유명인 쪽은 신고된 바도, 사과나 피해 회복을 논의할 어떤 경로도 없었습니다.
변호인으로서 수사기관에 의견을 냈습니다. 이 수사의 범위는 신고된 피해 부분이라는 것. 의뢰인이 해야 할 일도, 실제로 할 수 있는 일도, 신고하신 피해자분들에 대한 사과와 회복이라는 것. 그리고 그 범위 안의 수사에는 전면 협조하겠다는 것. 수사기관도 이를 받아들여 포렌식의 범위가 신고 사건 중심으로 정리됐고, 의뢰인은 그 시간을 전부 피해자들에 대한 회복에 쓸 수 있었습니다. 피해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은 사건이었음에도, 결과는 집행유예에서 멈췄습니다.
이 사건에서 배운 것을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포렌식의 범위는 정해져서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의견을 내고 다툴 수 있는 대상입니다. 범위가 사건의 크기를 가르고, 사건의 크기가 결과를 가릅니다.
문제는, 그 선이 저절로 지켜지지는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선을 지키게 만드는 장치가 다음 두 가지입니다.
3. 참여권 — 통지가 오면, 그냥 넘기지 마십시오
전자정보를 탐색·복제·출력하는 과정에는 당사자와 변호인이 참여할 권리가 있습니다. 실제로 포렌식 참여 통지가 옵니다.
대부분 “가 봐야 뭘 아나” 하고 넘깁니다. 그런데 이 자리가, 사건과 무관한 사적 정보를 분리해 달라고 말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자리입니다. 어떤 범위가 혐의와 관련되는지, 어디부터는 무관한 사생활인지 — 변호인이 들어가 다투는 실전이 여기입니다. 참여하지 않으면, 그 다툼의 기록 자체가 없는 채로 사건이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4. 여죄 — 사건이 커지는 전형적인 길목
카촬 사건이 한 건에서 수십 건이 되는 경로는 대개 하나입니다. 포렌식 과정에서 다른 촬영물이 발견되는 것.
여기에도 법리가 있습니다. 혐의사실과 무관한 정보에서 별건 혐의가 발견되면, 수사기관은 원칙적으로 별도의 영장을 받아야 합니다. 그 절차를 어긴 수집이라면 증거능력을 다툴 수 있습니다. 다만 그 다툼은 참여와 이의의 기록이 남아 있을 때 힘을 받습니다. 2번의 범위 의견과 3번의 참여권이 중요한 이유가, 전부 여기로 이어집니다.
5. 언제 돌려받나
이미징이 끝나면 기기 자체는 수사에 계속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환부·가환부(돌려달라는 신청) 절차로 반환을 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범행에 사용된 기기는 몰수의 대상이 될 수 있어, 사안에 따라 끝까지 돌아오지 않기도 합니다. “언제”에 대한 일률적인 답은 없지만 — 신청 절차가 있다는 것, 그리고 가만히 있으면 더 늦어진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닫으며
포렌식 기간을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으로 보내는 분과 ‘절차에 참여하는 시간’으로 쓰는 분의 사건은, 다르게 흘러갑니다. 결과가 나온 뒤에 다투는 것보다, 결과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들어가 있는 쪽이 늘 유리합니다.
조사 단계 전체의 그림은 체포 직후의 글과 결과의 사다리 글에 이어 두었습니다.
창원·경남에서 휴대폰 압수·포렌식을 앞두고 계시다면, 참여 통지가 오기 전에 한 번 상의하십시오. 아인법률사무소 · 변호사 김영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