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 2026년 10월 7일 · 변호사 김영빈

주거침입죄 — 빈집인 줄 알고 문을 열었습니다

집을 산 사람도 다른 사람이 살거나 관리하고 있는 집에 들어가면 주거침입죄로 고소당할 수 있습니다. 문을 열기 전에 받은 안내와 연락, 안을 본 직후의 반응과 그 뒤의 행동을 시점별로 나누어, 타인의 점유를 알고 들어갔는지, 곧 주거침입의 고의를 다투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주거침입죄 — 빈집인 줄 알고 문을 열었다가 고소당했다면 출입 전후의 기록을 확인한다는 사건 정보 카드

문을 연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때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는 다툴 수 있습니다.

실제 사건에서 다툰 법적 쟁점을 바탕으로, 인물과 사실관계를 새로 구성한 가상 사례입니다.

「집을 샀습니다. 잔금도 다 냈고요. 그런데 제 집에 들어갔다고 고소를 당했습니다.」

입주를 앞두고 도배 견적을 받으려던 분이었습니다. 중개사에게 기존 거주자가 이사를 마쳤다는 안내와 현관 비밀번호를 받았습니다. 초인종을 눌러도 대답이 없자 문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안에 침구와 생활용품이 남아 있었습니다. 이상하다고 생각한 이분은 중개사에게 사진을 보내고, 견적을 보는 일을 중단한 채 나왔습니다. 기존 거주자는 큰 짐만 옮겼을 뿐 아직 집을 넘겨준 적은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이후 경찰에서 주거침입 고소가 접수됐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집을 산 사실은 분명했습니다. 문제는 그 집을 다른 사람이 계속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문을 열기 전에도 알고 있었느냐였습니다.

휴대전화를 든 사람이 현관문을 열었다가 침구와 슬리퍼가 남은 집 안을 보고 멈칫하는 장면의 삽화

집주인도 주거침입으로 고소당할 수 있습니다

상담에서는 잔금을 낸 이야기와 등기를 마친 이야기가 길었습니다. 자기 집에 들어가려고 남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말부터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겁니다.

하지만 주거침입죄는 그 집에서 생활하는 사람의 평온을 보호합니다. 집주인이라도 다른 사람이 살거나 관리하고 있는 집에 마음대로 들어갈 수는 없습니다. 거주자가 외출한 사이에 문을 열었다고 달라지지 않고, 당장 사람이 살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이 계속 관리하는 건물이라면 문제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소유권 이야기를 듣고 나서 물었습니다.

「그분이 아직 집을 쓰고 있는 줄은 아셨습니까?」

「아뇨. 이사 끝났다고 해서 간 겁니다. 사람이 살면 도배 견적을 어떻게 보러 갑니까.」

이 설명은 확인할 가치가 있었습니다. 타인이 계속 거주하거나 관리한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주거침입의 고의를 다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본인이 그렇게 말하는 것과, 실제로 그렇게 알고 있었다고 인정받는 것은 별개의 일입니다.

“이사 끝났다”는 연락부터 확인했습니다

「누가, 언제 이사를 마쳤다고 했습니까? 그때 받은 연락이 남아 있습니까?」

휴대전화에서 중개사와 주고받은 대화를 찾았습니다. 문을 열기 전에 받은 메시지에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기존 거주자 이사 끝났다고 합니다. 청소 일정 잡으셔도 됩니다.」

그 아래에는 비밀번호가 있었고, 이분이 도배업체와 방문 일정을 정한 대화도 이어졌습니다. 빈집에서 견적을 받으려 했다는 설명에 맞는 자료였습니다.

물론 중개사의 안내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결론이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앞뒤 대화에 아직 사람이 살고 있다는 설명이나 출입을 막는 연락이 있었는지도 함께 읽어야 합니다. 유리한 메시지 1개만 떼어 놓고 그 사람의 인식을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메시지와 방문 일정은 모두 고소당하기 전에 남은 기록이었습니다. 문을 열기 전에 어떤 안내를 받았고, 그 안내를 받고 무엇을 하려 했는지를 보여 주었습니다.

「빈집인 줄 알았습니다」라는 말에, 왜 그렇게 믿었는지를 설명할 자료가 붙기 시작했습니다.

문을 열기 전에 받은 안내와 문을 연 뒤의 반응을 시점별로 나눈 도해 — 뒤에 알게 된 사실을 처음부터 알았던 것으로 읽을 수는 없다는 정리

안에 들어간 뒤에는 알게 됐습니다

집 안의 사진을 보낸 뒤 이분이 중개사에게 쓴 메시지도 있었습니다.

「아직 누가 쓰는 집 같은데요. 이사 끝난 것 맞습니까? 오늘은 그냥 나오겠습니다.」

이 문장만 보면 이분도 다른 사람이 집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다만 사진을 찍어 보낸 때는 이미 문을 연 뒤였습니다.

안에 들어가 생활용품을 본 뒤 생긴 의문을, 들어가기 전부터 알고 있던 사실로 읽어서는 안 됩니다. 이사했다는 안내를 받고 방문했다가, 내부 상태를 보고 설명과 다르다고 느낀 순서입니다. 대화의 시점을 구분하면 그 메시지는 빈집으로 알고 왔다는 설명을 뒷받침할 수도 있습니다.

그 뒤 무엇을 했는지도 함께 봅니다. 상황을 알고도 계속 공사를 했는지, 물건을 치웠는지, 문을 잠가 기존 거주자의 출입을 막았는지에 따라 검토할 내용이 달라집니다. 이분이 사진을 보낸 뒤 작업을 중단하고 나왔다는 사실은 도배업체와의 연락에도 남아 있었습니다.

잠깐 들어갔다가 나왔다고 이미 이루어진 침입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들어가기 전의 연락, 안을 본 직후의 반응, 그 뒤의 행동을 함께 놓고 당시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더 확인했어야 했다”는 말까지 살펴야 합니다

「그래도 기존 거주자에게 직접 물어보고 들어갔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런 지적을 받을 수 있습니다. 확인이 부족했던 부분도 있을 겁니다. 다만 형사처벌을 하려면 거기서 더 나아가야 합니다. 부주의하게 확인을 빠뜨렸다는 사정만으로, 다른 사람의 계속된 점유를 알면서도 침입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주거침입죄에는 과실로 침입한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몰랐다는 말만 반복해서 해결될 일도 아닙니다. 안내를 받은 경위가 무엇인지, 반대되는 사정을 접한 적은 없는지, 방문 목적과 현장에서 한 일이 설명에 맞는지를 기록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저는 이런 사건의 의견서에 문을 연 사실을 그대로 적습니다. 이어서 그 전에 받은 안내와 연락을 제시하고, 내부를 본 뒤의 반응은 시점을 밝혀 설명합니다. 타인의 계속된 점유를 인식하면서 침입했다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혐의없음 불송치를 구합니다.

「빈집인 줄 알았다」는 설명을 하실 때에는, 그렇게 알게 된 경위와 당시 주고받은 연락을 함께 가져오시면 됩니다. 자기에게 불리해 보이는 대화도 포함해서입니다. 문장 1개를 떼어 보면 이상해 보여도, 전후의 대화와 시점을 확인하면 설명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문을 열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주거침입죄의 고의는

다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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