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절차 · 2026년 10월 2일 · 변호사 김영빈
구공판 뜻 — 불구속인데, 재판은 받아야 하나요?
구공판은 검사가 법원에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는 뜻이며, ‘구’는 구속이 아니라 구할 구(求)입니다. 공소장과 함께 오는 의견서는 받은 날부터 7일 안에 내야 하고, 인정 여부는 증거기록을 본 뒤 정합니다. 불구속이어도 재판에는 출석해야 합니다.
‘구’는 구속이 아니라 청구, 재판 날보다 먼저 오는 것은 7일 안에 내야 하는 의견서입니다

구공판은 검사가 사건을 법원에 넘기면서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는 뜻입니다. ‘구’는 구속(拘束)의 구가 아니라 구할 구(求)입니다. 공판을 구한다, 즉 법정에서 재판해 달라고 법원에 청구했다는 말입니다. 앞에 ‘불구속’이 붙어 있으면 갇히지 않은 채로 그 재판을 받는다는 뜻이고, ‘구속’이 붙어 있으면 구속된 상태로 재판을 받는다는 뜻입니다.
검사의 결정을 알리는 통지서에도 같은 안내가 적혀 있습니다.
「‘구공판, 구약식’ 결정은 사건에 대하여 법원에 재판을 청구하는 결정으로, 법원에 문의하여 법원 사건 번호를 확인하고 대법원 인터넷 사이트(…)에서 재판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6년 10월 2일부터는 기소를 검찰청이 아니라 공소청이 합니다. 창원이라면 ‘창원지방공소청’입니다. 기관 이름이 바뀌었을 뿐, 구공판이라는 말과 그 뜻은 그대로입니다.
아래 이야기는 여러 사건에서 반복해서 본 모습을 바탕으로 새로 지은 것입니다.
1. 구속은 아니지만, 법정에 서는 재판입니다
그분이 처음 내민 것은 휴대전화 화면이었습니다. 형사사법포털 사건조회, 처분내용에 「불구속구공판」.
4개월 전, 회식을 마치고 나오다 가게 앞에서 다른 손님과 시비가 붙었다고 했습니다. 상대가 멱살을 잡았고, 그 팔을 뿌리치며 밀었는데, 상대가 뒤로 넘어지면서 손목이 부러졌습니다.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뒤로는 아무 연락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구속된다는 겁니까, 벌금이 나온다는 겁니까?”
구속은 아닙니다. 불구속이니 갇히지 않습니다. 벌금은 재판 결과로 나올 수는 있지만 지금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 서류만 보고 벌금을 정하는 절차가 따로 있는데, 검사는 그 절차를 고르지 않고 법정 재판을 청구했습니다. 그것이 구공판입니다.
처분내용에 뜬 말 | 뜻 |
불구속 | 갇히지 않은 채로 법정에서 재판을 받습니다 |
구속 | 구속된 상태로 법정에서 재판을 받습니다 |
구약식 | 법정 없이, 법원이 서류만 보고 벌금을 정합니다 |
기소유예· | 재판에 넘기지 않은 결정입니다 |
구약식이면 법원은 공판 없이 벌금·과료·몰수만 정할 수 있습니다. 구공판에는 그런 한정이 없습니다. 법정에서 증거를 보고 재판하므로, 결과는 무죄부터 벌금, 집행유예, 실형까지 모두 가능합니다.
2. 법원에서 오는 서류 — 공소장과 의견서
얼마 뒤 법원에서 등기우편이 왔고, 그분은 봉투째 들고 다시 왔습니다. 법원은 공소가 제기되면 지체 없이 공소장 부본을 피고인에게 보내야 하고, 늦어도 제1회 공판기일 5일 전까지는 보내야 합니다. 봉투 안에는 보통 이런 서류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 공소장 부본 — 죄명, 공소사실, 적용 법조가 적혀 있습니다.
· 의견서 양식 — 6면입니다. 받은 날부터 7일 안에 법원에 내야 합니다.
· 국선변호인 선정에 관한 고지서 — 변호인이 없는 피고인에게 옵니다. 형편이 어려워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으면 이 고지서에 따라 국선변호인 선정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국민참여재판 의사확인서 — 국민참여재판 대상 사건(합의부 사건 등)일 때 옵니다. 이것도 7일 안에 내야 하고, 내지 않으면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봅니다.
그분이 멈춘 곳은 공소사실의 이 문장이었습니다.
「피해자의 얼굴을 주먹으로 1회 때리고, 가슴을 밀어 넘어지게 하여 약 6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손목 골절상을 입게 하였다.」
“주먹으로 때린 적은 없습니다.”
공소장에는 증거가 붙어 있지 않습니다. 재판부가 재판 전에 한쪽 이야기만 보고 예단을 갖지 않도록, 공소장에는 증거 서류를 첨부하거나 그 내용을 인용하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형사소송규칙 제118조 제2항). 「주먹으로」라는 말이 어디서 나왔는지는 공소장만 봐서는 알 수 없습니다.

3. 의견서의 5가지 답 — 기록을 보기 전에 고르지 않습니다
의견서 1번은 공소사실을 인정하는지 묻습니다. 답은 아래 5가지 중에서 고릅니다.
(1)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함
(2) 세부적으로 약간 다른 부분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잘못을 인정함
(3) 여러 개의 공소사실 중 일부만 인정함
(4)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음
(5) 진술을 거부함

그분은 (2)에 표시하려던 참이었습니다. 주먹은 아니었으니 세부적으로 다르고, 밀친 것은 맞으니 전체적으로는 잘못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2)는 인정입니다. 다른 부분이 있다는 말이 앞에 붙어 있을 뿐, 이 답을 고르면 공소사실을 인정한 것이 되고, 재판부와 검사는 다툼이 없는 사건으로 재판을 준비합니다. 법원은 의견서를 검사에게도 보냅니다(형사소송법 제266조의2 제2항). 그런데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는지, 잡힌 팔을 뿌리치다 밀었는지는 ‘약간 다른 부분’이 아닙니다. 형을 정할 때 따지는 행위 그 자체입니다.
4번 「정상에 관한 의견」도 같은 문제가 있습니다. 맨 앞 항목이 「가. 범행을 한 이유」입니다. 다툴 사람이 여기를 채우면 범행을 전제로 이유를 적게 됩니다. 양식도 4번 제목 옆에 「공소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 기재하지 않아도 됨」이라고 적어 두었습니다.

고르기 전에 볼 것은 기록입니다. 경찰과 검사가 모은 증거는 공소가 제기된 뒤 검사에게 열람·등사를 신청해서 볼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66조의3). 피고인 본인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변호인이 있으면 피고인 본인은 열람만 할 수 있습니다.
7일 안에 기록을 받아 다 읽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때는 1번에 「증거기록을 열람한 뒤 의견을 밝히겠습니다」라고 적어서 냅니다. 법도 진술을 거부하는 취지의 의견서를 허용하고(형사소송법 제266조의2 제1항 단서), 양식 말미에도 「진술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그 뜻을 기재하여 제출할 수 있습니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분은 그렇게 적어서 냈습니다.
4. 인정하는 사건이라면, 3번부터 5번까지가 양형 자료입니다
기록을 보고 인정하기로 했다면, 그때부터 중요한 것은 의견서의 3번부터 5번입니다. 양식 1면에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이 의견서는 피고인에 대한 양형자료로 사용될 수 있으니 양형에 참작할 유리한 내용이 있는 경우 빠짐없이 기재해 주시기 바랍니다.」
· 3번 성행 및 환경 — 가족, 주거, 직업과 월수입, 생계를 유지하는 방법, 성장 과정.
· 4번 정상 — 피해자와의 관계, 합의 여부(합의하지 못했다면 합의를 위해 한 노력과 진행 상황), 범행 뒤의 생활, 질병이나 장애.
· 5번 양형조사 요청 — 재판부가 조사해 주기를 바라는 사람(부모, 형제, 친구 등)의 이름과 연락처, 유리한 서류가 있는 곳.
제1회 공판기일 전에 재판부가 피고인에게서 받는 글은 대개 이 의견서뿐입니다. 이 몇 장에 무엇이 적혀 있는지가, 판사가 피고인이라는 사람을 처음 알게 되는 내용입니다. 탄원서, 처벌불원서, 반성문은 이와 별도로 냅니다.
5. 불구속이어도 재판에는 나가야 합니다
불구속은 재판을 받는 동안 갇히지 않는다는 뜻이지, 재판에 나가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피고인이 나오지 않으면 법원은 원칙적으로 재판을 열지 못합니다(형사소송법 제276조). 그래서 공판기일 소환장에는, 정당한 이유 없이 나오지 않으면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발부할 수 있다는 문구가 들어갑니다.
2026년 6월 2일부터는 출석하지 않는 피고인에 대한 규정이 더 엄격해졌습니다(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
· 출석했던 피고인이 다음 기일에 나오지 않으면, 법원은 기일을 다시 정하고 그 소환장을 우편으로 보낼 수 있습니다. 서류가 도달하면 송달된 것으로 봅니다.
· 정당한 사유 없이 그 기일에도 나오지 않으면, 피고인의 진술 없이 재판할 수 있습니다.
· 변론을 마치는 날 선고기일을 듣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선고기일에 나오지 않으면, 피고인 없이 판결을 선고할 수 있습니다.
법정형이 무거운 일부 사건은 이 규정에서 빠집니다.
이사를 하거나 연락처가 바뀌면 법원에 알려 둡니다. 법원 서류가 송달되지 않은 채 6개월이 지나도록 피고인의 소재를 확인할 수 없을 때도, 피고인 없이 재판할 수 있습니다. 의견서 2번에 기일 정보를 휴대전화 문자로 받겠다는 동의 항목이 있으니, 여기에 표시하고 번호를 적어 두면 기일을 놓칠 일이 줄어듭니다.
6. 기록에서 나온 것
그분의 기록에는 가게 앞 CCTV 영상이 있었습니다. 먼저 손을 뻗은 것은 상대였고, 그분의 손은 멱살을 잡은 팔을 떼어 내며 밀고 있었습니다. 영상 어디에도 주먹은 없었습니다.
제1회 공판기일에 그분은 밀어서 넘어지게 한 것은 인정하고, 주먹으로 때린 사실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검사는 공소장에서 「얼굴을 주먹으로 1회 때리고」를 뺐고, 판결은 벌금형이었습니다.
의견서에 (2)를 표시해서 냈다면, 그날 그분이 먼저 설명해야 했던 것은 영상이 아니라 의견서와 말이 달라진 이유였을 것입니다.
의견서를 쓰기 전에 공소장과 의견서 양식을 가지고 오시면, 공소사실의 문장부터 같이 읽겠습니다.
고소하신 쪽에서 구공판 통지를 받으셨다면, 사건이 재판으로 넘어갔다는 뜻입니다. 통지서 안내대로 법원 사건번호를 확인하면 대법원 ‘나의 사건검색’에서 재판 진행을 따라갈 수 있고, 재판 중에는 탄원서나 배상명령 신청으로 피해와 의견을 법원에 전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