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절차 · 2026년 10월 8일 · 변호사 김영빈
공소청 피의자 면담 - 검사가 불렀는데, 조서는 없었습니다
공소청 검사가 기소 여부를 정하기 전에 피의자를 부르는 「피의자 면담」은 형사소송법이 정한 사실관계 확인 절차이며, 이 절차에서 얻은 진술과 자료는 재판에서 증거로 쓰지 못합니다. 면담에 변호인으로 들어간 경험을 바탕으로 조서 대신 남는 결과보고서와, 면담 전화를 받았을 때 준비할 일을 정리합니다.
증거로는 쓰이지 않는 면담, 그래도 기소 여부는 이 면담을 거쳐 정해집니다

오늘 오전, 공소청 검사실에 다녀왔습니다. 피의자 면담에 변호인으로 들어갔습니다.
검사실 분위기는 예전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차갑습니다.
달라진 것은
조서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10월 2일,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이 출범했습니다. 검사는 이제 사건을 직접 수사하지 않습니다. 수사는 경찰(일부 중대범죄는 중대범죄수사청)이 하고, 검사는 넘어온 기록을 보고 재판에 넘길지를 정합니다. 그런데도 공소청은 피의자를 불렀습니다. 연락은 출석요구서가 아니라 전화였고, 「피의자 면담」이라고 했습니다.
수사를 못 하는 검사가, 왜 부르는가
피의자 면담은
피의자신문이 아닙니다.
개정 형사소송법은 검사의 직접 수사를 없애면서, 검사가 기소 여부를 정하기 전에 피의자의 의견을 직접 들을 수 있는 절차를 따로 두었습니다. 법에 적힌 이름은 「사실관계 확인」입니다(형사소송법 제245조의13). 전화로는 '피의자 면담'이라고 하지만, 경찰 수사가 끝나 공소청으로 넘어온 사건이라면 대개 이 절차입니다.
검사는 이 면담을 거친 뒤 사건을 재판에 넘길지(기소), 경찰에 수사를 더 요구할지(보완수사요구), 여기서 끝낼지(불기소)를 정합니다.
면담에 응해야 할 의무를 정한 조항은 없습니다. 다만 나가지 않으면, 검사는 경찰이 만든 기록과 이쪽에서 낸 서면만 보고 정합니다.
오늘 검사실에서 있었던 일

검사는 기록을 보고 몇 가지를 짚어 직접 물었습니다. 예전 검찰 조사에서는 수사관이 신문을 마친 뒤 검사가 들어와 몇 가지를 골라 묻곤 했습니다. 오늘 면담은 그 뒷부분만 떼어 온 것과 거의 같았습니다. 메모는 허용됐습니다. 피의자에게는 그 자리에서 진술서를 쓰게 했고, 검사는 면담 내용을 보고서로 정리해 그 진술서와 함께 기록에 붙이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변호인으로서는 예전보다 편했습니다. 피의자신문이 아니어서일 겁니다. 묻고 답하는 말이 한 줄씩 조서로 적히지 않으니, 의견을 말하고, 검사가 어디에 반응하는지 떠보고, 피의자와 이야기하면서 진술의 방향을 정리하는 일이 한결 수월했습니다.
공소청이 10월 2일부터 시행한 「구속영장 청구 전 면담 및 사실관계 확인에 관한 지침」이 정한 면담은 이보다 격식을 갖춥니다. 면담을 위한 공간을 따로 두고, 기일 3일 전까지 일시·장소와 면담이 필요한 이유를 알립니다. 검사석을 가운데 두고 오른쪽에 경찰, 왼쪽에 피의자와 변호인, 맞은편에 고소인 등 사건관계인이 앉습니다. 참석자가 여럿이면 검사의 안내, 경찰의 의견, 피의자·변호인의 의견, 사건관계인의 의견, 검사의 질문 순서로 진행합니다. 시작할 때는 피의사실의 요지와 면담 목적, 진술거부권,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권리, 녹음·녹화될 수 있다는 것, 메모해도 된다는 것을 알립니다.

오늘 면담은 이 가운데 검사의 질문과 피의자의 답이 거의 전부였습니다.
이번 사건은 10월 2일 전부터 진행되던 사건이었습니다. 이런 사건 가운데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 검사가 이미 영장을 청구한 사건, 서로 얽혀 나누어 처리하기 어려운 사건 등에는 90일 동안 옛 법이 계속 적용됩니다. 지침도 그런 사건에는 지침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정했습니다. 처음부터 공소청으로 넘어오는 사건이라면, 면담은 지침의 순서를 더 갖춰 열릴 수 있습니다.
그 보고서는 조서가 아닙니다
예전 검찰 조사가 남기던 것은 피의자신문조서였습니다. 묻고 답한 내용을 적고, 피의자가 읽어 본 뒤 서명했습니다.
면담이 남기는 것은 「면담·사실관계 확인 결과보고서」입니다. 공소청 직원이 쓰고 검사가 확인해 서명합니다. 지침에는 피의자가 이 보고서를 읽고 서명하는 절차가 없습니다. 보고서에는 피의자와 변호인의 주장을 포함한 면담의 요지, 그리고 검사가 결정할 때 근거로 삼을 사항이 적힙니다.
그리고 형사소송법은
이 절차에서 얻은 진술과
자료를 검사가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없다고
정했습니다(제245조의13 제3항).
면담 중에 쓴 진술서도 이 절차에서 얻은 자료입니다.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를 증거로 쓰는 요건을 정하던 조항(제312조 제1항)도 이번 개정으로 삭제됐습니다.

예외가 있습니다. 10월 2일 전에 검사가 받아 둔 조서, 그리고 옛 법이 계속 적용되는 사건에서 검사가 받는 조서는 예전 기준에 따라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면담이라고 불렀는데 묻고 답한 내용을 조서로 적고 서명하라고 한다면, 그것은 면담이 아니라 피의자신문일 수 있습니다.
서명하기 전에
어떤 절차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증거가 안 되는데, 왜 중요한가
증거로 쓰이지 않는다고 해서 가볍게 볼 절차는 아닙니다. 이 면담은 검사가 기소 여부를 정하기 직전에 열리고, 검사는 결과보고서에 적힌 주장과 근거를 놓고 결정합니다. 지침은 검사가 보완수사를 요구하거나 불기소 결정을 할 때 이 보고서의 내용을 그대로 가져다 쓸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형사변호사로서 저는 이 절차가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기소 여부를 정할 검사에게 변호인이 직접 말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검사가 무엇을 묻는지 들으면, 검사가 무엇을 중요하게 보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바로 답할 수 있습니다. 서면을 내고 결과를 기다리는 것과는 다릅니다.
오늘 면담도 결론을 정해 놓고 치르는 형식이 아니었습니다. 검사는 판단에 필요한 곳을 물었고, 그 답과 진술서가 판단에 들어갑니다.
아직 결과를
움직일 수 있는 절차입니다.
전화를 받았다면
전화를 받고 바로 날짜를 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검사는 면담 일시와 장소를 피의자와 협의해야 하고, 변호인이 있으면 변호인과도 협의해야 합니다(공소청사건사무규칙 제36조). 무슨 일로 부르는지도 물어보면 됩니다. 지침은 면담이 필요한 이유를 알리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공소청을 사칭한 전화가 걱정되면, 끊고 해당 공소청 대표번호로 직접 걸어 확인하면 됩니다.
면담에는 변호인과 함께 갈 수 있습니다. 검사는 피의자의 의견을 들을 때 변호인이 참여하는 등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245조의13 제5항).
할 말은 미리 서면으로 정리해 가는 것이 좋습니다. 의견서와 유리한 자료는 낼 수 있고, 낸 서면은 기록에 붙습니다. 오늘처럼 면담 중에 진술서를 쓰게 될 수도 있으니, 무엇을 적을지 미리 정해 두면 급하게 쓰지 않아도 됩니다.
메모는 해도 됩니다. 지침은 기억을 위해 메모할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알리도록 정했고, 녹음·녹화 중이 아니라면 변호인이 노트북으로 메모하는 것도 막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혐의를 부인하고 사실관계가 복잡한 사건이라면, 지침은 전화나 서면으로 끝내지 말고 기일을 열어 직접 듣는 것을 원칙으로 세웠습니다(지침 제14조). 면담 없이 처리될 것 같다면, 기일을 열어 달라고 요청할 근거가 됩니다.
조서는 없었습니다. 남는 것은 보고서 한 장과 진술서입니다.
재판에서 증거로는
쓰이지 않지만,
기소 여부를 정하는 검사가
읽는 것은 그 한 장입니다.
(2026년 10월 8일 현재 형사소송법, 공소청사건사무규칙, 공소청 지침 기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