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2026년 10월 11일 · 변호사 김영빈

파주 냉동창고 살인 사건 — 「사망할 줄은 몰랐다」는 말도 변호인은 법정에서 합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1507회가 다룬 파주 냉동창고 사건의 경과를 방송과 보도로 요약하고, 피고인의 「사망할 줄은 몰랐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이유를 살인의 고의에 관한 판례로 살핍니다. 그럼에도 변호인이 그 주장을 법정에서 하는 이유와, 변호인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밝힙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 1507회 방송 요약,

27시간 동안 열어 주지 않은 문,

그리고 그 말을 법정에서

해야 하는 변호인

10월 10일 밤 SBS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 1507회는 「얼어붙은 거짓 시나리오 - 파주 냉동창고 살인 사건」이었습니다. 9월 4일 파주의 한 카페 냉동 컨테이너에서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입니다. 여성을 가둔 카페 업주는 지금도 이렇게 말합니다.

「우발적으로 벌어진 일이고

사망할 줄은 몰랐다」

방송에 나온 사실만 놓고 보면

무리한 말입니다.

그래도 피고인이

그 말을 하겠다면,

법정에서 그 말을 하는 사람은

변호인입니다.

1. 방송이 보여 준 27시간

9월 3일 오전, 이 씨(방송 가명)가 서울 영등포에 있는 자기 사무실 앞에서 서류를 든 남성과 함께 차에 올랐습니다. 가족에게는 큰돈 문제를 해결하러 간다고 하고 나선 길이었습니다. 방송은 출발 직전의 CCTV를 찾아냈습니다. 그 남성이 상품권 거래를 중개하던 최 씨(방송 가명)였습니다.

상품권은 원래 최 씨가 확인하기로 돼 있었습니다. 거래 전날, 상품권을 파는 쪽인 카페 업주 신 씨(방송 가명)가 사람을 바꿔 달라고 했습니다. 경찰 발표로는 「상품권 주인이 감정인으로 여성을 원한다」는 이유였는데, 그 상품권 주인은 신 씨가 지어낸 사람이었습니다. 검찰이 밝힌 신 씨의 요구는 「고령자를 보내 달라」였습니다.

최 씨는 아는 사이인 이 씨에게 확인을 부탁했습니다. 이 씨는 상품권과 상관없는 일을 하던 사람이었고, 경찰은 이 씨가 거래에서 자기가 무슨 역할을 하는지도 구체적으로 몰랐던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파주에서 이 씨를 만난 신 씨는 「위치 노출을 피해야 한다」며 이 씨의 휴대전화를 차에 두고 내리게 했습니다. 그리고 상품권이 창고에 있다며 카페 주차장 구석의 냉동 컨테이너로 데려갔습니다. 오전 11시 13분쯤, 처음 만난 지 1시간이 되지 않은 때였습니다.

컨테이너 안에는 상자 10개가 있었습니다. 50만 원권 백화점 상품권 10만 장, 액면으로 500억 원어치였고 모두 가짜였습니다. 신 씨가 7월 말 인쇄업체에 영화 소품이라며 맡겨 8월 31일 찍어 냈습니다.

최 씨와 영상통화로 상품권을 보여 주던 중, 신 씨는 혼자 밖으로 나와 문을 자물쇠로 잠갔습니다. 신 씨는 이 씨가 상품권이 가짜라는 것을 알아채자 당황해서 가뒀다고 주장합니다.

그 컨테이너는 1주일 전인 8월 27일 새벽에 카페로 들어왔습니다. 신 씨가 식품을 보관해야 한다며 업체에서 급히 빌린 것이었고, 창도 전등도 없이 안에서는 문을 열 수 없는 구조였습니다. 방송에 따르면 신 씨는 범행 전날 직원들에게 냉동창고 온도를 영하 25도로 맞추라고 지시하고, 다음 날은 출근하지 말고 쉬라고 했습니다.

이 씨를 가둔 뒤 신 씨는 카페를 나갔다 들어오기를 여러 차례 했습니다. 이 씨의 휴대전화는 꺼진 채 신 씨가 가지고 있었고, 이따금 켜질 때마다 카페가 아닌 곳에서 신호가 잡혔습니다. 경찰은 신 씨가 추적에 혼선을 주려고 휴대전화를 껐다 켰다 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자정을 막 넘긴 9월 4일 0시 6분, 이 씨의 딸이 실종 신고를 했습니다. 신 씨는 새벽 2시 40분과 3시 46분 실종 수사관과 통화하면서 이 씨와 헤어진 곳을 카페가 있는 마을이 아닌 다른 마을로 댔고, 경찰은 아침 7시까지 그곳을 뒤졌습니다. 방송에 나온 담당 검사는 신 씨가 「특히 오전에 이미 헤어졌다며 구체적으로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아침이 되자 경찰은 주변 CCTV에서 이 씨와 신 씨가 함께 카페 부지로 들어가고 신 씨 혼자 나오는 장면을 찾았습니다.

추궁 끝에 신 씨는 이 씨를 가둔 사실을 인정했고, 오후 2시 31분 서울 영등포의 한 주차장에서 체포됐습니다. 이 씨의 사무실이 있는 곳이었고, 신 씨 곁에는 최 씨가 있었습니다. 5분 뒤 경찰은 컨테이너 출입문 쪽에서 얼어붙은 이 씨를 찾았습니다. 갇힌 지 약 27시간, 외상 없는 저체온사였습니다.

자물쇠를 채운 뒤의 시간표 도해 — 컨테이너에 가둔 오전, 버틸 수 있는 시간 약 4시간, 실종 신고와 다른 마을을 댄 통화, 체포와 발견까지

방송은 최 씨의 정체도 쫓았습니다. 수사기관은 최 씨가 누구인지는 수사 중이라 답할 수 없다면서도, 최 씨가 신 씨의 범행 계획을 알고 이 씨를 위험에 빠뜨린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500억 원어치 상품권을 누가 왜 사려 했는지도 방송은 길게 다뤘지만, 추측을 넘어 확인된 것은 거의 없습니다.

방송은 같은 사양의 컨테이너로 실험도 했습니다. 컨테이너는 약 5시간 만에 영하 25도까지 내려갔고, 문을 닫자 안은 완전히 캄캄해졌습니다. 문을 차고 소리를 질러도 밖에서는 희미하게만 들렸습니다. 방송에 나온 전문가는 그 안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시간을 약 4시간으로 추정했습니다.

검찰은 10월 1일 신 씨를 피유인자살해와 유가증권위조·위조유가증권행사 혐의로 구속기소했습니다. 검찰은 신 씨가 상품권을 확인하러 온 사람을 살해해 행방불명으로 만들고, 그 사람이 상품권을 들고 사라졌다며 매수 쪽에서 수십억 원의 위약금이나 수수료를 받아 내려 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또 신 씨가 최 씨를 알기도 전에 제3자와 통화하며 이 계획을 말한 녹음 파일도 확보했다고 했습니다. 신 씨에게는 10억 원이 넘는 빚이 있었습니다.

신 씨의 말은 여러 번 바뀌었습니다. 검찰은 신 씨가 처음에는 이 씨가 상품권이 가짜인 것을 알아채 가뒀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우발적으로 창고 문을 닫았다는 쪽으로 진술을 바꿨다고 밝혔습니다. 냉동창고를 들인 이유도 처음에는 살인을 염두에 뒀다고 했다가, 추운 창고에 두면 상품권이 가짜인 것을 알아차리기 어려울 것 같아서였다고 바꿨다는 보도가 있습니다(연합뉴스 9월 9일).

검찰은 수사에 혼선을 주려고 진술을 계속 바꾼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재판을 앞둔 지금도 신 씨의 입장은 방송이 전한 그 말 그대로입니다.

2. 「사망할 줄은 몰랐다」가 받아들여지면 치사입니다

검찰이 적용한 피유인자살해는 꾀어낸 사람을 살해한 죄입니다. 돈을 얻을 목적으로 사람을 꾀어내면 그것만으로 영리유인죄가 되고(형법 제288조 제1항), 그렇게 꾀어낸 사람을 살해하면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입니다(형법 제291조 제1항).

「사망할 줄은 몰랐다」는 이 죄명에서 살해를 빼려는 말입니다. 죽을 수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가뒀는데 사람이 숨진 것이라면 살인이 아니라 치사입니다. 꾀어낸 사람을 숨지게 한 죄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고(형법 제291조 제2항), 꾀어냈다는 것까지 인정되지 않으면 감금치사로 3년 이상의 징역입니다(형법 제281조 제1항).

죽을 줄 몰랐다는 말이

받아들여지면,

어느 쪽이든 사형은 빠집니다.

3. 방송에 나온 사실대로라면 치사는 어렵습니다

죽을 줄 알았는지는 피고인의 말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살인의 고의에 살해의 목적이나 계획이 꼭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기 행위로 사람이 죽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식하거나 예견했다면 충분하고, 그 인식이 확정적이지 않은 미필적 고의여도 됩니다.

피고인이 고의를 부인하면 법원은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동기, 준비한 도구, 사망할 가능성의 정도, 범행 뒤에 결과를 막으려 했는지까지 범행 전후의 객관적인 사정을 모아 판단합니다(대법원 2000. 8. 18. 선고 2000도2231 판결).

이 사건에서 신 씨는 냉동 컨테이너를 1주일 전에 들였고, 전날 온도를 영하 25도로 맞추게 했습니다. 이 씨의 휴대전화는 차에 두게 했고, 안에서는 열 수 없는 문을 밖에서 자물쇠로 잠갔습니다.

전문가의 추정으로는 그 안에서 버틸 수 있는 시간이 약 4시간이었습니다. 신 씨는 이 씨가 살아 있었을 수 있는 그 시간에도 카페를 나갔다 들어오기를 반복했지만 문을 열어 주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 새벽 실종 수사관에게는 헤어진 곳을 다른 마을로 댔습니다. 가둔 직후 AI에 「냉동창고에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 되나」라는 취지로 물었다는 보도도 있습니다(MBC 9월 9일).

2012년 1월 사람을 납치해 냉동탑차 적재함에 가둬 두었다가 숨지게 한 사건에서, 피고인들은 피해자에게 물과 음식을 주고 이불을 덮어 주며 상태를 살폈으니 피해자가 「사망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하였다」고 다퉜습니다.

법원은 피고인들이 납치할 때는 살해할 의사가 없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살인을 유죄로 판단했고, 대법원도 확정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12. 11. 15. 선고 2012노2479 판결, 대법원 2013. 2. 14. 선고 2012도14601 판결).

… 피해자를 약 10일 동안 냉동탑차에 동일한 상태로 감금한다는 것은 적어도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겠지만, 이를 감수하겠다는 의사 없이는 도저히 행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 사건의 감금은 약 10일이었고, 피해자는 온몸이 묶여 있었습니다. 이 사건은 27시간입니다. 하지만 이 사건의 컨테이너는 이 씨가 들어가기 전부터 영하 25도로 맞춰져 있었습니다.

처음 문을 닫은 것이 정말 우발이었다고 해도, 그것만으로 치사가 되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미성년자를 꾀어내 묶어 둔 피고인이 그 상태를 유지했을 뿐인데 피해자가 숨졌다면 감금치사이지만, 감금이 이어지던 어느 시점에 살해할 마음이 생겨 방치해 숨지게 했다면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라고 했습니다(대법원 1982. 11. 23. 선고 82도2024 판결).

그 사건의 피고인은 탈진한 피해자를 두고 나오면서, 그대로 두면 죽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문을 잠근 사람도, 이 씨가 그 안에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도 신 씨였고, 신 씨는 27시간 동안 그 문을 열어 주지 않았습니다.

방송에 나온 사실이 법정에서도

그대로 인정된다면,

저는 이 사건이

치사로 내려갈 여지는

거의 없다고 봅니다.

밤길 갈림길 앞 차 안에서 운전석의 사람과 조수석의 사람을 뒤에서 본 그림 — 「핸들은 피고인이 잡습니다」라는 글귀가 얹힌 칼럼 대표 이미지

4. 그래도 변호인은 그 말을 합니다

이런 기록을 받으면 제가 피고인에게 처음 하는 말은 「그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입니다. 무엇을 잃는지도 같이 말합니다. 끝까지 부인하면 반성했다는 사정을 내세우기 힘듭니다. 양형기준이 말하는 「진지한 반성」은 범행을 인정한 구체적 경위를 살펴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길도 보여 줍니다. 드러난 사실은 다투지 않고 죽을 줄 알았느냐만 다투면서, 사람이 죽은 결과는 뉘우치는 길입니다. 냉동탑차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인들이 「살인의 범의를 다투고 있으나 … 결과에 대하여는 깊이 뉘우치고 있는 점」을 형을 정하는 데 유리한 사정으로 들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하는 말 그대로 끝까지 다툴 이유가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 유족과 합의할 돈이 없을 때입니다. 양형기준은 살인과 치사 모두에서 처벌불원이나 실질적인 피해 회복을 형을 크게 줄이는 사정으로 두는데, 줄 돈이 없으면 처음부터 기대할 것이 없습니다. 인정해서 얻는 몫이 그만큼 작아집니다.

· 피고인이 정말로 우발이었고 죽을 줄 몰랐다고 기억하고, 그렇게 인식하고 있을 때입니다. 본인이 그렇게 기억하는 것을 인정으로 바꾸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 지능이 매우 낮거나 심신미약 사유가 있을 때입니다.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느냐는 판단부터 달라질 수 있고, 심신미약이면 형을 줄일 수 있습니다(형법 제10조 제2항).

가능성은 낮습니다.

해볼 만은 합니다.

이 모든 것을 들은 뒤 어느 쪽으로 갈지는 피고인이 정합니다. 변호인은 조언할 수 있지만, 핸들은 피고인이 잡고 있습니다. 재판을 받는 사람도, 그 결과를 감당하는 사람도 피고인입니다.

피고인이 다투기로 하면 변호인은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다 합니다. 검사가 내놓은 증거가 정말 고의를 증명하는지 하나하나 따지고, 세월호 사건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대법관 3명이 쓴 문장을 법정에 들고 갑니다.

결과가 아무리 중대해도 그것을 이유로 부작위에 의한 살인의 고의를 쉽게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문장입니다(대법원 2015. 11. 12. 선고 2015도6809 전원합의체 판결의 보충의견).

할 수 없는 것도 있습니다. 대법원은 변호인이 대변하는 이익은 「법적으로 보호받을 가치가 있는 정당한 이익」으로 제한되고, 법원에 적극적으로 거짓 진술을 하거나 피고인에게 거짓 진술을 하게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12. 8. 30. 선고 2012도6027 판결). 피고인이 기억하는 대로 말하는 것을 법정에 옮기는 일과, 변호인이 거짓을 지어내는 일은 다릅니다.

그 말은 유족이 지켜보는 법정에서 해야 합니다.

받아들여지기 어렵다고

제가 피고인에게

말한 주장을,

제 입으로 해야 합니다.

그래도 합니다.

5. 길은 변호인이 보여 줍니다

저는 변호인을 네비게이터라고 부릅니다. 비유로 하는 말이 아닙니다. 변호인이 하는 일을 거의 그대로 적은 말입니다. 목적지까지 갈 수 있는 길을 보여 주고, 길마다 무엇이 기다리는지 미리 말합니다. 핸들은 운전자가 잡습니다.

운전자가 다른 길로 들어서면,

거기서 다시 경로를 찾습니다.

사건의 경과는 2026년 9월과 10월의 언론 보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1507회 방송, 검찰 발표에 나온 내용입니다. 재판을 앞둔 사건이고, 유죄 여부와 형은 법원이 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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