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 2026년 7월 10일 · 변호사 김영빈

통매음 — 게임 채팅의 욕설은 어디부터 성범죄가 될까요

게임 채팅의 성적 욕설, 언제나 통매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올해 1월 대법원이 그 선을 그었습니다 — '분풀이'와 '성적 조롱'의 갈림, 벌금이냐로 갈리는 신상등록, 피해자를 모르는 사건에서 형사조정으로 기소유예에 닿은 설계, 고소하는 쪽의 두 벽까지.

올해 1월, 대법원이 그 선을 그었습니다

통매음, 커뮤에서 참 많이 보이는 말입니다. 게시글에서는 “PDF떠놨어!”, “이미 PDF를 떠놨는데 제가 뭘 할 수 있죠?”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 롤이라면 어머니 안부(-_-a)를 묻다가, 소위 말하면 ‘선 넘는’ 채팅을 친 경우가 대표적이겠죠.

따라서 이 게시물을 보시는 분은 대체로 다음 케이스라고 생각하고 씁니다. 즉, 게임을 하다 욕설이 오갔는데 상대가 “통매음으로 고소한다”고 했거나, 이미 경찰서에서 출석 요구 연락을 받으셨거나. 반대로, 채팅으로 성적인 모욕을 당해서 이걸 고소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중이시거나.

양쪽 모두에게 먼저 답을 드리면 — 게임 채팅의 욕설도 성범죄가 됩니다. 그런데 언제나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올해 1월 대법원이 그 선을 정리했고, 어느 쪽에 서 있느냐에 따라 이 판결이 방패가 되기도, 벽이 되기도 합니다.

이름은 줄임말처럼 가벼운데, 죄명은 성폭력범죄입니다

통매음.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의 줄임말입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3조 —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컴퓨터 같은 통신매체를 통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글·그림·영상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

인터넷 은어처럼 불리다 보니 벌금 몇십만 원짜리 경범죄쯤으로 아는 분들이 많은데, 조문이 앉아 있는 자리를 보셔야 합니다. 강간, 강제추행과 같은 법률 안에 있습니다. 유죄가 확정되면 ‘성폭력범죄’ 전력이 됩니다.

그리고 이 죄에는 형량보다 무거운 것이 붙어 있습니다. 징역형이나 집행유예가 확정되면 성범죄자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됩니다. 벌금형이면 등록에서 제외됩니다 — 법이 통매음에 대해서는 그렇게 선을 그어 두었습니다. 같은 유죄인데 벌금이냐 아니냐로 ‘신상등록이 되는 사람’과 아닌 사람이 갈리는 것입니다. 판결 없이 기소유예로 끝나면 그 문제는 애초에 생기지 않습니다. 거기다가 성범죄경력조회서에 관한 글에서 적었던 그 구조가, 여기서도 똑같이 작동합니다.

따라서, 통매음 사건의 목표가 “벌금으로 막자”가 아니라 그보다 앞쪽에 있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올해 1월, 대법원이 그은 선

사안은 이랬습니다. 모바일 게임에서 만난 두 사람이 서로 심한 욕설을 주고받으며 다툼이 격해졌고, 한쪽이 화가 나서 성기를 들먹이는 욕설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아래 법원들은 유죄로 봤습니다. 성적 수치심을 주는 표현이 맞으니까요. 판결문에 인용된 날 것의 원문은 이렇습니다.

피고인은 모바일 게임 중 알게 된 피해자(남, 25세)의 연락처를 알아 낸 후 2021. 11. 13. 19:15경 카카오톡 메신저를 이용하여 피해자에게 **“개너털보O새끼”, “보O에 구멍도 안 들어갈 거같이 실O인 새끼가”**라는 메시지(이하 ‘이 사건 메시지’라 한다)를 전송하였다.

대법원 2025. 1. 9. 선고 2023도17539 판결

와우… -_-a;;;; 원문을 그대로 인용하면 제 블로그가 닫힐 위험이 있어서 O로 몇군데 처리했습니다만, 판결문에는 원문 그대로입니다… 그리고 이걸 대법원까지 가는 용기를 일단 칭찬하겠습니다만… 여튼, 1/2심의 유죄 판결에 대해

대법원은 이걸 정면으로 뒤집었습니다.

이 죄는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 있어야 하는 범죄입니다. 대법원은 그 성적 욕망에 “상대방을 성적으로 비하하고 조롱해서 심리적 만족을 얻으려는 욕망”까지 포함된다고 봅니다 — 분노와 섞여 있어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이 사건처럼 서로 욕설을 주고받다가 격분해서 단발로 던진 말이라면, 주된 목적은 분풀이지 성적 만족이 아니라고 볼 여지가 크다는 것입니다. 표현에 성적인 단어가 들어 있다는 것만으로 목적까지 단정할 수는 없다 — 그게 올해 1월에 그어진 선입니다.

실제 사건들을 이 선 위에 올려 보면 갈림이 보입니다. 상대방의 아내나 여자친구를 특정해서 구체적인 성적 행위를 묘사하는 메시지를 반복해 보낸 사안 — 유죄. 게임이 뜻대로 안 풀리자 처음 보는 상대에게 흔히 말하는 패드립 한 줄을 던진 사안 — 무죄. 가르는 재료는 대충 이렇습니다. 특정한 사람을 성적 대상으로 삼았는가. 표현이 얼마나 구체적인가. 한 번인가 반복인가. 전후에 무슨 대화가 오갔는가. 그러니 게임 상에서 더~럽게 못하는 유미(--) 혹은 티모(--^) 서폿에게 단발로 “개ㅈ박은 ㅂㅈ년아!” 라고 한다고 해서 통매음이 되지는 않습니다(물론 전후에 긴~ 채팅이 있다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별개로 계정 정지나 챗 정지는 또 별개입니다만)

그러니 “성적인 욕을 했다 = 통매음”도 틀렸고, “게임 욕설은 원래 처벌 안 된다”도 틀렸습니다. 사건은 그 사이 어딘가에 떨어지고, 어디에 떨어졌는지를 읽는 것부터가 일입니다.

다툴 수 없는 사건은, 다른 것을 다툽니다

제가 다룬 사건 중에는 이런 사건이 있었습니다. 20대 수험생이 새벽에 술에 취한 채 게임을 하다가, 같은 팀 상대에게 성적인 조롱이 담긴 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냈습니다. 한 번의 실언이 아니라 반복이었고 사진까지 있었습니다. 위에서 본 갈림길에서 무죄 쪽으로 다퉈 볼 자리가 없는 사건 — 그렇다면 싸울 곳은 죄의 성립이 아니라 사건의 끝모양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 죄 특유의 문제가 하나 나타납니다. 사과를 하고 싶어도 상대가 누군지 모릅니다. 게임에서 무작위로 만난 사이라, 피해자도 가해자를 모르고 가해자도 피해자를 모릅니다. 닉네임만 아는 사람에게 합의를 청할 방법은 없습니다.

그 사건에서는 수사기관에 형사조정 절차로 보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형사조정은 수사기관이 중간에서 자리를 만들어 주는 절차라, 서로 연락처를 모르는 채로도 피해자에게 사죄와 배상의 뜻이 닿을 수 있는 — 사실상 유일한 — 통로입니다. 조정에서 합의가 이루어졌고, 피해자는 처벌불원서를 써 주었습니다. 반성문과 전과 없는 삶의 기록이 더해졌고, 사건은 두 달이 채 되기 전에 기소유예로 끝났습니다.

판결이 없으니 신상등록도, 경력조회의 문제도 생기지 않았습니다. 채팅 몇 줄로 시작된 성폭력범죄 사건의 끝으로는, 아마 거기가 닿을 수 있는 가장 앞쪽일 겁니다.

고소하는 쪽에서 보면, 같은 선이 벽이 됩니다

반대편도 대리해 본 적이 있습니다. 게임 중에 어머니를 들먹이는 성적인 욕설을 들은 분의 통매음 고소였습니다. 결과는 불송치 — 혐의를 묻지 못하고 끝났습니다. 이게 전형적인 ‘단발성 분풀이’ 였고, 위 대법원 판결 전의 케이스였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결론이 난 것이었습니다.

고소하는 쪽에는 벽이 두 개 있습니다.

하나는 사람의 벽입니다. 상대를 닉네임으로만 압니다. 수사기관이 게임 회사를 통해 신원을 확인해 줘야 하는데, 이 절차는 생각보다 느리고, 생각보다 자주 벽에 부딪힙니다. 특정이 안 되면 사건은 시작도 못 합니다.

다른 하나가 바로 위의 그 선입니다. 격한 말싸움 끝에 나온 욕설이라면, 아무리 저열해도 ‘분노 표출’로 읽혀 통매음의 목적 요건에서 미끄러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목적은 고소인이 아니라 검사가 증명해야 하는 요건입니다. 수사기관이 “싸우다 나온 욕설”이라고 정리하는 순간 사건은 기울어집니다.

그래서 고소를 생각하신다면 — 화면 몇 장이 아니라 대화의 전체 흐름을 보존하셔야 합니다. 일방적으로 시작됐다는 것, 한 번이 아니라는 것, 내가 응수하기 전부터 성적인 표적이 됐다는 것이 기록으로 보여야, ‘분풀이’ 서사를 넘을 수 있습니다. 고소는 접수가 아니라 입증의 설계라는 이야기를 강간 고소에 관한 글에서 적었는데, 통매음은 그 설계가 더 정밀해야 하는 죄입니다.

같은 채팅창인데, 죄명은 여러 가지로 갈립니다

‘정보통신망법 위반’이라는 말과 통매음을 섞어 쓰는 분들이 많은데, 채팅창에서 벌어지는 일의 죄명 지도는 이렇게 갈립니다.

특정한 상대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말을 ‘도달’시키면 — 방금까지 본 통매음입니다. 성폭력처벌법이고, 성범죄입니다. 반면 특정 상대가 아니라 게시판이나 단체방에 음란한 글·영상을 ‘배포하거나 전시’하면 정보통신망법의 음란정보 유통죄 쪽으로 갑니다. 이쪽은 성범죄 전력이 되지 않고 법정형도 다릅니다(1년 이하·1천만 원 이하). 어느 조문이 적용되느냐로 사건의 무게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입니다.

사실을 적시해 사람을 깎아내리면 정보통신망법의 사이버 명예훼손(사실이면 3년 이하, 거짓이면 7년 이하 —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진행되지 않는 반의사불벌죄), 성적이지도 사실적시도 아닌 순수한 욕설이면 형법의 모욕죄(여러 사람이 보는 자리였는지가 관문인 친고죄), 공포심을 주는 메시지를 반복해서 보내면 협박죄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참고로 정보통신망법은 지난주에 개정법이 시행되면서 허위조작정보 유통 금지까지 품게 됐습니다 — 이 법의 그물은 계속 넓어지는 중입니다.

한 판의 게임, 한 줄의 채팅에서 출발한 사건이 이 지도의 어디에 앉는지에 따라 — 성범죄가 되기도, 반의사불벌죄가 되기도, 아예 죄가 아니기도 합니다. 죄명을 읽는 것이 사건의 절반입니다.

채팅 기록부터 지키십시오 — 어느 쪽이시든

보낸 쪽이라면, 지우고 싶으실 겁니다. 받은 쪽이라면, 보기 싫어서 지우실 겁니다. 양쪽 모두에게 같은 말씀을 드립니다. 지우면 안 됩니다. 맥락 전체가 남아 있는 기록이, 보낸 쪽에게는 “분풀이였지 그 이상이 아니다”의 증거가 되고, 받은 쪽에게는 “분풀이가 아니라 표적이었다”의 증거가 됩니다. 같은 기록이 서 있는 자리에 따라 다른 말을 합니다.

익명이 지워 주는 것은 이름이지 책임이 아닙니다. 채팅창 밖에서 그 한 줄을 어떻게 읽을지는, 이제 법원이 기준을 갖고 있습니다.


창원·경남에서 통매음이나 게임·채팅 관련 사건으로 — 조사를 앞두고 계시든, 고소를 준비하시든 — 내 사건이 그 선의 어느 쪽인지부터 한 번 상의하십시오. 아인법률사무소 · 변호사 김영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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