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 2026년 10월 24일 · 변호사 김영빈
산재처리방법 - 해야 할 일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일하다 다쳤을 때 산재는 회사가 아니라 다친 사람이 근로복지공단에 신청하며, 회사의 동의나 도장은 필요 없습니다. 다친 날의 첫 진료기록, 공상 합의서 앞에서 서명을 미루는 일, 요양급여 신청, 휴업급여 청구, 장해급여 신청까지 시기마다 할 일을 하나씩 짚었습니다. 불승인 결정을 다툴 때와 회사에 위자료와 남은 손해를 청구할 때가 상담이 필요한 2곳입니다.
다친 날부터 장해등급까지,
시기마다 할 일은 하나씩입니다

일하다 다쳤다면, 산재 처리는 회사가 해 주는 것이라고들 생각합니다. 반대입니다.
다친 사람이 근로복지공단에
직접 신청합니다.
회사의 동의도, 도장도 필요 없습니다. 다친 날부터 장해등급까지 실제로 손을 써야 하는 일은 시기마다 하나씩, 다 합쳐 5가지입니다. 그중 하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입니다. 공단 결정에 이의가 생기거나 회사와 배상을 정할 때는, 서류를 들고 상담받으십시오.
요양급여, 휴업급여, 공상, 장해등급, 심사청구. 다치고 나면 처음 듣는 말이 한꺼번에 쏟아집니다. 이 말을 다 이해하지 않아도 산재는 처리됩니다. 지금 내가 있는 시기의 일 하나만 하시면 됩니다.
다친 날 — 병원에서 할 말은 한 문장입니다

치료가 먼저입니다. 서류도, 회사와 할 이야기도 전부 뒤로 미뤄도 됩니다.
할 일: 진료실에서 "일하다 다쳤습니다"라고 말하기. 그게 전부입니다.
언제, 어디서, 무슨 작업을 하다 다쳤는지가 첫 진료기록에 남습니다. 산재 처리 전체에서 가장 값싸고 가장 힘이 센 증거가 이것입니다. 몇 달 뒤 "그 부상이 정말 일 때문이냐"를 다투게 되었을 때, 사고 당일 의무기록의 첫 줄만큼 강한 문서를 저는 본 적이 없습니다.
몸을 움직일 수 있을 정도라면, 휴대폰으로 그 자리에서 남겨 둘 것이 4가지 있습니다.
· 사고 난 자리 사진 — 다친 지점만이 아니라 기계·바닥·주변까지 넓게
· 함께 있던 동료의 이름과 연락처
· 근처 CCTV가 어디 있는지 — 영상은 한 달 안에 지워지는 경우가 많으니, 위치만 알아 둬도 다릅니다
· 그날 작업을 지시받은 기록 — 문자, 카톡, 작업일지
이 넷은 나중에 구하려면 어렵고, 그날 챙기면 쉽습니다.
며칠 안에 — "공상으로 하자"는 말이 나옵니다
이 무렵 회사에서 먼저 연락이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산재 말고, 치료비는 회사가 다 댈게." 현장에서 공상이라고 부르는 처리입니다.
할 일: 없습니다. 오늘 서명하지 않는 것이 전부입니다.
공상 합의서에 서명했다고 산재를 신청할 수 없게 되지는 않습니다. 산재보험 급여는 근로복지공단이 다친 사람에게 주는 돈이라, 회사와 쓴 합의서가 공단에 내는 신청을 막는 조문은 법에 없습니다. 다만 같은 치료비나 휴업 보상을 회사와 공단에서 두 번 받을 수는 없어, 회사가 먼저 지급한 돈은 정산 대상이 됩니다.
3일 안에 나을 부상이라면 산재에서는 치료비도 휴업급여도 나오지 않으니, 회사가 치료비를 대는 것이 맞습니다. 그보다 오래 쉬어야 하거나, 허리·무릎·머리처럼 몇 달 뒤에야 제대로 아파 오는 부상이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치료가 길어지거나 장해가 남으면 공상 합의금으로는 어림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서명은 그 부상이 며칠짜리인지 알게 된 뒤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합의서에 「향후 일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같은 문구가 있다면 더 조심하셔야 합니다. 이 문구는 산재 신청은 막지 못해도, 나중에 회사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 회사가 꺼내 드는 종이가 됩니다. 서명하기 전에 그 종이를 들고 물어보십시오.
한 달 안에 — 산재 신청은 회사가 아니라 내가 합니다
할 일: 요양급여신청서와 의사 소견서를 근로복지공단에 내기.
예전에는 신청서에 회사 확인을 붙여야 했지만, 2018년 1월 1일부터 그 확인이 빠졌습니다. "회사 도장부터 받아 오라"는 말을 들으셨다면 그때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공단이 신청 사실을 회사에 알리고 회사의 의견을 듣습니다. 회사가 "우리는 산재 처리 안 해 준다"고 잘라 말해도, 의견을 내는 것까지가 회사의 몫이고 신청은 됩니다. 회사를 그만두더라도 이미 생긴 권리는 그대로입니다. 산재를 신청했다는 이유로 해고하거나 불이익을 주면, 처벌받는 쪽은 회사입니다.
2026년 7월 1일부터는 회사가 버티기도 어려워졌습니다. 다친 사람이 근로계약서, 출퇴근 기록, 사업장의 유해·위험 자료를 달라고 하면 회사는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합니다. 공단이 사업장을 조사할 때 신청한 사람이 요구하면, 그 조사에 함께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산재보험 의료기관(흔히 말하는 산재 지정병원)에 계시다면 더 간단합니다. 원무과에 "산재로 하겠습니다"라고 말하고 동의하면 병원이 신청을 대신 해 줄 수 있습니다.
산재 처리 기간은 법으로는 7일입니다. 공단은 신청을 받은 날부터 7일 안에 결정해야 하지만, 사고 조사나 회사 의견을 듣는 기간은 그 7일에 들어가지 않아 실제로는 더 걸립니다. 그동안은 건강보험으로 치료받으시면 되고, 승인이 나면 그사이 낸 본인부담금 가운데 산재 치료비에 해당하는 금액을 공단에 청구해 돌려받습니다.
서두르실 이유는 기한보다 증거입니다. 산재 신청 기간은 한 달이 아니라 훨씬 깁니다. 그래도 시간이 갈수록 "그 부상이 정말 일 때문이냐"에 답할 기록이 흐려집니다. 그리고 요양급여와 휴업급여는 3년, 장해급여는 5년이 지나면 청구할 권리가 사라집니다.
쉬는 동안 — 휴업급여는 청구해야 나옵니다
승인이 나면 치료비는 공단이 냅니다. 요양 때문에 일을 못 한 날에 대해서는 평균임금의 70%가 휴업급여로 나옵니다. 일을 못 한 기간이 3일 이내면 나오지 않습니다.
할 일: 일하지 못한 기간의 휴업급여를 빠짐없이 청구하기.
휴업급여는 자동으로 들어오는 돈이 아닙니다. 청구하지 않은 날의 몫은 3년이 지나면 사라집니다. 임금이 낮은 분은 평균임금의 70%보다 더 받는 계산이 따로 있습니다. 그래도 받지 못한 나머지를 공단이 채워 주는 일은 없습니다.
치료가 끝나면 — 장해등급을 받습니다
다 나았거나, 더 치료해도 나아지지 않고 증상이 굳은 상태. 법은 이것을 "치유"라고 부르고, 여기서 요양이 끝납니다. 완치가 아니어도 치유입니다. 몸에 남은 문제가 있다면 이제 장해급여를 신청합니다.
할 일: 장해급여 신청하기.
공단이 1급부터 14급까지 등급을 정하고, 등급이 금액을 정합니다. 1~3급은 연금으로만, 8~14급은 한 번에 받는 일시금으로만 나옵니다. 4~7급은 연금과 일시금 가운데 본인이 고릅니다. 회사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생각이 있다면 고르기 전에 먼저 물어보십시오. 연금을 고르면 아직 몇 달 치밖에 받지 않았어도, 회사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는 일시금 전액을 이미 받은 것으로 보고 그만큼을 뺍니다.
불승인 결정이 나왔거나, 회사에 청구할 돈이 남았다면
여기까지가 산재보험의 절차이고, 사실 대부분 혼자 하실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변호사가 꼭 있어야 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불승인이 나왔거나 장해등급이 생각보다 낮게 나왔다면, 그때는 공단과 다툽니다. 결정을 안 날부터 90일 안에 심사청구를, 그 결과를 안 날부터 90일 안에 재심사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둘을 거치지 않고 불승인을 안 날부터 90일 안에 바로 행정소송을 낼 수도 있습니다. 어느 절차를 밟든, 불승인 결정서에 적힌 이유를 무엇으로 뒤집을지가 이 단계의 전부입니다. 첫 진료기록, 그날의 작업 지시, 동료의 진술처럼 다친 날 챙겨 둔 것들이 여기서 쓰입니다.
승인이 났다고 다 받은 것도 아닙니다.
공단이 주는 돈에는
위자료가 한 푼도 없습니다.
평균임금의 70%를 휴업급여로 받았다면, 받지 못한 나머지도 남습니다. 회사가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난 사고라면 그 나머지를 회사에 청구할 수 있는데, 이것은 양식이 있는 신청이 아니라 다툼입니다.
과실 비율, 노동능력상실률, 이미 받은 급여를 어디서 얼마나 빼는지 — 계산 하나하나가 받는 돈의 크기를 바꿉니다. 장해등급은 공단에서 통하는 말일 뿐, 회사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는 법원이 노동능력상실률을 처음부터 다시 정합니다.
할 일: 불승인 통지서를 받았거나 회사에 청구할 일이 남았다면, 그 서류를 들고 상담받기.
혼자 가기 어려운 구간은
결국 2곳입니다.
공단과 다툴 때,
그리고 회사에 청구할 때.
저는 창원에서 산재 사건을 양쪽 자리에서 다뤄 봤습니다. 회사를 방어할 때는 근로자 쪽 청구가 어디서 무너지는지를 보았고, 그 경험은 다친 분 편에 설 때 그대로 쓰입니다. 불승인 통지서든 회사가 내민 합의서든, 그 종이를 들고 오시면 상대가 어디를 칠지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