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 2026년 10월 25일 · 변호사 김영빈

산재 장해등급 - 회사에 청구할 배상금은 따로 계산합니다

산재 장해등급이 정하는 것은 공단의 장해급여이고, 회사에 청구할 손해배상금은 회사의 책임과 노동능력상실률, 장해가 남는 기간을 따로 따져 계산합니다. 회사 쪽을 대리한 공장 사고 소송에서 신체감정으로 영구장해가 인정되지 않자 청구액이 약 3분의 1 줄어든 과정을 함께 담았습니다. 회사와 합의하기 전에 등급이 아니라 아직 배상받지 못한 손해를 계산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공단의 등급과 법원의

노동능력상실률,

같은 몸을

다른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산재 장해등급 — 배상금은 별도 계산, 등급이 배상액을 정하지 않고 감정과 남은 손해를 함께 따지므로 회사와 합의하기 전에 확인하라는 요지를 적은 정보 카드

산재 장해등급을 받았다고 회사가 배상할 돈까지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공단은 등급에 따라 장해급여를 지급하지만, 회사에 청구할 손해배상금은 회사의 책임과 사고로 잃은 소득 등을 따로 따집니다.

등급이 높다고 배상금도

그만큼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공장 사고로 다친 분이 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배상해야 하는 회사 쪽을 대리한 적이 있습니다. 산재는 승인됐고 치료도 길었습니다. 그런데 법원의 신체감정에서 영구적인 노동능력 상실이 인정되지 않자, 1억 원에 가까웠던 청구가 줄었습니다.

회사는 산재가 승인된 뒤에도 영구장해와 장래 소득 손해를 다툴 수 있습니다.

등급이 정하는 돈은 장해급여입니다

산재에서 치료가 끝났다는 말은 다 나았다는 뜻만이 아닙니다. 더 치료해도 호전을 기대하기 어렵고 증상이 고정된 상태도 포함합니다. 그때 몸에 남은 장해를 공단이 심사해 1~14급으로 정합니다.

장해급여는 평균임금과 해당 등급의 지급기준으로 계산합니다. 1~3급은 연금, 4~7급은 연금과 일시금 중 선택, 8~14급은 일시금입니다. 회사의 잘못을 입증하지 않아도 산재보험의 장해급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그 등급이 회사의 배상책임이나 금액까지 정해 주지는 않습니다. 회사에 안전조치 위반 등 사고에 대한 책임이 있는지, 다친 사람이 얼마의 손해를 입었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산재 승인이 났다는 사실만으로 회사 상대 소송의 준비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에 청구하는 돈은 다시 계산합니다

몸에 장해가 남아 일을 못 하거나 전처럼 일하기 어려워졌다면, 다치지 않았을 때 벌 수 있었던 소득을 손해로 청구합니다. 이것을 일실수입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금액을 크게 바꾸는 숫자가 노동능력상실률, 사고 때문에 일할 능력을 얼마나 잃었는지입니다.

법원은 필요한 경우 신체감정을 통해 남은 장해와 그 정도, 지속기간 등을 확인합니다. 의학적 평가에 실제 직업과 업무, 나이 등 여러 사정을 함께 고려해 노동능력상실률을 판단합니다. 같은 부위를 다쳐도 사고 전에 어떤 일을 했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감정의견은 중요한 증거지만, 배상액을 정하는 판결은 아닙니다. 법원이 공단의 등급을 백분율로 바꿔 그대로 대입하는 것도 아닙니다. 감정 결과에 빠진 증상이나 맞지 않는 전제가 있다면, 진료기록과 실제 업무를 근거로 보완을 구해야 합니다.

일실수입은 소득과 상실률뿐 아니라 장해가 지속되는 기간, 일할 수 있었을 기간을 따집니다. 장래 받을 돈을 미리 받는 데 따른 중간이자도 공제합니다. 같은 월급이어도 장해가 3년 남는지, 평생 남는지에 따라 일실수입은 크게 달라집니다.

등급과 배상금은 따로 판단한다는 도해 — 공단의 장해급여(평균임금과 장해등급의 지급기준, 회사의 잘못 입증은 요건 아님)와 회사에 청구할 손해배상(회사의 책임과 사고로 생긴 손해, 소득·노동능력상실률·기간, 산재급여는 같은 성질의 손해와 조정)

영구장해가 부정되자 청구가 줄었습니다

진료실에서 의사가 무릎 엑스레이와 진료기록을 넘겨 보고 작업복 차림의 근로자가 마주 앉은 신체감정 장면을 그린 삽화 — 「감정의견은 중요한 증거지만, 배상액을 정하는 판결은 아닙니다」라는 글귀가 얹힌 이미지

공장 사고 소송에서 다친 분은 4개월 넘게 치료를 받았습니다. 청구의 큰 부분은 앞으로 일해서 벌지 못할 소득이었습니다. 신체감정에서 노동능력 상실이 인정되면 청구액을 더 늘리겠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감정 결과는 그 예상과 달랐습니다. 영구적인 노동능력 상실이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오랫동안 치료받았다는 사실과,

평생 일할 능력을 잃었다는 판단은

같지 않았습니다.

다친 분은 영구장해를 전제로 청구했던 일실수입을 빼고 간병비와 위자료 등을 중심으로 청구를 고쳤습니다. 청구액은 약 3분의 1이 줄었습니다. 저는 돈을 물어주는 회사 쪽에서, 가장 큰 청구 항목이 빠지는 과정을 지켜봤습니다.

그렇다고 영구장해가 없으면 손해배상금이 전부 0원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치료 때문에 일하지 못한 기간의 손해나 일정 기간 남는 장해, 치료비와 위자료 등은 각각 따져야 합니다. 없어진 것은 영구장해를 전제로 한 청구이지, 사고로 생긴 모든 손해가 아닙니다.

※ 사건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사실관계를 재구성했습니다.

합의서에 서명하기 전에

장해등급 통지서를 받은 뒤 회사가 합의금을 제시했다면, 등급만 놓고 금액을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이미 받은 장해급여가 있다고 일실수입과 위자료에서 아무렇게나 빼는 것도 아닙니다. 장해급여는 같은 성질의 손해인 일실수입과 조정하고, 위자료에서는 공제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먼저 사고 뒤 남은 손해를 계산하고, 그중 산재급여로 보전된 부분을 구별해야 합니다. 회사의 책임 범위와 근로자 과실이 문제 되는 경우까지 함께 봐야, 제시받은 돈으로 합의해도 될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감정을 준비할 때도 등급 결정서 한 장으로는 부족합니다. 사고 뒤 이어진 진료기록과 검사자료, 사고 전에 실제로 하던 일이 필요합니다. 통증이나 움직임의 제한이 남아 있다면 진료실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기록에 남겨 두십시오. 기존 질환이 있다면 사고가 상태를 얼마나 악화시켰는지도 구별해야 합니다.

등급이 아니라,

아직 배상받지 못한

손해를 계산해야 합니다.

회사와 합의하기 전 장해등급 결정서, 산재급여 지급내역, 진료자료와 합의 제안서를 함께 가져오시면 됩니다. 어떤 감정과 자료가 필요한지, 회사에 청구할 손해가 얼마나 남았는지는 그 자료를 놓고 변호사가 검토할 일입니다. 등급 숫자만 보고 포기하거나 합의부터 할 이유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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