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 2026년 8월 8일 · 변호사 김영빈

산재 휴업급여 - 공단이 주는 돈과 못 주는 돈

휴업급여는 평균임금의 70% — 나머지 30%와 위자료는 공단이 주지 않습니다. 공단 보험급여·형사 합의금·민사 손해배상이 따로 움직이는 구조, 받은 급여가 같은 항목에서만 공제되는 규칙, 신체감정이 소송의 크기를 정하는 이유를 물어주는 쪽에 서 봤던 변호사가 정리했습니다.

휴업급여는 평균임금의 70%, 위자료는 공단에 없습니다, 그 나머지의 규칙을 물어주는 쪽에 서 봤던 변호사가 씁니다.

일하다 다쳐서 출근하지 못하는 동안, 근로복지공단은 평균임금의 70%를 지급합니다. 그게 휴업급여입니다. 치료비는 요양급여라는 이름으로 따로 나옵니다. 여기까지는 어디서든 찾을 수 있는 답입니다.

그런데 산재로 다친 분이 받을 수 있는 돈은 공단에서 나오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몇 해 전 제가 대리했던 사건 하나가 그 구조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여줬습니다. 미리 말씀드리면, 저는 그 사건에서 다친 분의 반대편에 있었습니다.

휴업급여가 채워 주는 몫

휴업급여는 요양 때문에 일하지 못한 날 하루하루에 대해 평균임금의 70%를 지급하는 돈입니다. 다치기 전 석 달 치 임금으로 하루 평균을 내고, 그 70%에 쉰 날수를 곱합니다. 이 금액이 최저임금에 못 미치면 최저임금 수준까지 올려서 계산합니다. 벌이가 적었던 분이 다쳤다고 해서 생계가 끊기지 않도록 만든 장치입니다.

요양급여가 치료비를 채우는 돈이라면, 휴업급여는 벌지 못한 임금을 채우는 돈입니다. 급여마다 채워 주는 손해가 정해져 있는 셈인데, 이 당연해 보이는 구분이 나중에 소송에서 승부처가 됩니다.

먼저 짚어 둘 것이 있습니다. 70%를 받는다는 말은, 뒤집으면 30%는 여전히 비어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공단의 목록에 아예 없는 돈이 하나 있습니다. 위자료입니다. 산재보험은 회사나 동료의 잘못을 따지지 않고 일단 빠르게 보상하는 제도라서,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이라는 항목 자체가 없습니다. 비어 있는 30%와 위자료 — 이 돈은 공단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받아야 합니다.

한 공장에서 있었던 일

몇 해 전, 경남의 한 부품 공장 조립 라인에서 사고가 났습니다. 한 직원이 옆에서 일하던 동료에게 장난이라며 고압 압축공기를 쏘았고, 맞은 분은 복부 장기를 크게 다쳐 넉 달 넘게 치료를 받았습니다.

산재는 승인됐습니다. 다친 분은 공단에서 휴업급여와 요양급여로 2천만 원 남짓을 받았습니다. 장난을 친 직원은 형사재판에 넘겨졌고, 그 절차에서 2천만 원 가까운 합의금을 따로 지급했습니다.

보통 여기서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공단에서 받을 만큼 받았고, 합의금도 받았으니까요. 그런데 다친 분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장난을 친 동료와 회사를 상대로 민사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공단이 주지 않는 돈이 소송이 됩니다

법원이 인정한 돈은 두 가지였습니다. 입원 기간 곁을 지킨 가족의 간병비, 그리고 위자료. 합쳐서 공단에서 받은 급여보다 큰 금액이었습니다.

회사는 “직원 개인의 장난이었는데 왜 회사가 물어야 하느냐”고 다퉜습니다.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위험한 공구가 있는 작업장에서 직원들이 안전하게 일하도록 관리할 책임은 회사에 있고, 그 관리가 소홀했다면 회사도 함께 배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사고의 성격을 고려해 회사의 책임은 일부로 제한됐습니다.

형사 합의금을 이미 2천만 원 가까이 준 것은 어떻게 됐을까요. 그래도 위자료는 인정됐습니다. 합의금은 위자료 액수를 정할 때 참작되는 사정이지, 냈다고 자동으로 빠지는 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어주는 쪽은 이렇게 다툽니다

저는 이 소송에서 물어주는 쪽, 그러니까 장난을 친 직원을 대리했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물어주는 쪽 대리인의 일은 책임을 통째로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배상액을 법이 정한 테두리 안으로 눌러 담는 것입니다.

처음 소장이 구한 돈은 1억 원에 가까웠습니다. 중심은 일실수입 — 다치지 않았더라면 벌었을 임금 — 이었고, 우선 일부만 청구하되 신체감정에서 노동능력 상실이 인정되면 청구를 더 키우겠다는 예고가 붙어 있었습니다. 산재 손해배상에서 가장 큰 덩어리가 이 항목이고, 감정 결과에 따라 소송의 크기 자체가 달라지는 설계였습니다.

운명을 가른 것은 그 신체감정이었습니다. 감정 결과, 영구적인 노동능력 상실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앞서 말씀드린 공제 규칙이 겹칩니다. 이미 받은 휴업급여는 바로 이 일실수입 항목에서 빠집니다 — 소장 스스로도 휴업급여만큼을 공제하고 청구를 시작했을 만큼, 이 규칙은 처음부터 판에 깔려 있었습니다. 장해가 인정되지 않고, 받은 휴업급여가 빠지고 나면, 가장 큰 항목에 남는 것이 없습니다. 상대방은 일실수입을 통째로 접고 간병비와 위자료로 청구서를 다시 썼습니다. 청구 금액도 3분의 1이 줄었습니다. 상대가 가장 큰 항목을 스스로 지우고 청구서를 다시 쓰게 됐다면, 그 소송은 절반 넘게 이긴 것입니다.

남은 전투는 위자료였습니다. 다시 쓴 청구서의 위자료도 법원이 최종 인정한 금액의 갑절이 넘었습니다. 저희는 형사절차에서 이미 2천만 원 가까운 합의금이 지급된 사정, 상해의 정도, 사고에 이른 경위를 조목조목 냈고, 법원은 그 사정들을 참작해 위자료를 청구액의 절반 아래로 정했습니다. 합의금이 위자료에서 자동으로 빠지지는 않는다고 앞서 말씀드렸지만, 액수를 정하는 저울에는 분명히 올라갑니다.

공제 규칙은 항목마다 정해져 있습니다. 휴업급여는 일하지 못한 손해에서만, 요양급여는 치료비에서만, 간병급여는 간병비에서만 빠집니다. 같은 사고에서 나온 돈이라도 채워 주는 손해의 항목이 다르면 서로 상쇄되지 않는다는 것, 대법원이 오래전에 굳혀 둔 규칙입니다.

이 이야기는 그대로 뒤집으면 받는 쪽의 지도가 됩니다. 소송의 크기는 감정에서 갈리고, 공단에서 이미 받은 돈은 어떤 항목을 청구하느냐에 따라 빠지는 곳이 달라지고, 위자료는 부르는 값이 아니라 참작 사유들의 싸움입니다. 반대편 대리인은 정확히 이 순서로 노리고 들어옵니다.

다친 분의 자리에서 다시 보면

산재 사고 하나에서 돈은 세 군데서 따로 움직입니다. 공단의 보험급여, 형사절차의 합의금, 민사의 손해배상. 각자 규칙이 다르고, 서로 영향을 줍니다. 합의금은 위자료 산정에 참작되고, 보험급여는 같은 항목의 손해에서만 빠지고, 회사에 청구할 때는 책임 범위가 다시 달라집니다. 청구할 수 있는 기간도 저마다 따로 흐릅니다.

그래서 어느 돈을 먼저 받는지, 무엇을 어떤 항목으로 청구하는지가 최종 금액을 좌우합니다. 이 계산은 표 한 장으로 끝나는 종류가 아닙니다. 저는 그 계산을 반대편에서 해 본 사람이라서, 이 구조가 다친 분들에게 얼마나 불투명하게 보일지를 압니다.

다친 분들이 정작 회사 걱정부터 하는 현실은 따로 적은 적이 있습니다 — 〈다친 사람이 회사를 걱정합니다〉. 그 글이 마음의 이야기였다면, 오늘 글은 돈의 이야기입니다.

공단이 주는 돈은 빠르고 확실합니다. 다만 그것은 법이 정한 최소한이고, 공단이 주지 못하는 돈은 소송의 언어로만 받을 수 있습니다. 휴업급여 지급 통지를 받아 든 지금이, 나머지 돈의 계산을 시작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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