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 2026년 8월 4일 · 변호사 김영빈

협박죄 성립요건 — 살인예고 글이 무죄가 된 이유

2023년 여름 살인예고 글로 기소된 사건에서 협박 무죄가 선고된 이유 — 게시글이 지목한 매장은 열 달 전 폐업해 존재하지 않았고, 강남역을 이용하는 불특정 다수는 피해자로 특정되지 않았습니다. 2025년 3월 공중협박죄(형법 제116조의2) 신설로 이어진 판례의 흐름과, 협박으로 고소당했을 때 실제로 다투게 되는 세 가지를 정리했습니다.

협박은 무슨 말을 했느냐가 아니라, 그 말을 누구에게 했느냐에서 갈립니다.

2023년 여름, 그런 글들이 올라오던 때

2023년 7월 21일 신림역 부근에서 흉기 난동이 일어나 한 사람이 숨졌습니다. 2주 뒤인 8월 3일에는 서현역에서 같은 일이 벌어져 또 한 사람이 숨지고 열세 명이 다쳤습니다. 그리고 그 며칠 사이, 인터넷에 살인을 예고하는 글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디에서 몇 시에 누구를 죽이겠다는 글들이었습니다.

경찰은 예고 장소로 지목된 곳마다 인력을 배치했습니다. 역 하나에 경찰관 백 명이 깔리는 날도 있었습니다.

그 무렵 한 사람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습니다. 제목은 내일 오후 두 시에 강남역의 한 매장에서 엽총을 쏘겠다는 것이었고, 본문에는 몇 명을 쏘겠다, 신고해봐라, 경찰도 쏘겠다는 말이 이어졌습니다. 사전 답사 때 찍은 것이라며 매장 내부 사진도 함께 올렸습니다.

닷새 뒤 긴급체포되어 구속 기소되었습니다. 죄명은 협박이었고, 공소장에 적힌 피해자는 ‘강남역을 이용하는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이었습니다. 저희가 변호를 맡았습니다.

그런데 이 협박은 누구를 향한 것이었나

피고인은 글을 올린 사실을 다투지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전부 인정했고, 검사가 낸 증거에도 모두 동의했습니다.

그런데 사실을 다 인정하는 것과, 그 사실이 그 죄에 해당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형법 제283조는 ‘사람을 협박한 자’를 처벌합니다. 사람입니다. 협박죄는 국가나 사회가 아니라 개인의 법익을 지키는 죄이고, 그래서 해악을 들은 상대방이 있어야 성립합니다. 게다가 협박죄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 재판을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 의사를 물어볼 수 있을 만큼 피해자가 누구인지 정해져 있어야 합니다.

강남역을 이용하는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 이 사람들에게는 처벌 의사를 물어볼 수가 없습니다. 몇 명인지도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변호인 의견서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사실관계는 전부 인정하되, 이것이 형법상 협박죄에 해당하는지 법리 검토를 부탁드린다고.

그 근거로 먼저 든 것은 법무부가 며칠 전에 낸 입장문이었습니다.

피고인이 체포되던 날인 2023년 8월 9일, 법무부는 대검찰청의 건의를 받아들여 이렇게 발표했습니다. 불특정 다수인에 대한 살인 예고와 같이 공중의 생명·신체에 공포심을 일으키는 글을 유포하거나 공공연하게 게시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을 신설하겠다는 것, 그리고 방송통신위원회 등과 함께 그런 글의 유통을 차단할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연일 쏟아지던 예고 글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었습니다.

이 발표문을 그대로 참고자료로 붙여 의견서에 냈습니다. 새로 만들겠다는 말은, 지금은 없다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처벌 규정을 신설하겠다는 국가의 공식 발표는 뒤집어 읽으면 현행법으로는 이 행위를 처벌할 수 없다는 뜻이 됩니다. 그런데 검사가 적용한 협박죄는 이미 형법에 있는 조문입니다. 있는 조문으로 처벌이 된다면, 새 조문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강남역을 지나는 사람은 하루에 백만 명입니다

대법원은 피해자가 이름으로 적혀 있지 않아도, 주변 사정과 함께 보아 누구를 가리키는지 알아차릴 수 있으면 특정된 것으로 봅니다. 이름 대신 이니셜만 썼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집단을 통째로 가리킨 경우에는 그 집단의 크기가 문제가 됩니다. 대법원은 방송사 아나운서 295명을 두고 한 표현에 대해 개별 구성원이 특정되지 않는다고 보았고, 회원 3만 6천 명 규모의 인터넷 카페에 대해서도 같은 판단을 했습니다.

강남역 2호선의 하루 유동 인구는 백만 명이 넘습니다. 295명도 특정이 안 된다고 본 기준을 여기에 대면, 답은 이미 나와 있습니다.

수사기관은 불특정 다수에 대한 협박을 인정한 하급심 판결 두 건을 들었습니다. 하나는 특정 학교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삼으며 그 학교 전경과 교복 입은 학생 사진을 함께 올린 사건이었고, 다른 하나는 인천공항 특정 화장실에 가짜 폭발물과 협박문을 둔 사건이었습니다. 앞의 것은 그 학교 학생들로, 뒤의 것은 그 화장실을 쓰는 사람과 공항 경비 인력으로 대상이 좁혀집니다. 백만 명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매장은, 없었습니다

여기까지가 법리였다면, 다음은 사실의 문제였습니다.

게시글은 강남역을 지목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강남역에 있는 특정 매장을 지목했습니다. 공소장은 이것을 ‘강남역을 이용하는 불특정 다수’로 옮겨 적었지만, 글에 적힌 것은 그 매장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매장을 찾아봤습니다.

없었습니다. 글에 적힌 화장품 매장의 강남역 지점은 2022년에 폐업했습니다. 글을 올린 날로부터 열 달 전입니다. 그 자리에는 이미 다른 가게가 들어와 있었고 간판조차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첨부된 사진도 그 매장이 아니었습니다. 사진에는 옷과 바지가 걸려 있고 FITTING ROOM이라는 표지판이 보였습니다. 화장품 매장에 피팅룸이 있을 리 없습니다. 의류 매장 사진이었고, 그 브랜드의 강남역 지점은 2020년 8월에 폐업했습니다. 3년 가까이 지난 때였습니다. 게다가 그 사진은 강남에서 찍힌 것도 아니었습니다. 피고인이 자기 동네 매장에서 찍은 사진이었습니다.

존재하지 않는 매장을 지목했고, 그 매장과 상관없는 다른 업종 사진을 붙였고, 그 사진마저 강남이 아닌 곳에서 찍은 것이었습니다.

의견서에는 이것을 허무(虛無)의 장소에 대한 해악의 고지라고 적었습니다. 세상에 없는 장소 근처에 있을 사람은, 세상에 없습니다.

검사가 피해자를 다시 특정했습니다

검사도 이 지점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재판이 진행되던 12월,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습니다.

피해자를 바꾼 것입니다. ‘강남역을 이용하는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은 그대로 두되, 그 앞에 두 사람을 추가했습니다. 그 글을 보고 112에 신고한 사람, 그리고 그 글을 열람한 30대 남성 한 명. 통신사에 자료를 요청해 실제로 글을 본 사람을 찾아낸 것입니다.

이제 피해자는 특정되었습니다. 이름과 전화번호가 있는 실제 사람입니다.

변호인 의견서를 한 번 더 냈습니다. 이번 쟁점은 하나였습니다. 글을 봤다는 사실만으로 협박의 피해자가 되는가.

두 사람이 사는 곳을 확인했습니다. 한 사람은 남부지방, 한 사람은 경기도권이었습니다. 다음 날 오후 두 시에 강남역에 갈 예정이었다는 증거는 기록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강남역에 갈 사람이 아니라면, 그 글은 그 사람에 대한 해악의 고지가 아닙니다.

남은 길은 제3자에 대한 해악을 고지한 경우입니다. 대법원은 피해자 본인이 아니라 제3자를 해치겠다고 한 경우에도, 그 제3자가 피해자와 밀접한 관계에 있어서 피해자 본인이 공포를 느낄 정도라면 협박죄가 된다고 봅니다. 가족을 해치겠다고 하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해악의 대상은 없는 매장 근처의 사람들입니다. 없는 장소에 있을 제3자는 존재하지 않고, 존재하지 않는 사람과 밀접한 관계를 맺을 수도 없습니다.

2024년 1월 19일

창원지방법원은 협박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판결문이 가장 앞에 든 이유는 이것이었습니다. 게시글은 당시 존재하지 않던 매장에서 엽총 살인을 하겠다고 예고하면서 그와 무관한 다른 매장 사진을 붙인 것이어서, 게시글에 적힌 장소가 존재하지 않고 장소와 사진이 일치하지 않는 이상 그 해악의 내용이 피해자들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어서 두 피해자가 원거리에 살고 있어 그날 강남역을 방문할 예정이었다고 볼 증거가 없다는 점, 그리고 그 두 사람과 강남역을 이용하는 불특정 다수 사이에 특별한 관계가 있다고 볼 증거가 없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법원은 ‘강남역을 이용하는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에 대한 부분도 따로 짚었습니다. 협박죄는 피해자마다 한 개의 죄가 성립하므로 피해자별로 공소사실이 특정되어야 하는데, 이 표현은 피해자의 숫자조차 정해져 있지 않아 죄가 몇 개인지도 셀 수 없고 반의사불벌죄의 처벌 의사를 확인할 수도 없다고 보았습니다. 공소 제기 절차 자체가 법률에 어긋나 무효라는 뜻입니다.

법원은 무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도록 명했습니다.

같은 판단이 이어졌고, 결국 법이 바뀌었습니다

그때까지 살인예고 글 사건은 대체로 유죄로 끝나고 있었습니다. 2023년 하반기에 선고된 판결들을 보면 포항, 인천, 서울중앙, 수원, 창원, 서울동부에서 모두 협박죄가 인정되었습니다. 경찰이 대규모로 출동했다는 사정을 더해 위계공무집행방해죄까지 함께 유죄가 된 사건도 많았습니다.

흐름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2024년입니다. 이 판결이 그 시발점이었다고 까지는 말하지 않겠습니다만, 영향을 주었다고도 생각합니다 :).

같은 해 5월 수원지방법원은 게시글을 열람한 사이트 이용자와 역을 이용하는 불특정 다수에 대한 부분을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소기각했습니다. 7월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도 ‘역 인근을 터전으로 생활하는 불특정 다수’라는 기재만으로는 피해자별 특정이 불가능하다고 보았습니다. 10월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서도 무죄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2025년 3월 18일, 형법에 제116조의2 공중협박죄가 신설되었습니다. 불특정 또는 다수의 사람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가할 것을 내용으로 공연히 공중을 협박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조문입니다. 상습범은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되고 미수범도 처벌합니다. 그로부터 3주 뒤에는 공공장소 흉기소지죄(제116조의3)도 시행되었습니다. 2023년 여름에 벌어진 일들이 형법에 두 개의 조문으로 남은 셈입니다.

이 법의 개정 이유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불특정 또는 다수의 사람의 생명·신체에 대한 범죄를 예고하는 경우 현행법상 이를 처벌하는 규정이 없다는 것.

2023년 9월에 변호인 의견서에 적었던 문장과 같은 말입니다.

법이 바뀐 뒤 법원의 표현은 더 분명해졌습니다. 2025년 5월 인천지방법원은 인터넷 게시판에 칼부림을 예고한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하며 이렇게 판시했습니다. 공중협박죄가 신설된 사실 자체가 이런 사건을 기존의 협박죄로는 처벌할 수 없음을 방증한다.

같은 해 8월 수원지방법원 항소부는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면서, 이런 행위를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볼 여지는 있으나 그것은 입법으로 해결할 문제이지 죄형법정주의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해야 할 형벌 법규를 넓혀서 해결할 일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지금 같은 글을 올리면 어떻게 되나

지금은 처벌됩니다. 2025년 3월 18일 이후에 같은 글을 올렸다면 공중협박죄가 적용되고, 대상이 불특정 다수라는 사실은 더 이상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그 조문은 애초에 불특정 다수를 처벌하려고 만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종전 협박죄보다 법정형이 무겁습니다.

그러니 이 판결을 두고 살인예고 글이 죄가 안 된다고 읽으시면 안 됩니다. 그 시절에 그 법으로는 그 죄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고, 지금은 그 법이 있습니다.

협박으로 고소당했다면, 다툴 곳은 어디인가

대부분의 협박 사건은 살인예고 글처럼 극적이지 않습니다. 다투다가 홧김에 던진 말, 채권자가 보낸 메시지, 헤어진 뒤에 남긴 한 줄, 단체 대화방에 쓴 문장. 이런 것들이 협박으로 고소됩니다.

이 사건이 보여 주는 것은, 협박죄가 말의 험한 정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말이었지만 무죄였습니다.

협박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게 되는 것은 대체로 세 가지입니다.

그 말이 해악의 고지인가. 대법원은 협박을 일반적으로 보아 사람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으로 봅니다. 여기에 오해가 많은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실제로 그럴 생각이 있었는지는 따지지 않습니다. 고지한 해악을 실현할 의도나 욕구는 협박죄에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입니다. “진짜로 할 생각은 없었다”는 말은 그 자체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대신 다른 길이 있습니다. 대법원은 그 언동이 단순한 감정적인 욕설이나 일시적 분노의 표시에 불과하고 주위 사정에 비추어 가해할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때에는, 협박행위도 협박의 고의도 인정할 수 없다고 봅니다.

말로만 있는 기준이 아닙니다. 말다툼 끝에 “사람을 사서 쥐도 새도 모르게 파묻어버리겠다, 너 정도는 쉽게 죽일 수 있다”고 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협박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언성을 높이며 흥분한 나머지 나온 감정적 욕설이지, 해악을 고지한다는 인식으로 한 말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술에 취해 “눈깔을 파버리겠다”며 손가락으로 상대의 눈을 찌를 듯한 시늉을 한 사건에서도 결론은 같았습니다. 두 사건 모두 검사가 상고했지만 기각되었습니다.

결정하는 것은 표현의 험한 정도가 아니라 맥락입니다. 대법원은 행위의 외형만이 아니라 그런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등 전후 상황을 종합해 판단하라고 합니다. 그래서 협박 사건의 방어는 대체로 말 자체가 아니라, 그 말이 나오게 된 상황을 복원하는 일이 됩니다.

덧붙여 해악은 말하는 사람이 좌우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고, 적어도 발생 가능한 것으로 생각될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천벌을 받을 것이다, 언젠가 화를 당할 것이다 같은 말은 그 사람이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한 협박이 아니라 경고에 가깝습니다.

누구에게 한 말인가. 상대를 향해 직접 한 말인지, 제3자에게 한 말이 흘러간 것인지, 대상 없이 허공에 뱉은 말인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제3자를 해치겠다는 말이라면 그 제3자와 상대방이 밀접한 관계에 있어서 상대방 본인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여야 합니다.

그 상대가 특정되는가. 협박죄는 피해자 한 사람마다 하나의 죄가 성립합니다.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으면 공소사실 자체가 서지 않습니다. 이 글의 사건에서 불특정 다수 부분이 걸린 곳이 여기입니다.

”고소하겠다”는 말도 협박이 됩니까

실제로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돈을 못 받은 사람이 안 갚으면 고소하겠다고 하거나, 피해를 입은 사람이 이 일을 주변에 알리겠다고 하는 경우입니다.

원칙은 이렇습니다.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예고는 그 자체로 협박이 아닙니다. 대법원은 해악의 고지가 있더라도 그것이 사회의 관습이나 윤리관념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용인될 정도라면 협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받을 돈이 있다는 사실이 모든 수단을 정당하게 만들어 주지는 않습니다. 사채업자가 채무를 변제하지 않으면 채무자가 숨기고 싶어 하는 과거의 행적과 사채를 쓴 사실을 남편과 시댁에 알리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건에서, 대법원은 협박죄를 인정했습니다. 채권추심을 위해 독촉할 수는 있지만 그것은 법률상 허용되는 정당한 절차여야 하고, 채무자의 자발적인 이행을 촉구하는 데 필요한 범위 안에서 상당한 방법이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경계는 대체로 두 가지에서 판가름납니다. 요구하는 것과 들이대는 카드가 서로 관련이 있는가. 그리고 그 카드가 상대의 판단을 부당하게 눌러 버리는 것인가.

합의하면 끝나는 사건과, 그렇지 않은 사건

협박죄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히면 재판을 할 수 없습니다. 협박 사건에서 처벌불원 의사를 언제 어떤 형식으로 받아 두는지가 결과를 좌우하는 이유입니다. 이 부분은 처벌불원서 양식 — 가장 짧은 서류가 가장 늦게 옵니다에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다만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반의사불벌은 형법 제283조 제1항과 제2항, 그러니까 단순협박과 존속협박에만 적용됩니다. 특수협박은 여기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여럿이 몰려가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지니고 한 협박에는 제284조가 적용되고, 이때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재판이 그대로 진행됩니다. 법정형도 7년 이하의 징역으로 올라갑니다. 같은 말을 했는데 그때 손에 무엇이 들려 있었는지에 따라 합의의 무게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말이 문제가 되는 사건은 협박만이 아닙니다. 관계가 끝난 뒤에 건 전화 한 통이 어떻게 다른 죄가 되는지는 화해하려고 건 전화…였을 텐데?에 적었습니다.

협박으로 고소를 당하셨거나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연락을 받으셨다면, 문제가 된 말이 오간 그대로를 가지고 오시면 됩니다. 메시지 화면, 통화 녹음, 게시글 캡처. 상대방이 어떻게 옮겨 적었는지가 아니라 실제로 오간 말이 무엇인지가 출발점입니다. 그 말이 누구를 향한 것으로 읽히는지부터 같이 고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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