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 2026년 7월 18일 · 변호사 김영빈
화해하려고 건 전화...였을 텐데?
스토킹 신고가 들어가면 재판보다 조치가 먼저 옵니다. 경찰관이 현장에서 영장 없이 100미터 접근금지와 전기통신 접근금지를 결정하고, 이를 어기면 스토킹범죄와 별개로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입니다. 고지서를 받은 날 저녁 스물여덟 통을 건 사건에서 위법수집증거로 다투다 인정으로 돌아서고, 선고까지 남은 시간에 양형자료를 만들어 벌금형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2023년 7월 반의사불벌 조항이 삭제된 뒤 합의서가 무엇으로 바뀌었는지.
스토킹 신고 다음에 오는 접근금지, 그리고 그날 저녁의 스물여덟 통
오전, 경찰서에서 경찰관이 제 의뢰인을 앞에 두고 조치 결정 하나를 했습니다. “앞으로 한 달 동안 그 사람에게 100미터 안으로 접근하지 말 것, 전화나 메시지로도 연락하지 말 것.”
그날 저녁, 제 의뢰인은 그 사람에게 스물여덟 번 전화를 걸었고, 카카오톡 스물한 개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그는 스토킹으로 기소되지 않았습니다. 스토킹 신고를 받은 경찰이 내린 조치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소됐습니다. 둘은 다른 죄입니다. 그리고 이 차이를 모르면, 완전히 틀린 대응을 하게 됩니다.
그 하루 — 새벽부터 아침까지
먼저 조치가 왜 내려졌는지부터 적어야겠습니다. 억울한 사람에게 갑자기 종이가 날아든 이야기가 아닙니다.
새벽, 피해자가 집에 돌아와 보니 술에 취한 제 의뢰인이 방에 들어와 있었습니다. 내보냈더니 밖에서 병을 깨고 소란을 피웠고, 대화하자며 다시 들인 뒤에는 피해자를 때리기까지 했습니다. 신고가 들어갔고 경찰이 그를 내보냈습니다. 그런데 같은 날 아침, 그는 다시 그 집에 들어가 피해자의 침대에 누워 있었습니다. 두 번째 신고가 들어갔습니다.
그는 그 자리에서 체포됐습니다. 그리고 조사를 받던 그 아침, 조치가 결정됐습니다.
이 순서를 보면 경찰이 조치를 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나중에 재판부도 판결문에 그가 피해자를 상대로 지속적으로 폭력을 행사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고 적었습니다. 이 글은 그 판단이 부당했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날 저녁에 벌어진 일은 완전히 별개의 죄가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오전, 경찰관이 한 결정
스토킹 신고가 들어가면 스토킹 그 자체의 수사보다 먼저 조치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경찰관은 스토킹행위가 반복될 우려가 있고 급하다고 판단하면 그 자리에서 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나 그 주거로부터 100미터 이내 접근 금지, 그리고 전화·문자 같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입니다. 스토킹처벌법 제4조가 정한 긴급응급조치입니다.
여기에는 영장이 없습니다. 재판도 없습니다. 신고 현장에서 사법경찰관이 직권으로, 또는 신고한 사람의 요청으로 합니다. 법원은 나중에 들어옵니다. 검사가 사후승인을 청구하고 판사가 승인하는 절차가 뒤따르는데, 이 사건에서는 조치가 있고 이틀 뒤에 승인이 났습니다.
여기서 짚어 둘 것이 하나 있습니다. 조치는 피해자가 원해야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법은 신고한 사람의 요청뿐 아니라 경찰관의 직권으로도 할 수 있다고 정해 두었습니다. 실제로 이 사건의 피해자는 나중에 조사에서 조치를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지만, 조치는 그대로 있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이 조치를 지키지 않으면 그 자체가 범죄가 됩니다.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스토킹범죄로 처벌받는 것과는 별개입니다. 신고된 스토킹 혐의가 나중에 무혐의가 되더라도, 그사이 조치를 어긴 부분은 남습니다. 실제로 제 의뢰인의 사건에서 스토킹범죄 자체는 기소되지 않았습니다. 기소된 것은 조치 위반 하나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종이 한 장
조치가 어떻게 전달되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문자로 오는 것으로 알고 계신 분도 있는데, 원칙은 그렇지 않습니다.
법은 사법경찰관이 조치 대상자에게 조치의 내용과 불복 방법을 고지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긴급응급조치 고지서를 만들어 그 자리에서 교부합니다. 이 사건에서도 조치가 결정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가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던 중에 건네졌습니다.
고지서에는 안내문이 한 장 더 붙습니다. 제목이 「긴급응급조치 관련 유의사항」이고, 위반하면 어떻게 되는지가 적혀 있습니다. 조치를 어기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 스토킹행위를 다시 반복해서 스토킹범죄가 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흉기를 지니고 반복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아래에 「위반 예시」가 항목별로 나열되어 있습니다. 접근금지 쪽에는 상대방이 그 장소에 없더라도 100미터 안에 들어가면 위반이라는 항목까지 있습니다. 통신 쪽 첫 줄은 이것입니다.
상대방등이 사용하는 휴대전화로 전화를 거는 경우
제 의뢰인은 이 종이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스물여덟 번 전화를 걸었습니다.
저녁, 술이 문제였을까요?
공소장 별지에 그날 보낸 메시지가 시간 순서대로 붙어 있었습니다. 협박은 없습니다. 욕설도 없습니다. 문면은 대체로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연락 좀 부탁해 우리 사이에 전화 한 통 부탁하는 게 그리 어려운 거였어? 여기서 그만하면 내가 잘할게 지금 멈추면 다 이해할게 이쯤에서 멈춰줘, 부탁한다
읽어 보면 매달리는 사람의 말입니다. 협박이나 위협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약간의 변명을 하자면, 그는 결별을 통보받은 참이었고, 그날 새벽부터 아침까지 두 번 신고를 당하고 체포되어 조사를 받고 나온 상태였습니다. 밤새 마신 술이 덜 깬 채였습니다. 두 사람은 한 해 넘게 만나던 사이였고 다투는 일이 잦았습니다. 그전까지의 다툼은 매번 서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말로 정리됐습니다. 그러니 그날도 전화를 걸면 풀릴 일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법은 그 생각을 보지 않습니다. 조치는 “하지 말라”이고, 위반은 “했다”로 성립합니다. 메시지 내용이 애원인지 협박인지는 성립 단계에서 따지지 않습니다. 화해하려고 걸었다는 사정은 형을 정하는 자리에서, 그것도 여러 사정 중 하나로만 들어옵니다.
종이를 받아 놓고 왜 그랬느냐고 물으면 답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저는 이 사건을 맡으면서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조치를 받은 그 순간의 사람과, 몇 시간 뒤 술이 덜 깬 채 혼자 남은 사람은 같은 사람이 아닙니다. 종이는 오전의 그 사람에게 건네졌고, 전화를 건 것은 저녁의 그 사람이었습니다.
기록을 받고 처음 확인한 것
여기까지가 사건이고, 이제부터는 제가 한 일입니다.
별지를 읽다 보면 이상한 점이 눈에 띕니다. 스물여덟 통의 전화 옆에 적힌 내용이 전부 같습니다. 상대방이 수신 거부, 상대방이 번호 차단. 한 번도 통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상대방은 첫 통화부터 받지 않았고 곧 번호를 차단했습니다.
그러면 이런 반박이 가능해 보입니다. 조치가 금지한 것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인데, 닿지 않은 신호를 접근이라고 할 수 있는가. 실제로 이 쟁점을 다툰 사건이 있었고, 항소심은 무죄를 선고한 적이 있습니다. 차단 표시는 상대방 휴대전화가 스스로 만들어 낸 것이지 피고인이 보낸 것이 아니라는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대법원은 이러한 판단을 뒤집었습니다. 전화를 걸면 통화를 원한다는 정보가 실제로 송신되어 상대방 휴대전화에 닿고, 받지 않으면 그 정보가 부재중 표시나 수신차단 표시로 모양만 바뀌어 나타나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상대방 휴대전화가 알아서 만든 것이 아니라 전화를 건 사람이 보낸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통화가 되었는지와 상관없이 위반이라고 했습니다.
이 판결이 선고된 것이 사건이 벌어지기 얼마 전이었고, 저는 다행스럽게 이 판결을 알고 있었습니다. 통화가 연결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는 무죄를 받을 수 없다는 뜻이었습니다. 정면으로 들어가서는 이길 수 없다는 것이 첫 번째 결론이었습니다.
그래서 증거를 문제 삼았습니다
검사가 낸 증거 목록을 하나씩 짚어 보니, 이 사건에서 결정적인 증거는 두 가지였습니다. 그날의 통화 내역과 카카오톡 대화입니다. 그런데 그 자료들은 피해자의 휴대전화 화면을 캡처한 것이었고, 경찰이 그것을 어떻게 확보했는지에 대한 서류가 없었습니다. 압수영장도 없고, 임의제출동의서도 없었습니다. 수사보고서 한 장에 캡처가 붙어 있을 뿐이었습니다.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쓸 수 없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입니다. 대법원도 수사기관이 피고인 아닌 사람을 상대로 절차를 지키지 않고 모은 증거는 원칙적으로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해 왔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를 더 했습니다. 피해자를 만나 그날 휴대전화를 어떻게 건네주게 되었는지 물었고, 그 내용을 사실확인서로 받았습니다. 경찰이 절차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휴대전화를 가져갔다는 취지였습니다. 피해자는 이후 조사에서 조치 자체를 원하지 않는다는 뜻과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고 있었으니, 그 진술의 무게는 가볍지 않았습니다.
그 사실확인서를 참고자료로 붙여 의견서를 냈습니다. 캡처 자료 두 건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이고, 그 캡처를 들이대며 받은 피해자 진술조서도 거기서 나온 것이니 함께 배제되어야 한다고 썼습니다. 경찰 작성 피의자신문조서는 내용을 부인했습니다. 그리고 재판부에, 실체를 심리하기 전에 검사에게 이 증거들이 적법하게 수집된 것임을 소명할 자료부터 내게 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그 요청을 철회했습니다
그런데 그사이에 두 사람이 다시 다투었습니다.
사실확인서를 써 준 사람이 법정에서 그대로 증언하지 않을 가능성이 생겼다는 뜻입니다. 이 상황에서 변호사가 택할 수 있는 길이 없지는 않습니다. 의뢰인을 앞세워 압박하고, 내용증명을 보내고, 증인신문을 예정대로 밀고 갈 수 있습니다. 다만 그것은 불법과의 경계를 오가는 일입니다. 저는 그렇게까지 진행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의뢰인에게 분명히 말했습니다.
의뢰인과 마주 앉아 긴 시간 이야기했습니다. 그는 처음에는 부인했지만, 그 대화 뒤에 자신이 한 일을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결국 저는 그 석명 요청을 철회했습니다. 그리고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하고 검사가 낸 증거에 모두 동의하는 의견서를 냈습니다.
처음 생각한 방향대로, 절차를 계속 붙들 수도 있었습니다. 사실확인서와 무관하게, 다투어볼만한 지점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그 다툼이 뚫리지 않는다는 것이 보이는 지점이 있고, 거기서 더 밀면 남는 것은 하나입니다. 끝까지 인정하지 않은 피고인이 됩니다. 조치 위반은 다투기 어렵고 형량이 아주 무겁지도 않은 죄인데, 그러다 반성의 기회까지 잃으면 손해가 훨씬 큽니다.
인정한 다음에 만든 것들
재판은 언제나 선고되기까지 남는 시간이 있습니다. 저는 이 사건에서 시간이 제일 중요했다고 생각합니다.
기록을 읽으면서 반복해서 눈에 걸린 것이 술이었습니다. 그날의 소란도, 그전의 다툼도, 그가 조사를 받고 나온 것도 술에서 시작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본인은 그것을 습관 정도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그를 설득해 정신건강의학과에 보냈습니다. 사건이 있은 직후, 아직 기소되기도 전이었습니다. 진단은 우울증과 알코올 사용 장애였고, 장기간 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왔습니다. 그는 이후 그 병원에 수 차례 통원했습니다. 지역 중독관리센터에 나가 상담을 받기 시작했고, 음주 폐해 예방과 준법 교육을 이수했습니다. 교육기관에서는 그가 자신의 위험 요소를 확인하고 있으며 재범 방지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소견을 냈습니다. 금주 서약서와 준법 서약서를 썼고, 어머니의 탄원서를 받았습니다. 예전부터 몇 곳에 정기적으로 기부해 온 내역이 있어 그것도 정리해 냈습니다.
그와 별개로 다툰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검사는 다른 조치 위반 사건의 판결문들을 형량 비교 자료로 냈습니다. 그 판결문들을 하나씩 읽고 이 사건과 다른 점을 짚었습니다. 어떤 것은 피해자에게 직접 찾아간 사건이었고, 어떤 것은 사기나 강간미수 같은 다른 범죄와 묶여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단 하루, 그것도 연결되지 않은 전화와 메시지가 전부였습니다. 같은 죄명이라고 해도, 같은 무게로 놓을 수 없다고 썼습니다.
판결문에 남은 한 문장
선고는 벌금 500만 원이었습니다.
가벼운 조건의 사건은 아니었습니다. 그는 다른 죄로 실형을 살고 나온 사람이었고, 이 사건은 그 형의 집행이 끝난 뒤 누범 기간 안에 벌어졌습니다. 누범 기간 중에 저지른 죄에는 집행유예를 붙일 수 없습니다. 징역형을 고르는 순간 곧바로 실형이라는 뜻입니다. 이 사건에서 나올 수 있는 결론은 처음부터 벌금이거나 실형이거나, 둘 중 하나였습니다.
재판부도 판결문에서 누범 기간 중 재범이라는 점과 그전의 폭력을 불리한 사정으로 먼저 적었습니다. 그런데 그다음에 이런 문장이 붙었습니다. “피고인이 병적인 음주 습벽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하고 이에 대한 치료를 받고 있는 점.”
그 문장은 사실, 재판부가 아닌 제 손에서 먼저 만들어진 문장입니다. 그를 병원에 앉혀 놓은 그날이 없었다면, 판결문의 그 자리에는 아무것도 적히지 않았을 겁니다.
합의서 한 장으로 끝나던 시절은 지났습니다
한 가지가 남습니다.
최종적으로 정리된 사정을 보면, 이 사건의 피해자는 처벌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 정도가 아니라 수사 단계에서 합의서를 냈고, 탄원서를 내서 이 사건이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도 피해자가 피고인과의 교제를 원하면서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판결문에 적었습니다.
그런데 벌금 500만 원이 나왔습니다.
몇 해 전, 저는 다른 스토킹 사건을 맡은 적이 있습니다. 그 사건에서는 공소가 제기된 뒤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서면 한 장을 냈고, 재판은 그것으로 끝났습니다. 유무죄 판단도 없이 공소기각 판결이 났습니다. 당시 스토킹범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죄였기 때문입니다.
2023년 7월 11일에 그 조항이 삭제됐습니다. 그 전에 벌어진 일에는 부칙에 따라 예전 규정이 적용되므로 위 사건은 공소기각으로 끝날 수 있었지만, 그 뒤의 사건에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이제 스토킹범죄는 피해자가 용서해도 재판이 진행됩니다.
조치 위반은 사정이 더 분명합니다. 이쪽은 처음부터 그런 규정이 없었습니다. 피해자가 아무리 원하지 않아도 사건은 끝나지 않습니다.
합의서는 여전히 중요합니다. 다만 그 성격이 바뀌었습니다. 사건을 없애는 서류였다가, 형을 정할 때 참고하는 여러 자료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벌금 500만 원 안에도 피해자의 처벌불원은 분명히 들어가 있습니다. 그것만으로 사건이 사라지지 않았을 뿐입니다.
조치를 받았다면
스토킹으로 신고를 당한 뒤에 벌어지는 일을 순서대로 적으면 이렇습니다. 조치가 먼저 오고, 조치를 어기면 그것이 새로운 죄가 되고, 그 죄는 피해자가 용서해도 남습니다.
그러니 조치를 고지받았다면 그날은 연락하지 않는 것이 유일하게 안전한 선택입니다. 해명하고 싶은 마음, 오해를 풀고 싶은 마음이 아무리 급해도 그렇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조치가 정한 통로 밖에서가 아니라, 변호인을 통해 정식으로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조치 자체를 다투는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긴급응급조치는 대상자 본인이나 법정대리인이 사법경찰관에게 취소나 종류 변경을 신청할 수 있고, 법원이 결정하는 잠정조치에 대해서는 항고가 있습니다. 다만 신청했다고 효력이 그 순간 멈추지는 않습니다. 결정이 바뀌기 전까지는 지금 내려져 있는 조치를 그대로 지키면서 다투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미 어겼다면, 먼저 다툴 수 있는 부분이 정말 남아 있는지를 기록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그다음은 다툴 것이 없다고 판단되는 순간부터 무엇을 만들 것인지 정하는 일입니다. 뒤쪽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병원 기록도, 상담 이력도, 교육 이수도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선고 한 달 전에 시작하면 늦습니다.
제가 맡은 사건에서 판결문에 남은 그 한 문장은, 선고를 반 년 앞두고 시작해서 만든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