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 2026년 10월 12일 · 변호사 김영빈

친족상도례 개정 — 가족이 가져간 돈, 이제는 고소할 수 있습니다

형법 개정으로 가족 사이 재산범죄의 형 면제가 없어져, 이제는 피해자가 고소하면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가 되었습니다. 가져간 날짜에 따라 처벌 여부와 고소 기한이 갈리는 구조, 처벌과 별개로 원래부터 가능했던 부당이득 반환·손해배상 청구, 배우자가 가져간 돈을 재산분할에서 따지는 방법을 정리합니다.

형 면제는 2025년 12월 31일에

없어졌고, 돌려받을 권리는

처음부터 그대로였습니다

친족상도례 개정 — 가족이 가져간 돈도 이제는 고소할 수 있고, 가져간 날짜가 처벌 여부를 정한다는 요지를 적은 정보 카드

「가족은 처벌이 안 됩니다」는 이제 틀린 말입니다

가족이 가져간 돈도

이제는 고소하면

처벌할 수 있습니다.

2025년 12월 31일 형법 제328조가 바뀌면서 「형을 면제한다」는 문장이 없어졌습니다.

경찰서에서 「가족 일이라 저희가 해 드릴 수 있는 게 없습니다」라는 말을 듣고 돌아 나오신 적이 있다면, 그 말의 근거가 친족상도례였습니다. 방송인 박수홍 씨 사건 때 널리 알려진 그 조항입니다. 부모·자녀·조부모·손자녀 같은 직계혈족과 배우자, 같이 사는 친족이 절도·사기·횡령·배임 같은 재산범죄를 저지르면 형을 면제했습니다.

무죄가 아닙니다. 죄는 죄인데, 벌하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치매에 걸린 부모의 예금을 자녀가 빼 가도, 장애가 있는 형제의 재산을 함께 사는 다른 형제가 가로채도, 판사는 사정을 따져 볼 수 없이 면제 판결을 써야 했습니다.

2024년 6월 27일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 일치로 이 조항이 헌법에 맞지 않는다고 결정했습니다(헌법재판소 2024. 6. 27. 2020헌마468 등 결정). 결정문은 이 조항이 낳는 결과를 이렇게 적었습니다.

미성년자나 질병, 장애 등으로 가족과 친족 사회 내에서 취약한 지위에 있는 구성원에 대한 경제적 착취를 용인할 우려가 있다.

2025년 12월 31일에 바뀐 것

이제 가깝든 멀든 친족 사이의 재산범죄는 피해자가 고소하면 처벌할 수 있습니다. 국가가 알아서 재판에 넘기지는 않고,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입니다. 고소는 돈을 잃은 사람, 곧 피해자가 경찰에 합니다. 부모님 돈이라면 고소할 사람은 부모님이고, 부모님이 치매 등으로 스스로 하실 수 없어 성년후견인이 정해져 있다면 그 후견인이 법정대리인으로서 고소할 수 있습니다.

형사소송법은 원래 자기나 배우자의 부모를 고소하지 못하게 막아 두는데, 개정된 형법은 이 죄에서 그 제한을 풀었습니다. 자녀가 부모를 고소할 수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 저지른 사람이 친족이 아니라면, 그 사람은 고소가 없어도 처벌됩니다.

적용되는 죄는 절도·사기·컴퓨터등사용사기·공갈·횡령·배임·권리행사방해·장물입니다. 강도와 재물손괴에는 처음부터 이런 면제가 없었습니다.

친고죄라서 고소는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취소할 수 있습니다. 취소하면 사건은 처벌 없이 끝나고, 같은 일로 다시 고소할 수 없습니다. 가족이 돈을 돌려줄 테니 고소를 거둬 달라고 하면, 돈이 실제로 돌아온 뒤에 거두어도 1심 판결 선고 전이라면 늦지 않습니다.

언제 가져갔는지가 먼저입니다

같은 가족, 같은 돈이라도 가져간 날짜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개정된 형법은 2024년 6월 27일 이후에 저지른 죄부터 적용합니다.

2025년 12월 31일 이후에 가져갔다면, 가져간 사람을 안 날부터 6개월 안에 고소해야 합니다.

2024년 6월 27일부터 2025년 12월 30일 사이에 가져갔다면, 법은 2026년 6월 30일까지 고소할 수 있게 따로 기간을 두었습니다. 그 기한은 지났습니다. 그때는 몰랐다가 나중에 알게 되셨거나 가져간 사람이 따로 사는 형제·친척이라면, 알게 된 날짜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2024년 6월 27일 전에 가져갔다면, 부모·자녀·조부모·손자녀와 배우자, 같이 사는 친족 사이의 일은 지금도 형이 면제됩니다. 대법원은 헌법재판소 결정이 있은 날부터 그 조항의 효력이 없어진다고 봤습니다. 그 전의 일에까지 결정의 효력을 미치면, 이미 면제를 받던 사람에게 형사상 불이익이 돌아가기 때문입니다(대법원 2025. 3. 13. 선고 2024도19846 판결). 따로 사는 형제처럼 그 밖의 친족은 그때도 고소하면 처벌할 수 있었습니다.

가져간 날짜별 처벌과 고소 기한 도해 — 헌법재판소 결정 전의 일은 형 면제, 그 뒤 개정 전의 일은 따로 둔 고소 기간, 개정 뒤의 일은 안 날부터 6개월 안에 고소

2024년 6월 27일 전의 일이라도 모두 면제되지는 않았습니다. 손자가 할아버지의 농협 통장을 가져가 현금자동지급기로 예금을 자기 계좌에 옮긴 사건에서, 대법원은 그 부분의 피해자는 할아버지가 아니라 농협이라며 친족상도례를 적용하지 않았습니다(대법원 2007. 3. 15. 선고 2006도2704 판결). 가족의 통장이나 카드로 기계를 거쳐 돈을 옮겼다면 면제가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가져간 날짜가

처벌 여부를 정하고,

알게 된 날짜가

고소 기한을 정합니다.

처벌이 안 되어도 돈은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친족상도례가 면제한 것은 형벌입니다. 딱 거기까지입니다. 가져간 돈이 그 사람 것이 되지는 않았고, 돌려줄 의무는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손해배상과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은 개정 전에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경찰서에서 「처벌이 안 된다」는 말을 듣고 전부 끝났다고 생각한 채 몇 년을 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처벌이 안 된다는 말을,

돈도 못 받는다는 말로

들으신 겁니다.

민사에도 기한이 있습니다. 손해배상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가져간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청구할 수 없고, 부당이득 반환은 10년입니다. 고소를 망설이는 동안 이 기간도 함께 지나갑니다.

가족 사이 돈 다툼에서 「준 돈이다」라는 말은 어디서나 나옵니다. 가족이 권한 없이 통장에서 빼 간 돈이라면, 그 돈을 가질 정당한 권원이 있다는 점은 가져간 쪽이 증명해야 합니다(대법원 2018. 1. 24. 선고 2017다37324 판결). 피해자가 「준 적 없다」를 증명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부모님이 직접 보내 준 돈이라면 반대로, 돌려받으려는 쪽이 그 돈에 이유가 없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합니다. 그래서 통장 내역에서는 누가 어떤 방법으로 돈을 옮겼는지부터 봐야 합니다.

배우자라면 재산분할에서 따집니다

배우자가 이혼 이야기가 오가던 중에 예금을 옮기거나 적금을 깼다면, 이제는 배우자도 고소할 수 있습니다. 다만 부부 사이의 돈은 누구의 돈인가부터가 다툼입니다. 생활비 통장에서 뺀 돈, 같이 모은 전세금처럼 소유가 흐릿할수록 형사 사건으로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고소가 가능해졌다는 것과 고소로 이긴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배우자가 가져간 돈은 대부분 이혼할 때 재산분할 계산에 넣습니다. 대법원은 혼인관계가 파탄된 뒤 한쪽이 부부의 공동생활이나 공동재산과 관계없이 재산을 처분했다면, 그 재산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분할 대상에 넣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4므13669 판결).

통장에서 지웠다고

계산에서 지워지지 않습니다.

상담에서 먼저 묻는 것

명절 뒤 치우지 않은 식탁 위에 놓인 파란 통장과 바닥에 흩어진 일력 종이를 그린 삽화 — 「고소를 망설이는 동안 기간은 지나갑니다」라는 글귀가 얹힌 이미지

6개월은 생각보다 짧습니다. 가족 일이라 몇 달을 고민하고, 명절에 한 번 더 이야기해 보고, 그러는 사이에 지나갑니다.

그래서 저는 누가 가져갔는지보다, 언제 가져갔고 언제 아셨는지부터 묻습니다. 가져간 날과 아신 날로 고소할 수 있는지와 그 기한을 확인하고, 통장 내역을 본 뒤, 고소와 민사 청구를 함께 할지 어느 것을 앞세울지 정합니다.

고소할지 말지는

가족이 정할 일입니다.

다만 그 결정을

미룰 수 있는 시간은

가져간 사람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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