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절차 · 2026년 8월 2일 · 변호사 김영빈

불송치 이의신청 — 경찰이 무혐의로 끝냈습니다, 여기서 끝인가요?

경찰이 무혐의로 종결한 불송치 결정은 무죄 판결도 불기소 처분도 아닌 경찰 단계의 판단입니다. 기한 없이 사건을 검사 앞으로 강제 송치시키는 이의신청 제도, 2026년 10월 2일부터 사라지는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와 새로 생기는 사건기록 열람·등사권, 그리고 지금 불송치 통지를 받았다면 언제 어떻게 다투는 것이 유리한지까지 정리했습니다.

10월 2일부터 이의신청서 한 장의 무게가 달라집니다

고소장을 내고 몇 달을 기다렸는데, 돌아온 것은 “혐의없음, 불송치 결정” 통지 한 통. 조사받으러 두 번을 다녀왔고 자료도 낼 만큼 냈는데, 재판 문턱에도 가 보지 못하고 경찰 단계에서 사건이 닫혔습니다. 이 글은 그 통지를 받은 분을 위한 글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 여기가 끝이 아닙니다. 그리고 10월 2일부터는, 절차의 성격이 달라집니다.

”혐의없음” 통지, 그런데 왜 검찰이 아니라 경찰서에서 왔을까

2021년부터 경찰은 자기 손으로 수사를 끝낼 수 있습니다. 수사해 보니 혐의가 인정된다 싶으면 사건을 검찰로 보내고(송치), 혐의가 없다고 판단하면 검찰로 보내지 않고 자체적으로 종결합니다. 이것이 불송치 결정입니다.

그러니까 불송치는 법원의 무죄 판결이 아니고, 검사의 불기소 처분도 아닙니다. 경찰 단계의 ‘판단’입니다. 고소인으로서는 기소해 달라고 낸 사건이,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자리까지 가 보지도 못한 상태인 겁니다.

다만 경찰이 종결했다고 기록까지 경찰서에 머무는 것은 아닙니다. 불송치 기록은 그 이유를 적은 서면과 함께 검사에게 넘어가고, 검사는 90일 안에 기록을 검토해서 수사가 위법하거나 부당하다고 보면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경로는 검사가 알아서 움직여 주기를 기다리는 길입니다. 고소인이 직접 당길 수 있는 것은 따로 있습니다.

이의신청 — 사건을 검사의 책상 위로 올리는 절차

불송치 통지를 받은 고소인은 그 경찰관서의 장에게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이의신청이 들어오면 경찰은 사건을 지체 없이 검사에게 송치해야 합니다. 검토해 보고 보낼지 말지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신청이 있으면 ‘보내야’ 합니다.

기한은, 지금까지는 없었습니다. 통지받고 일주일 안에 내야 한다는 식의 제한이 없어서, 오늘 받은 불송치를 석 달 뒤에 다투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이 이번 개정으로 바뀝니다. 10월 2일 이후에 불송치 통지를 받는 사건부터는, 통지받은 날부터 3개월 안에만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6개월 범위에서 연장됩니다). 그 전에 통지를 받은 사건은 종전대로 기한 없이 다툴 수 있습니다.

이건 꽤나 강력한 소송법상의 권리이고, 이 정도의 강력한 권한을 주었다는 것은 기존의 경찰이 사건을 처리하는 데 법 제정 측에서 큰 신뢰를 보내지 않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 제대로 보는 건 검찰’이라는 전제가 느껴지는 제도 설계죠.

그렇게 검사에게 넘어간 다음에는 - 지금까지는 검사가 기록을 보고 부족한 부분을 직접 조사해서 메울 수도 있었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도 있었고, 기록만으로 불기소 처분을 할 수도 있었습니다. 불기소로 끝나더라도 거기에 대해서는 항고와 재정신청이라는 다음 불복 절차가 또 있기는 합니다만, 가장 핵심은 이의신청입니다.

실무에서 결과가 갈리는 지점은 이의신청서의 내용입니다. 억울하다는 호소만 담긴 이의신청서 앞에서, 검사가 볼 수 있는 것은 경찰이 봤던 그 기록뿐입니다. 같은 기록을 보면 같은 결론이 나오기 쉽습니다. 결론이 달라지는 사건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불송치 이유의 논리에서 빈 곳 — 조사되지 않은 사실, 검토되지 않은 증거, 앞뒤가 맞지 않는 전제 — 를 짚어서, 검사가 기록을 다르게 볼 이유를 만들어 준 경우입니다.

10월 2일부터 — 검사가 직접 메워 주던 길이 사라집니다

이 절차의 구조가 오는 10월 2일에 바뀝니다. 검찰청이 폐지되고 수사와 기소가 기관 단위로 갈라지는 개편인데, 전체 그림은 지난 글 검찰청 폐지 — 제 사건은 어떻게 되나요?에 적었습니다. 이의신청과 관련된 변화만 추리면 이렇습니다.

지금까지10월 2일부터
이의신청을 하면검사에게 송치검사(공소청)에게 송치 — 같습니다
이의신청 기한없음통지받은 날부터 3개월 (정당한 사유 시 6개월 범위 연장)
검사가 할 수 있는 일직접 보완수사 / 경찰에 보완수사 요구 / 기소·불기소경찰에 보완수사 요구(1개월 내 이행) / 기소·불기소
사건기록 열람매우 제한적이의신청에 필요한 기록 열람·등사 가능

핵심은 가운데 줄입니다. 10월 2일부터 기소는 공소청이라는 기관이 맡는데, 공소청 검사는 ‘직접 수사를 하지 않습니다’. 이의신청으로 사건이 올라가도, 검사가 스스로 사람을 불러 부족한 조사를 메우는 일은 더 이상 없습니다. 기록이 부족하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고, 경찰이 한 달 안에 이행하는 구조로만 움직입니다.

‘어차피 제대로 보는 건 검찰’이라는 전제 위에 설계된 제도인데, 10월부터는 그 검사가 직접 수사를 하지 못합니다. 전제는 무너졌는데 절차는 남은 겁니다.

당사자에게 이것이 무슨 뜻인가 하면 — 지금까지는 이의신청서가 다소 성글어도 검사가 직접 파 보다가 사건이 살아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10월부터 그 우연은 없습니다. 무엇이 조사되지 않았고 무엇을 더 확인해야 하는지를 ‘이의신청서가 스스로’ 보여 줘야, 검사도 그것을 근거로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의신청서가 호소문에서 재수사의 설계도로 바뀌는 셈입니다.

수사관 쪽 사정도 같이 봐야 합니다. 개편 이후 일선 수사관은 자기 결정을 자기가 최종적으로 책임지는 자리에 섰습니다. 한번 내린 불송치 결정을 되돌리는 것은 수사관에게도 근거가 필요한 일입니다. 그 근거를 대신 만들어 주는 서면이라야 결정이 실제로 움직입니다.

검사의 보완수사요구가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는 절차인지 — 기한과 왕복, 그리고 사건이 경찰 단계에서 다시 닫힐 수 있다는 것까지 — 는 〈보완수사 — 검찰에 갔던 사건이 경찰서로 돌아왔습니다〉에 따로 적었습니다.

대신, 사건기록을 볼 수 있게 됩니다

지금까지 이의신청의 가장 큰 어려움은 따로 있었습니다. 불송치의 이유는 통지받지만, 그 판단의 재료가 된 사건기록은 볼 수 없었다는 것. 상대방이 무슨 진술을 했는지, 어떤 조사가 이뤄졌고 어떤 조사가 빠졌는지를 모르는 채로, 결론만 보고 다퉈야 했습니다.

이번 개정으로 이의신청에 필요한 사건기록의 열람·등사권이 새로 생깁니다. 불송치 결정의 논리를 기록과 대조하면서, 어느 지점이 비어 있는지 확인하고 다툴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위에서 말한 ‘빈 곳을 짚는 이의신청’이 비로소 깜깜이가 아닌 상태에서 가능해집니다(피의자의 경우에는 아직 대응하는 제도 설계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까지는 공판에 가서야 증거로 제출된 기록만을 볼 수 있었는데, 이 정도의 권한을 고소인 측에 준다면 무기대등의 원칙상 대응하는 제도가 설계되지 않으면 방어권이 사실상 형해화될 가능성이 있기에 후속 시행령 등을 기다려 보아야 하겠습니다.).

고소인 말고 고발인에게도 변화가 있습니다. 2022년 법 개정으로 고발인은 이의신청을 할 수 없게 되어 있었는데, 이번 개정으로 무고처럼 고발인이 피해자에 준하는 직접 이해관계를 가지는 일부 범죄에 한해 고발 사건도 다시 이의신청으로 다툴 수 있게 됩니다. 대상 범죄의 범위는 대통령령으로 정해집니다.

열람·등사의 구체적인 범위와 절차는 하위 법령으로 정해질 부분이 남아 있습니다. 확정되는 대로 이 글에 덧붙이겠습니다.

지금 불송치 통지를 받았다면

10월 2일 전에 통지를 받은 사건이라면 이의신청에 기한이 없고, 기한이 없다는 것은 언제 낼지를 고를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 선택이 유난히 무거운 시기입니다.

지금 내면 — 아직 지금 제도라서,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해 줄 가능성이 제도상 남아 있습니다. 다만 폐지를 두 달 앞둔 조직이 애매한 사건에 재량을 행사하기 어려운 정체 구간이기도 합니다.

10월 2일 이후에 내면 — 기록을 열람해서 빈 곳을 확인한 다음 정밀하게 쓸 수 있습니다. 대신 재수사는 경찰이 하는 구조라, 이의신청서가 재수사의 방향까지 담아야 합니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사건마다 다릅니다. 불송치 이유서에 적힌 논리가 어떤 종류인지 — 사실을 잘못 본 것인지, 조사가 빠진 것인지, 법리를 다르게 본 것인지에 따라 답이 갈립니다. 이 판단이 지금 시기에 변호사가 하는 일입니다.

불송치 통지서와 이유서를 가지고 오시면, 그 논리의 어디가 비어 있는지, 그리고 언제 어떤 방식으로 다투는 것이 유리한지부터 같이 고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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