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절차 · 2026년 10월 14일 · 변호사 김영빈
불송치 — 경찰이 혐의없음으로 끝냈습니다, 여기서 끝인가요?
불송치 결정은 무죄 판결도 불기소 처분도 아닌 경찰 단계의 판단이고, 통지를 받은 고소인이 이의신청을 하면 경찰은 사건을 검사에게 보내야 합니다. 증거불충분의 뜻, 상대방이 경찰에서 한 말을 확인하는 기록 열람, 사건을 받은 검사가 직접 수사하지 않고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구조를 차례로 설명합니다. 같은 기록으로는 같은 결론이 나오므로,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 안에 기록에서 빠진 것을 찾아 다시 조사할 목록으로 만드는 일이 이의신청의 내용이 됩니다.
증거불충분 통지를 받은 고소인께 —
3개월 안에, 기록부터 보고 다툽니다

고소장을 내고 몇 달을 기다렸습니다. 조사받으러 2번 다녀왔고 자료도 낼 만큼 냈습니다. 그런데 우편으로 온 수사결과 통지서에는 불송치,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통지를 받은 고소인은 그 경찰서장에게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이의신청이 들어오면 경찰은 사건을 검사에게 보내야 합니다. 2026년 10월 2일 이후에 받은 통지라면, 기한은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입니다. 그 전에 받은 통지라면 기한이 없습니다.
불송치는 경찰의 판단입니다
2021년부터 경찰은 수사를 자기 손으로 끝낼 수 있습니다. 혐의가 있다고 보면 사건을 검사에게 보내고(송치), 그렇지 않다고 보면 송치하지 않고 끝냅니다. 이것이 불송치 결정입니다.
불송치는 법원의 무죄 판결이 아니고, 검사의 불기소 처분도 아닙니다. 경찰 단계의 '판단'입니다. 기소해 달라고 낸 사건인데, 기소할지 말지를 정하는 검사의 판단은 아직 받아 보지 못했습니다.
이의신청은 이 판단을 검사에게 넘기는 절차입니다. 경찰이 신청서를 읽어 보고 보낼지 말지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신청이 있으면 지체 없이 '보내야' 합니다. 이건 꽤나 강력한 소송법상의 권리이고, 이 정도의 권한을 주었다는 것은 법을 만든 쪽이 경찰의 사건 처리에 큰 신뢰를 보내지 않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 제대로 보는 건 검찰'이라는 전제가 느껴지는 제도 설계죠.
통지서에는 서류 3가지가 함께 옵니다. 불송치 결정서, 이의신청 안내, 이의신청서 서식입니다. 서식은 받았는데, 거기에 무엇을 적을지는 결정서를 읽어야 정해집니다.
「증거불충분」은 범죄가 없었다는 말이 아닙니다
결정서의 혐의없음 뒤 괄호가 증거불충분이라면, 경찰은 그런 일이 없었다고 본 것이 아닙니다. 고소한 사실을 인정할 만한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본 것입니다. 고소한 사실이 범죄가 되지 않거나 범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 경우(범죄인정안됨)와는 다릅니다.
그래서 이의신청이 다툴 곳도 정해집니다. 경찰이 무엇을 증거로 보았고 무엇을 보지 않았는지입니다. 결정서에는 사건관계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근거를 구체적으로 적게 되어 있습니다.
결론이 달라지는 사건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조사되지 않은 사실, 검토되지 않은 증거, 앞뒤가 맞지 않는 전제 — 이 3가지 중 하나를 짚어서, 검사가 기록을 다르게 볼 이유를 만든 경우입니다. 억울하다는 호소만 담긴 이의신청서 앞에서 검사가 볼 수 있는 것은 경찰이 봤던 그 기록뿐입니다.
상대방이 경찰에서 한 말 — 기록 열람부터 신청합니다
결정서는 경찰의 판단을 적은 문서이지, 상대방이 조사에서 한 말을 옮긴 문서가 아닙니다. 상대방이 무엇을 냈고 무슨 말을 했는지, 참고인으로 누가 불려 갔는지는 수사기록에 있습니다.

2026년 10월 2일부터 고소인은 이의신청을 위해 수사기록의 열람·등사를 경찰이나 검사에게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의신청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경찰과 검사는 기록의 전부 또는 일부를 허가해야 합니다. 사건관계인의 사생활이나 안전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부분 같은 것은 빼고 줄 수 있고, 허가하지 않거나 일부만 주면 그 이유를 알려 줘야 합니다.
받은 기록은 이의신청에 쓰는 것입니다. 등사를 허가하면서 사용 목적을 제한하거나 조건을 붙일 수 있습니다. 그 제한을 어기고 상대방 진술을 지인 단톡방에 올리면 고소인이 피의자가 됩니다.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입니다.
기록을 받아 읽고 이의신청서를 쓰기에 3개월은 길지 않습니다.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경찰서장이 기간을 늘려 줄 수 있지만, 그것도 경찰이 불송치 기록을 검사에게 보낸 날부터 6개월을 넘지 못합니다.
기록 열람은 통지를 받은
그 주에 신청합니다.
이의신청하면 사건은 검사에게 갑니다 — 검사는 직접 수사하지 않습니다
이의신청서가 들어가면 경찰은 사건을 검사에게 보내고, 처리 결과와 이유를 고소인에게 알려 줍니다.
그런데 2026년 10월 2일부터 기소는 공소청이 맡고, 공소청 검사는 직접 수사를 하지 않습니다. 검사는 기록을 보고 기소하거나 불기소하거나, 기록이 부족하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합니다. 경찰은 1개월 안에 그 요구를 이행하고 결과를 검사에게 알립니다.

'어차피 제대로 보는 건 검찰'이라는 전제 위에 설계된 제도인데, 그 검사가 이제 직접 수사를 하지 못합니다.
전제는 무너졌는데
절차는 남은 겁니다.
그래서 이의신청서는 검사가 경찰에 무엇을 다시 조사하라고 할지까지 적어 줘야 합니다. 누구를 다시 불러 무엇을 물을지, 어떤 자료를 받아 무엇과 맞춰 볼지. 검사가 그 목록을 그대로 보완수사요구에 옮겨 적을 수 있으면 됩니다. 그 요구를 받아 다시 조사하는 쪽은 경찰이고, 한번 내린 결정을 되돌리는 것은 수사관에게도 근거가 필요한 일입니다. 그 근거를 대신 만들어 주는 서면이라야 결정이 실제로 움직입니다.
고소인은 검사에게 면담을 신청해 의견을 말할 수도 있습니다. 받아들일지는 검사가 정하고, 그 자리에서 한 말은 재판에서 증거로 쓰지 못합니다. 면담은 서면에 적은 것을 검사 앞에서 다시 짚는 데 씁니다.
같은 기록으로는 같은 결론이 나옵니다
결론을 바꾸는 것은
그 기록에서 빠진 것을 찾아
다시 조사할 목록으로
만드는 작업이고,
그것이 변호사가 하는 일입니다.
불송치 결정서와 고소할 때 낸 자료를 들고 오시면, 기록 열람 신청부터 같이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