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 2026년 6월 23일 · 변호사 김영빈
아내가 위험에 처한 걸 봤습니다
위험한 물건으로 사람을 다치게 한 특수상해. 법정형 하한 1년을 정상참작감경으로 넘어, 반성·합의·초범으로 징역 9월에 집행유예를 받은 양형 변론의 기록입니다.
특수상해, 그래도 실형은 막았습니다
형사 사건을 검색하다 이 글에 닿으신 분 중에는, 이런 마음인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때린 건 맞는데… 솔직히 그럴 만한 사정이 있기는 한데요. 그것도 참작이 됩니까?”
먼저 정직하게 말씀드립니다. 사정이 아무리 딱해도, 사람을 때린 것은 범죄입니다. 화를 낼 만했다는 것과 폭력이 정당해진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다만 그 사정은 형을 정하는 자리 — 양형에서 분명히 무게를 가집니다. 어떤 사건은 바로 거기서 실형과 집행유예가 갈립니다. 제가 변호인으로 맡았던 한 특수상해 사건이 그랬습니다.
그날 밤
의뢰인은 20대 후반의 남성으로, 부부가 각자 작은 가게를 꾸려 가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날도 두 사람은 각자 가게를 마치고 집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다음 날은 아이를 보러 가기로 한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오지 않았고, 연락도 닿지 않았습니다. 불안한 마음에 그는 아내 가게의 CCTV를 휴대전화로 열어 보았고 — 거기서 한 남성이 아내에게 치근덕대면서 성추행을 하는 것으로 오인할 만한 장면을 보았습니다.
그 순간 그는 이성을 잃었습니다. 택시를 잡아타고 아내 가게로 달려갔고, 몇 분만에 도착한 그의 눈앞에서는 여전히 그 상황이 진행되고 있었지요. 그는 눈앞의 상황에 격분해 그곳에 있던 술병과 유리잔을 집어 상대를 여러 차례 내리쳤습니다. 술병이 두어개 깨졌고, 상대는 머리 등에 약 3주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를 분명히 해 둡니다. 상대방이 실제로 무엇을 했는지는 이 사건에서 따로 판가름 난 사실이 아닙니다. 이 글은 누군가를 단죄하려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이 자신이 저지른 일의 책임을 어떻게 졌는지에 대한 기록입니다.
죄명은 특수상해였습니다
맨손이 아니라 술병·유리잔 같은 ‘위험한 물건’으로 사람을 다치게 하면, 단순 상해가 아니라 특수상해가 됩니다. 법정형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입니다. 하한이 1년이라는 건, 손을 놓고 있으면 유죄가 되는 순간 실형이 코앞이라는 뜻입니다. 벌금형이라는 선택지가 아예 없습니다.
그는 자신이 한 일을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인정했고, 깊이 뉘우쳤습니다. 그렇다면 변호인이 할 일은 분명했습니다. 이 사람이 ‘자기가 한 딱 그만큼’의 책임만 지도록, 그 이상으로 무겁게 떨어지지 않도록, 형을 정하는 자리를 하나하나 짚는 것이었습니다.
양형이 갈리는 자리
특수상해는 하한이 1년이지만, 법원은 참작할 사정이 충분하면 그 아래로 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정상을 참작한 감경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처단형의 하한을 6개월까지 낮췄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형을 더 가벼운 쪽으로 끌어내리는 사정들이 받아들여졌습니다.
변호인이 그 자리에 올린 것은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 진짜 반성. 반성문은 형식이 아니라, 그 사람이 자신이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는 증거여야 합니다. 그는 자신이 격분했던 순간보다, 술병을 들지 않았어야 했다는 사실을 더 무겁게 적었습니다.
둘째, 피해자와의 합의. 정신을 차린 그는 어떻게든 피해자에게 사죄하고 합의를 이루었습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는, 양형에서 가장 무겁게 작용하는 사정 가운데 하나입니다.
셋째, 그가 어떤 사람인지. 같은 잘못을 저지른 적 없는 초범이라는 점,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이라는 점, 오래 이어 온 자원봉사 — 한순간의 격정이 그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기록으로 보여드렸습니다.
결과
법원은 징역 9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사회봉사 명령이 함께 붙었습니다). 하한이 1년인 죄에서 9개월이 나왔다는 것은, 위의 사정들이 빠짐없이 받아들여졌다는 뜻입니다. 집행유예가 붙어, 정해진 기간을 사고 없이 보내면 형은 집행되지 않습니다. 한 번의 잘못으로 가정과 생업까지 무너지는 일은 막은 셈입니다.
판결문은 담담했습니다. 공격 방법이 과격하고 상해도 가볍지 않다는 점을 먼저 짚고 — 그러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합의가 이루어진 점, 초범인 점을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한다고. 양형은 그렇게, 무거운 쪽과 가벼운 쪽을 함께 저울에 올린 끝에 정해집니다.
봐 달라는 것이 아니라, 맞게 매겨 달라는 것
분명히 적습니다. 이 글은 “사정이 있으면 때려도 된다”는 이야기가 결코 아닙니다. 아내가 위험에 처한 것으로 보였다 해도, 스스로 술병을 들 일은 아니었습니다. 문을 두드리고, 소리쳐 알리고, 경찰을 기다리는 길이 있었습니다. 의뢰인도 그것을 압니다. 그가 가장 깊이 뉘우친 곳이 바로 그 지점이었습니다.
다만 형사재판의 양형은, 같은 죄명이라도 그 사람이 왜 그 자리에 서게 됐는지, 무엇을 했고 그 뒤 어떻게 책임졌는지를 빼고 정해지지 않습니다. 우발인가 계획인가, 뉘우치는가, 피해는 회복되었는가, 처음인가 반복인가. 이 사건의 집행유예는 누가 봐줘서가 아니라, 저울에 올릴 것을 빠짐없이 올렸기 때문에 나온 결과입니다. 변호인의 일은 형을 깎는 재주가 아니라, 그 사람의 책임을 정확한 무게로 만드는 것입니다.
같은 상황에 계시다면
화가 날 만한 일이었더라도, 손이 먼저 나가는 순간 사건은 거기서 시작됩니다. 억울함은 폭력이 아니라 신고와 기록으로 푸는 것입니다. 그 순서를 지키는 것만으로 피고인석에 서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벌어졌다면, 인정할 것은 빨리 정확히 인정하십시오. 부인할 수 없는 사건에서 끝까지 버티는 것은, 반성의 진정성마저 의심받게 만들어 양형에서 오히려 불리해집니다. 무엇을 다투고 무엇을 인정할지를 처음에 정확히 가르는 일 — 그 판단은 혼자 하기 어렵습니다.
합의는 가능한 한 빨리, 그러나 감정을 앞세우지 말고. 피해 회복은 양형의 핵심이지만, 직접 부딪치면 또 다른 사건이 되기도 합니다. 변호인을 통해 길을 여는 편이 안전합니다. 폭력 사건이라도 사정과 결과에 따라 길이 갈리는데, 쌍방으로 얽힌 사건에서 한쪽만 구속된 경우는 다른 글에 적어 두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직하게 한 줄. 양형은 누구도 약속할 수 있는 결과가 아닙니다. 이 사건의 집행유예는 장담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책임지려 한 모든 행동과 그것을 빠짐없이 법정에 올린 변론이 함께 만든 것입니다. 변호인이 약속할 수 있는 것은 형량이 아니라, 그 사람을 위해 저울에 올릴 수 있는 것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는 일까지입니다.
창원·경남에서 폭력 사건으로 수사나 재판을 앞두고 계시다면, 혼자 판단하기 전에 한 번 상의하십시오. 아인법률사무소 · 변호사 김영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