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 2026년 7월 21일 · 변호사 김영빈

배우자의 상간 상대가 둘이었습니다

배우자의 상간 상대가 둘일 때, 재력 있는 한쪽에 위자료를 몰아 받을 수 있을까. 두 관계의 시기가 겹치지 않으면 두 상간자는 별개의 불법행위자라 각각 따로 청구해야 합니다. 쓰리섬이냐 아니냐가 위자료를 정하는 이유를 실제 사건으로 풀었습니다.

쓰리섬이냐 아니냐가 왜 중요하죠?

제가 직접 처음부터 끝까지 맡아 진행한 이혼·상간 사건입니다. 아내의 외도를 알게 된 한 남편이 저를 찾아왔는데, 상대가 한 사람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시작은 사소한 것들이었습니다. 늦어지는 귀가, 자꾸 바뀌는 약속, 손에서 놓지 않는 휴대폰. 어느 날 우연히 본 메시지 한 줄이 실마리가 됐고, 추궁 끝에 아내는 외도를 인정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듣다 보니 상대가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두 사람이었습니다.

남편은 머리끝까지 화가 났습니다. 아내가 두 남자와 한꺼번에 놀아난 것이라고 — 흔히들 말하는 쓰리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셋이 한통속이 되어 자신을 우롱했다고 느꼈고, 두 상간남을 싹 다 패가망신시키겠다며 길길이 뛰었습니다. 특히 둘 중 눈에 띄게 재력이 있는 한 사람을 겨냥했습니다. 이왕 받아 낼 거라면 돈이 있는 쪽에서 크게 받아 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여기서 생각지 못한 법률 문제가 걸렸습니다. 아내의 두 상대가 ‘같은 시기에 함께’ 있었느냐, 아니면 ‘차례로’ 있었느냐 — 말하자면 쓰리섬이었느냐 아니었느냐가, 위자료를 어떻게 받을 수 있는지를 통째로 정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두 사람은 동시가 아니라 차례로였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점 때문에, 재력이 있는 한쪽에게 위자료를 몰아 받는 일은 할 수 없었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되는지 하나씩 말씀드리겠습니다.

쓰리섬이라면, 셋이 한 덩어리가 됩니다

남편이 그리던 그림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세 사람이 같은 시기에 얽혀 있었다면, 그건 셋이 함께 저지른 하나의 일입니다. 이럴 때는 법적으로도 세 사람이 하나로 묶입니다. 함께 잘못한 사람들은 그 손해에 대해 다 같이 책임을 지고, 피해자는 그중 누구에게든 전부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재력이 있는 한 사람에게 전액을 받아 내고, 그 사람이 나머지에게 각자 몫을 나눠 받도록 하는 구조도 그려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정말 쓰리섬이었다면, “돈 있는 쪽에서 다 받겠다”는 남편의 생각이 아주 틀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이 사건이 그런 사건이 아니었다는 데 있었습니다.

그런데 두 사람은, 서로의 존재도 몰랐습니다

받은 자료를 시간 순서대로 늘어놓자, 전혀 다른 그림이 나왔습니다. 첫 번째 상대와의 관계가 한동안 이어지다 끝났고, 그로부터 한참 지난 뒤에야 두 번째 상대와의 관계가 시작됐습니다. 두 시기는 겹치지 않았습니다. 두 남자는 서로의 존재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쓰리섬이 아니라, 서로 다른 시기에 벌어진 두 개의 관계였습니다. 세 사람이 얽힌 하나의 사건처럼 보였던 것은, 아내라는 한 사람을 가운데 두고 있었기 때문일 뿐이었습니다. 실제로는 성격이 다른 두 개의 사건이 시간을 두고 이어진 것에 가까웠습니다. 그리고 이 구분이, 뒤에 이어질 모든 판단을 좌우했습니다.

함께 저지른 일인가, 따로 저지른 일인가

배우자가 아닌 제3자가 부부 사이에 끼어들어 부부공동생활을 깨뜨리고 배우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는 것 — 이것이 상간자가 위자료를 물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대법원도 이런 행위를 원칙적으로 불법행위로 봅니다.

여기서 핵심은 ‘누가 누구와 함께 그 일을 했는가’입니다. 부정행위는 배우자와 상간자가 함께 저지른 일입니다. 그래서 그 시기의 외도에 대해서는 배우자와 그 상간자가 함께, 하나의 책임을 집니다. 앞서 쓰리섬이라면 셋이 한 덩어리가 된다고 말씀드린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같은 시기에 함께했다면, 함께 묶입니다.

그런데 시기가 겹치지 않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앞 시기의 상대는 뒤 시기의 관계에 아무런 관여가 없습니다. 뒤 시기의 상대도 앞 시기에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두 사람이 ‘함께’ 저지른 일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 앞 시기 상대에게 뒤 시기의 몫까지 물릴 수 없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각자는 자기가 관여한 시기의 일에 대해서만, 배우자와 함께 책임을 집니다.

재력이 있는 한쪽에 전부를 물리려면, 그 사람이 다른 시기의 외도에까지 책임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는 자기가 만난 시기의 일에만 책임이 있을 뿐입니다. 결국 위자료는 재력의 크기가 아니라, 각자가 관여한 시기를 따라 따로따로 정해집니다.

그래서 하나의 사건을, 셋으로 나눠 진행했습니다

방향은 제가 직접 잡았습니다. 배우자인 아내와는 이혼 절차로, 두 상간 상대와는 각각 별개의 손해배상으로.

아내에 대해서는 이혼과 그에 따른 위자료를 함께 다뤘습니다. 두 상간 상대에 대해서는, 각 사람이 관여한 시기의 부정행위를 각각 따로 증명했습니다. 한 사람 몫을 세워 두면 다른 사람 몫이 저절로 서는 구조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앞 시기의 관계는 앞 시기의 증거로, 뒤 시기의 관계는 뒤 시기의 증거로 각각 세웠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법원의 결론은 대체로 이런 형태가 됩니다. 첫 번째 상대는 배우자와 공동하여 얼마, 두 번째 상대는 배우자와 공동하여 얼마. 두 상대의 이름이 각각 배우자와만 묶여 따로 적히고, 둘은 서로 묶이지 않습니다. 판결문의 그 모양 자체가, 두 관계가 별개였다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 줍니다. 만약 한 사람에게 전부를 몰아 청구했다면, 그 사람 몫을 넘어서는 부분은 기각됐을 것입니다.

참고로 상간 위자료는 사안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1천만 원에서 4천만 원 사이에서 정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물가 상승에 따라 조금씩 오르는 편입니다). 부정행위의 기간과 정도, 그것이 혼인관계에 미친 영향 같은 사정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상대가 둘이면 그 각각에 대해 이 범위가 따로 매겨지는 것이지, 한 사람에게 두 배가 매겨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끝난 부부인 줄 알았다”는 말

상간 상대들이 흔히 내놓는 방어가 있습니다. ‘두 사람이 이미 남처럼 지내는, 사실상 끝난 부부인 줄 알았다’는 것입니다. 정말 그랬다면 책임이 줄어들 여지가 있습니다. 이미 깨져 있던 부부공동생활은, 더 깨뜨릴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방어는 말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시기에 부부가 이미 파탄나 있었다는 사정, 그리고 그렇게 믿을 만한 근거가 있었다는 사정을 상간자 쪽이 증거로 내야 합니다. 이런 사건에서 그런 주장은 자주 나오지만, 뒷받침할 증거가 없으면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상대가 여럿이라는 것은, 배상의 크기가 아니라 배신의 크기입니다

배우자의 상간 상대가 여럿이라는 사실은, 그 자체로 배신의 깊이를 말해 줍니다. 다만 그것이 배상을 한 곳에 몰아 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각 관계를 하나씩 따로 세우고, 따로 증명해야 하는 일이 됩니다.

그래서 상대가 한 사람이 아닌 것으로 보이신다면, 각 관계가 언제부터 언제까지였는지부터 시간 순서로 적어 두시길 권합니다. 서로 겹치는지 아닌지가 특히 중요합니다. 쓰리섬이었는지 아니었는지가, 위자료를 누구에게 얼마나 물을 수 있는지를 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시간표를 증거로 뒷받침하는 일은 서둘러야 합니다. 부정행위의 흔적 중에는 시간이 지나면 조용히 사라지는 것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흔적을 사라지기 전에 어떻게 붙잡아 두는지는 모텔 CCTV는 보름이면 사라집니다 편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사건의 다음 결정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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