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 2026년 9월 8일 · 변호사 김영빈

상속재산분할협의서 양식 — 형제가 보내온 서류, 서명해도 될까요?

상속재산분할협의서의 빈 양식과 작성 예시를 놓고, 형에게 부동산을 넘기는 합의와 내가 정산금을 받는 약속의 차이를 짚습니다. 구두로 한 분배 약정을 입증하지 못한 판결과 함께, 서명 전에 문서에 담아야 할 정산 조건과 실제 지급을 확보하는 문제를 살펴봅니다.

형의 소유로 한다는 문장에, 내가 돈을 받는다는 약속도 들어 있습니까?

상속재산분할협의서 — 서명해도 될까요?

형이 보내온 상속재산분할협의서에 서명하려고 합니다. 형은 등기 때문에 필요한 서류라며, 부동산을 팔면 제 몫을 챙겨 주겠다고 합니다.

협의서에 형이 부동산을 갖는다는 내용이 있다면, 내가 받을 돈에 관한 약속도 적혀 있는지부터 확인하셔야 합니다. 아래 양식과 예시를 보면 차이가 보입니다.

1. 상속재산분할협의서 “양식”

상속재산분할협의서는 공동상속인들이 상속재산을 어떻게 나누기로 했는지 적는 문서입니다. 부동산을 한 사람이 갖기로 했다면, 그 협의에 따른 상속등기에 사용됩니다. 공동상속인 전원의 합의가 필요합니다.(상속등기에 관한 업무처리지침 제17조)

부평구청 공개 자료실에서 빈 양식과 작성 예시를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아래는 내용을 읽기 쉽도록 다시 구성한 빈 양식입니다. 성인 공동상속인 2명, 부동산 1건을 전제로 했습니다.

상속재산분할협의서 빈 양식 — 부평구청 공개 서식을 참고한 설명용 재구성

돌아가신 분과 사망일, 나눌 재산, 그 재산을 취득할 사람, 공동상속인들의 인적 사항과 기명날인란이 있습니다. 부동산의 표시는 등기사항증명서와 맞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 양식에는 부동산을 받지 않는 상속인에게 돈을 준다는 내용이 없습니다. 그런 합의를 했다면 양식을 채우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2. 형 명의로 등기하고, 제 몫은 나중에 준다고 하는데요?

아버지가 남긴 토지를 성인 형제 2명이 상속받는 상황을 가정하겠습니다. 형 김가람은 동생 김나루에게 자신이 토지를 팔아 대금을 나눠 주겠다며 아래 협의서를 보냈습니다. 인물·재산·날짜는 모두 설명을 위한 가상 예시입니다.

형제가 보내온 협의서의 가상 예시 — 토지는 김가람의 소유로 한다고만 기재

상속재산 중 아래 부동산은 김가람의 소유로 한다.

이 문장에 동의하면, 토지를 형이 취득하도록 재산을 나누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 등기 업무를 형에게 맡긴다는 뜻으로 읽고 서명할 내용이 아닙니다.

동생 김나루의 이름도 아래에 있습니다. 그러나 공동상속인란에 내 이름이 있다는 것과, 내가 받을 재산이나 돈이 정해져 있다는 것은 다릅니다. 이 예시에서 동생의 이름은 형이 토지를 갖는다는 협의에 참여한 사람으로 적혀 있습니다.

형이 돈을 나눠 주기로 했다면, 얼마를 어떤 방식으로 받을 것인지가 별도로 정해져 있어야 합니다. 협의서의 빈칸을 모두 채워도 그 약속은 여전히 빠져 있을 수 있습니다.

3. 말로 약속했는데, 나중에 청구해도 되죠?

형이 갖는다는 문장에 내 몫도 적혀 있습니까

구두로 한 약속도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형이 약속을 부인하면, 돈을 달라는 쪽이 어떤 약속을 했는지 입증해야 합니다.

실제로 상속인 중 1명에게 부동산을 모두 귀속시키는 협의서를 작성한 뒤, 매매대금을 나눠 달라는 소송이 제기된 사례가 있습니다. 돈을 청구한 상속인은 상대방이 장례 무렵 부동산을 팔아 대금을 나눠 주겠다고 해서 서류를 내주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서명·날인한 협의서에는 상대방이 부동산을 모두 취득한다는 내용만 있고, 대가를 지급하거나 다른 의무를 부담한다는 기재가 없었습니다. 증인들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도, 대금을 나눌 비율과 방법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는 내용은 없었습니다.

법원은 이런 사정들을 종합해 대금 분배 약정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협의서에 돈 이야기가 없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결정한 것은 아닙니다.〔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1. 2. 9. 선고 2020가단208118 판결〕

서명한 협의서는 남아 있는데, 돈을 나눠 주기로 했다는 사실은 별도로 입증해야 했습니다.

4. 뭐가 필요하죠?

형과 무엇을 합의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토지의 매매대금과 관계없이 동생에게 정산금 6,000만원을 주기로 합의했다면, 지급 약속은 다음과 같이 구체화할 수 있습니다.

김가람은 위 부동산을 단독으로 취득하는 대가로 김나루에게 정산금 60,000,000원을 2026. 10. 15.까지 김나루 명의의 계좌로 지급한다.

정산 약속의 기재 예시 — 지급할 사람, 받을 사람, 금액과 기한

위 문구는 고정된 정산금을 지급하기로 한 경우의 예시입니다. “팔면 절반을 준다”는 합의를 했다면 문장도 달라져야 합니다. 매매대금 전액의 절반인지, 어떤 비용을 뺀 나머지의 절반인지, 돈을 받은 뒤 언제 지급할 것인지를 정해야 합니다. 팔리지 않으면 언제까지 기다릴지도 남습니다.

돈을 준다는 문장이 생겼다고 실제 지급까지 확보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 앞으로 등기를 먼저 넘겨준 뒤 약속한 돈을 받지 못하면, 동생이 돈을 청구하고 받아내야 하는 문제가 남습니다. 등기서류를 넘기는 시점에 정산금을 받을지, 나중에 받는다면 어떤 담보를 마련할지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변호사가 확인할 것은 협의서의 빈칸만이 아닙니다. 내가 넘겨주는 재산과 받기로 한 돈이 맞는지, 등기를 넘겨준 뒤에도 그 돈을 받을 수 있는지입니다. 형제가 보낸 협의서와 함께, 정산을 이야기한 문자·대화 내역을 가져오시면 문서에 빠진 약속부터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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