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 2026년 7월 23일 · 변호사 김영빈

집행정지의 집행정지? 그건 뭐죠?

행정처분은 받는 순간 효력이 시작되지만, 취소소송 판결은 1년 뒤입니다. 그 시차를 메우는 집행정지 — 그것도 소장 접수 이틀 만에 재판부가 직권으로 내린 잠정 정지까지, 속도가 전부인 행정 집행정지의 실제 기록.

행정처분을 받아 본 분은 압니다. 통지서가 도착하는 순간, 처분은 이미 효력을 냅니다. 관급 입찰에 못 들어가게 막는 제재라면, 그날부터 회사는 들어가려던 모든 입찰에서 잘려 나갑니다.

그런데 그 처분을 다투는 취소소송은, 판결까지 짧아도 6개월 길면 1년을 넘게 끌게 됩니다.

여기서 많은 분이 먼저 이렇게 묻습니다. “이 소송, 이길 수 있나요?” 물론 중요한 질문입니다. 다만 그보다 앞에 놓인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이길 때까지, 회사가 살아 있을까요?” 1년 뒤에 이겨도 그사이 입찰에서 계속 잘려 회사가 문을 닫으면, 그 승소 판결은 부고장 위에 놓인 상장(賞狀)이 됩니다.

그래서 행정소송의 진짜 첫 승부는 판결이 아니라 집행정지입니다. 판결이 날 때까지 처분의 효력을 멈춰 두는 것. 이게 되면 회사는 숨을 쉬고, 안 되면 소송은 이겨도 의미가 없습니다. 그리고 집행정지는, 속도가 거의 전부입니다.

얼마 전, 좀처럼 보기 어려운 결정 하나를 이끌어낸 사건이 있었습니다.

처분은 이미 효력을 내고 있는데, 오늘 접수되나요?

의뢰인이 사무실에 온 건 금요일이었습니다. 그때 이미 처분은 살아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관급 입찰 자격을 막는 제재였는데, 제한 개시일이 처분일 당일로 찍혀 있어 상담을 하는 그 순간에도 회사는 입찰에서 배제되는 중이었습니다. 하루가 그대로 손해였습니다.

“오늘 바로 접수가 되나요?” 의뢰인이 물었습니다. 저는 솔직하게 말씀드렸습니다. 자료도 아직 제대로 검토되지 않은 상태에서, 하루 만에 서면을 낼 수는 없다고. 대신 선임하신다면, 주말을 전부 불태워서라도 다음 영업일에 접수하겠다고.

그렇게, 시간과의 싸움이 시작됐습니다.

영업일 하루 만에, 접수까지

그리고 주말 내내, 저는 서면을 썼습니다. 소장 한 부가 아니었습니다.

처분을 멈추는 길은 두 갈래입니다. 법원에 내는 집행정지, 그리고 행정심판위원회에 내는 집행정지. 어느 쪽이 먼저 설지 알 수 없으니 양쪽에 동시에 걸기로 했습니다. 소장, 법원 집행정지신청서, 행정심판청구서, 행정심판 집행정지신청서 — 주말 이틀 동안 네 벌의 서면을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선임 후 첫 영업일, 소장과 집행정지신청을 함께 접수했습니다. 취소소송이 걸려 있어야 집행정지가 설 자리가 생기기 때문에, 둘은 한 몸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접수 시각을 보면 소장과 집행정지가 4분 차이였습니다.

서면 분량으로만 따져도 행정심판청구서 400여 쪽, 그 집행정지신청서 300여 쪽, 행정소송 소장 400여 쪽, 그 집행정지신청서 300여 쪽 — 합쳐서 1,400쪽이 넘는 서면을 영업일로는 하루 만에 완결하고, 의뢰인 확인까지 마쳐 제출했습니다. (조금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물론 주말을 통째로 불태웠으니, ‘영업일 하루’라는 말은 조금 염치가 없긴 하군요.)

추가로, 이틀 만에 기일지정신청

엄청난 속도로 서면을 제출하기는 했지만, 여기서 멈췄다면 평범한 사건이 됐을 겁니다. 서면을 아무리 잘 써서 넣어도, 법원이 그 서면을 언제 펼쳐 보느냐는 또 다른 문제니까요. 심리 순서가 뒤로 밀리면 그 며칠, 몇 주가 그대로 회복할 수 없는 손해로 쌓입니다.

그래서 사무실 동료가 움직였습니다. 법원에 찾아가 실무관에게 사정을 설명했습니다. 이 사건은 하루가 급하다고, 처분이 이미 효력을 내고 있어 심리가 하루 늦어지면 그만큼 손해가 확정된다고. 떼를 쓰는 게 아니라, 왜 급한지를 정확히 전하는 일이었습니다.

그사이 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손해가 나고 있다”는 걸 종이가 아니라 현재형으로 보여줄 증거를 모았습니다. 실제로 그 며칠 안에 잡혀 있던 계약 하나가, 제재 대상으로 표시되는 바람에 체결 단계에서 막히고 있었습니다. 그 막히던 화면 한 장이, 열 마디 주장보다 강한 증거였습니다.

그리고 그 증거를 붙여, 기일을 빨리 잡아 달라는 신청을 따로 넣었습니다. 실무관 손에 쥐어주면서, 제발 재판부에 오늘 중에 넣어달라고 동료가 읍소했지요.

집행정지까지, 단 3일

기일지정신청을 넣은 바로 그날이었습니다.

정상적인 순서는 이렇습니다. 집행정지를 신청하면, 법원이 심문기일을 잡고, 양쪽 이야기를 들은 뒤에, 처분을 멈출지를 결정합니다. 그 심문기일이 몇 주 뒤에 잡히는 일도 드물지 않습니다.

그런데 재판부는 심문기일을 정하면서, 동시에 이렇게 판단했습니다. 그 심문이 열릴 때까지 기다리는 것조차 이 회사에는 너무 위험하다고. 그래서 심문을 열기도 전에, 누가 청하기도 전에 재판부 스스로 — 직권으로 — 처분의 효력을 먼저 멈춰 세웠습니다. 정식 집행정지 결정이 날 때까지, 그동안만이라도 처분을 세워 두라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집행정지가 결정될 때까지의, 집행정지’ — 집행정지의 집행정지인 셈입니다. 최종 결정을 기다리는 그 짧은 공백조차 위험하다고 보아 그 틈을 메운, 흔치 않은 임시 처분입니다. 신청한 지 사흘이 되기도 전에 이런 직권 정지가 나오는 것은, 솔직히 저도 자주 겪는 일이 아닙니다.

소장과 집행정지를 접수한 날로부터, 만 이틀이었습니다.

우연은 아닙니다

운이 좋다, 라고 그냥 말하는 것은 쉽겠지만, 이 속도는 운이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상담을 받자마자 주말을 통째로 서면에 부은 것, 법원과 행정심판 두 갈래로 동시에 건 것, “지금 손해가 나고 있다”를 실시간 증거로 세운 것, 그리고 그 급함을 서면 밖에서 직접 전한 발품 — 이 전부가 한자리에 겹쳐서 이틀이 됐습니다. 하나라도 빠졌으면 며칠은 더 걸렸을 것이고, 그 며칠은 고스란히 회사의 손해였습니다.

“며칠 만에 이걸 다 했다”가 아니라, **“이걸 다 했기 때문에 며칠이 됐다”**가 맞을 겁니다.

남는 이야기

물론 이건 끝이 아닙니다. 처분을 완전히 지우는 본안 소송은 이제 시작이고, 집행정지도 정식 심문이 남아 있습니다. 이번에 받아낸 것은 최종 판정이 아닙니다. 다만 그 최종 판정을 기다릴 수조차 없다고 재판부가 먼저 인정했다는 것 — 그 사실 자체가, 이 사건이 얼마나 급했는지와 그 급함을 우리가 얼마나 정확하고 빠르게 대응했는지를 대신 말해 줍니다.

다만 그 한 번의 정지가, 회사에는 전부입니다. 행정처분을 받은 순간 가장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은 “언제 이기나”가 아니라 “그때까지 어떻게 버티나”이고, 그 답의 첫 줄이 집행정지입니다. 그리고 집행정지는, 좋은 서면을 천천히 쓰는 일이 아니라 급한 것을 급하게 다루는 일입니다.

사건의 다음 결정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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