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2026년 8월 14일 · 변호사 김영빈

브레이킹 배드보다 쉽습니다, 들키는 것까지

해외 사이트에서 대마 종자를 직구해 빌라에서 재배하다 구속된 사건이 커뮤니티를 놀라게 했습니다. 씨앗도 조명도 화분도 전부 합법인데 조립하면 중죄가 되는 구조, 심으려고 사는 행위를 겨눈 조문이 없는 사각지대, 그런데도 전부 잡히는 이유, 그리고 '팔 생각'이 붙는 순간 조문에서 벌금이 사라지는 법정형의 반전까지 — 마약류관리법을 형사 변호사가 해부한 칼럼입니다.

월터 화이트에게는 화학이 필요했습니다. 이제는 클릭이면 됩니다 — 다만 그 쉬움이 어디까지 데려가는지는, 아무도 장바구니에서 알려주지 않습니다.

며칠 전 뉴스 하나가 커뮤니티를 돌았습니다. 30대 사촌 형제가 경기도의 빌라 두 곳을 빌려 LED 조명과 습도계를 달고, 해외 사이트에서 산 대마 종자를 심었습니다. 몇 달 뒤 그 빌라에서는 대마초와 대마 젤리, 액상 대마가 나왔고, 텔레그램에서 한 번에 50만 원에서 100만 원씩에 팔렸습니다. 두 사람은 구속됐습니다.

흥미로웠던 건 사건보다 반응이었습니다. 댓글의 정서는 분노가 아니라 당혹이었습니다. 이게… 이렇게 쉽다고?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가 시작되려면 화학자가 필요했습니다. 크리스탈의 순도를 99.1%까지 끌어올리는 재능, 전구물질을 구하러 트럭을 터는 조직, 사막의 이동식 실험실. 그런데 2026년 경기도의 빌라에서는 그 서사가 전부 생략됐습니다. 필요한 것은 임대차 계약서 한 장과 쇼핑몰 장바구니, 그리고 화분이었습니다.

참 쉬워졌습니다. 이래도 되나 싶게. 오늘은 그 “쉬움”의 정체를 법전에서 열어 보겠습니다.

부품은 전부 합법입니다

먼저 종자입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는 대마를 정의하면서 단서 하나를 달아 두었습니다. 대마초의 종자·뿌리, 그리고 성숙한 줄기는 대마에서 제외한다. 씨앗은 법의 눈에 대마가 아닙니다.

이 단서가 어디까지 가느냐 하면, 마트까지 갑니다. 슈퍼푸드 코너의 헴프씨드가 바로 대마 씨앗입니다. 껍질을 완전히 벗긴 것에 한해 식품으로 유통이 허용됩니다. 껍질에 환각 성분이 미량 남기 때문에, 법이 그은 선은 정확히 껍질 한 겹입니다. 오늘 아침 요거트에 뿌려 드신 그것과 경기도 빌라의 화분에 들어간 것은, 식물학적으로 같은 씨앗입니다.

장비도 마찬가지입니다. LED 식물등과 습도계와 단열 시트는 상추와 바질을 키우는 사람들의 물건입니다. 어느 쇼핑몰에서나 팝니다. 파는 사람에게도 사는 사람에게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재배 방법이 남는데, 여기서 법이 한 번 미리 개입합니다. 마약류관리법은 금지 행위에 관한 “정보를 타인에게 알리거나 제시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합니다. 그래서 이 글에도 재배 이야기는 없습니다. 다만 이렇게만 적어 두겠습니다 — 검색창은 그 조문을 잘 모릅니다.

씨앗, 조명, 화분, 지식. 범죄를 조립하는 데 필요한 부품 가운데 어느 하나도 그 자체로는 불법이 아닙니다.

법은 흙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면 심으려고 종자를 사는 행위는 어떻게 될까요.

조문을 열어 보면 묘한 공백이 있습니다. 법 제3조가 대마 종자에 관해 금지하는 것은 종자 껍질을 흡연·섭취하는 행위, 그 목적으로 소지하는 행위, 그 사정을 알면서 파는 행위 — 전부 “피우는” 국면에 몰려 있습니다. 심으려고 사는 행위를 정면으로 겨눈 조문은, 찾아보면 없습니다. 세관이 소량의 종자 앞에서 곤란해지는 이유이고, 언론이 사각지대라 부르는 지점입니다.

그런데 이 공백을 “합법”으로 읽으면 큰일 납니다. 법이 물건 대신 보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머릿속입니다.

같은 장바구니라도, 팔 생각까지 있었다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매매할 목적의 대마 제조는 그 예비·음모 단계부터 처벌됩니다 — 10년 이하의 징역. 아직 아무것도 심지 않았어도, 씨앗과 조명과 빌라 계약서가 “준비”로 묶이는 순간 그렇습니다. 그리고 씨앗이 흙에 닿으면 이제 목적을 따질 것도 없이 재배죄가 시작됩니다. 심다가 적발되어도 미수로 처벌합니다.

같은 클릭이 어떤 머릿속에서는 아무 죄도 아니고, 어떤 머릿속에서는 10년 이하짜리 예비입니다. 법이 장바구니 앞에서 멈춰 서 있는 것은 관대해서가 아니라, 심사하는 곳이 따로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전부 잡힙니다

이제 커뮤니티의 그 당혹 — “이래도 되나” — 에 답할 차례입니다. 형사 사건을 다루는 자리에서 보면, 이 장면은 좀 다르게 보입니다.

사촌 형제는 주민 신고로 잡혔습니다. 같은 주에 보도된 다른 사건에서는 힙합 가수를 포함한 열두 명이 적발됐는데, 수사의 출발점은 “가정집의 수상한 LED 조명”이었습니다.

대마 재배에는 숨길 수 없는 것이 세 가지 있습니다.

빛과 전기가 첫째입니다. 식물등은 하루 종일 켜 둡니다. 창문을 가려도 불빛은 새고, 가리면 가린 대로 수상하고, 전기 사용량은 이웃집과 다른 곡선을 그립니다. 냄새가 둘째입니다. 개화기의 대마는 존재를 알리는 식물입니다. 환기를 하면 냄새가 나가고, 안 하면 식물이 죽습니다. 시간이 셋째입니다. 훔치는 죄는 몇 초로 끝나지만 재배는 계절 단위입니다. 수확까지 몇 달, 그 몇 달 내내 범행이 현재진행형입니다. 증거가 살아서 자라는 범죄는 이것 말고 별로 없습니다.

그리고 팔려면 시장에 나가야 하는데, 그 시장이 텔레그램입니다. 수사기관이 가장 오래, 가장 집요하게 들여다보고 있는 곳 말입니다. 익명이라는 소문만 무성한 그 방에서, 거래 내역은 차곡차곡 쌓입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현금과 함께 1,700만 원 상당의 가상자산이 압수됐습니다. 코인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장부째로 남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게 된 일은 누구나 알아봅니다. 화학 박사가 필요 없어졌다는 말은, 옆집 주민의 눈으로도 충분해졌다는 말과 같은 말입니다.

게다가, 조문에서 벌금이 사라집니다

잡힌 다음의 이야기가 남았습니다. 여기가 이 글에서 가장 차가운 대목입니다.

대마를 피우는 죄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무겁습니다만, 조문 안에 “벌금”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벌금으로 끝나는 길이 법 안에 그려져 있다는 뜻입니다. 그냥 키워 본 죄도 일단 여기까지는 같습니다.

그런데 “팔 생각”이 확인되는 순간 적용되는 조문이 바뀝니다. 매매할 목적의 재배, 그리고 제조와 매매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방금 전까지 “5년 이하”였던 문장이 “1년 이상”으로 뒤집힙니다. 이하가 이상이 되면서 벌금이라는 단어는 조문에서 사라집니다. 상습이면 하한이 3년으로 올라갑니다. 미수도 처벌하고, 앞서 본 대로 예비·음모까지 처벌합니다.

빌라를 두 곳 빌리고, 젤리와 액상으로 제형을 나누고, 가격표를 붙였다면 — 그러니까 이것을 “사업”으로 설계했다면 — 법은 그 설계 전체를 “팔 생각”의 증거로 읽습니다. 피우다 걸린 사람과 팔다 걸린 사람의 거리는 장바구니에서는 클릭 몇 번이었지만, 법전에서는 글자 하나입니다. 이하와 이상.

그 드라마는 제조 드라마가 아니었습니다

브레이킹 배드를 끝까지 보신 분들은 기억하실 겁니다. 월터 화이트를 다섯 시즌 내내 몰아붙인 것은 화학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만드는 데 실패한 적이 거의 없습니다. 그를 무너뜨린 것은 숨기는 일, 파는 일, 그리고 갑자기 생긴 돈을 설명하는 일이었습니다. 그 드라마는 제조의 드라마가 아니라 다섯 시즌짜리 발각의 드라마입니다.

만드는 일만 쉬워졌습니다. 나머지는 하나도 쉬워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부품이 흔해진 만큼 재배는 흔한 눈에 띄고, 시장이 스마트폰 안으로 들어온 만큼 장부는 더 오래 남습니다. 쉬워진 것은 진입이지, 생환이 아닙니다.

형사 사건을 다루다 보면 기록의 첫 장에서 자주 같은 문장을 만납니다. 처음에는 쉬워 보였다는 문장입니다. 제 책상에 오는 사건치고 어려워 보여서 시작된 사건은 별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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